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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겨울방학 페인트 칠하는 학교를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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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 겨울방학 페인트 칠하는 학교를 보다가

박지은 기자 | 기사승인 2020. 01. 13.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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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성 피부염을 앓고 있는 이들은 공통 기억이 있다. 어린 시절 새 학기가 되면 피부염이 한층 더 심해졌다는 것이다. 아토피성 피부가 아니더라도 피부나 호흡기가 예민한 아이들이 학기 초에 아픈 일은 흔했다. 왜 초·중·고등학교 땐 학교에 가면 피부염이 심해졌을까?

최근 새 학기 피부염이 심해졌던 이유 중 하나를 추정할 수 있게 됐다. 페인트 업계가 프리미엄 실내용 기능성 페인트를 아무리 출시해도 학교나 공공시설 판매량이 크게 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시공업체들은 “학교에선 환경안전관리기준에 맞는 실내용 수성페인트를 쓰는데 그치는 수준”이라며 “최근 출시되는 기능성 페인트로는 입찰이 어렵고 학교 측에서도 값비싼 기능성 페인트를 원하는 눈치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이건 시스템 탓이다. 학교 공사 대부분이 최저입찰로 진행돼 프리미엄 기능성 페인트는 경쟁력을 갖기 힘든 구조다. 국공립학교는 방학인 7~8월과 12~1월 교육청 시설과나 각 학교 행정실에서 도장 공사를 발주한다. 교실과 복도, 외벽, 체육관 등을 다시 칠하기 위해서다. 이때 친환경 기능성 페인트는 일반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 학교 현장에선 채택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페인트 업체들이 라돈 차폐기능을 가진 페인트, 공기정화 기능 페인트 등을 내놔도 학교 현장에선 적용 사례를 찾기 힘들다. 공기정화 기능은 페인트를 칠하면 표면에 미세한 구멍이 생기는데, 이 구멍으로 유해물질을 잡아둔다. 공기정화 기능 페인트를 실내에 칠하면 미세먼지 완화 효과도 일부 얻을 수 있다. 먼지가 많은 교실에 제격인 기능이지만 정작 학교 담장을 넘기 힘든 셈이다.

페인트 시공 업자의 이야기를 듣다가 문득 로마 여행에서 만났던 가이드의 설명이 떠올랐다. 로마 트래비 분수 앞에서 여느 관광객들이 그러하듯 젤라또 아이스크림을 기다릴 때였다. 가이드는 “젤라또는 로마에서 가장 신선하고 좋은 우유와 과일로 만들어요. 아이들 급식에 포함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먹는 것 뿐만 아니라 하루종일 머무는 공간에 칠하는 페인트도 그만큼 좋은 것으로 칠해야 하지 않을까. 국민 혈세를 알뜰하게 쓰기 위해 도입된 최저입찰이지만 학교에선 유연하게 적용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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