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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반도건설 만난 조현아, 우호지분 확보 ‘명분’ 찾을 수 있나

KCGI·반도건설 만난 조현아, 우호지분 확보 ‘명분’ 찾을 수 있나

기사승인 2020. 01. 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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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한진가 갑질 논란·호텔 등 저수익 사업 정리 지속 요구
조현아, 호텔사업 높은 애정·갑질 논란 출발점…KCGI 주권 행사 명분 딜레마
반도건설, 지분확대 의중 새로운 변수…조원태 회장, 대응방안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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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KCGI·반도건설과 회동을 진행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진가 남매의 경영권 갈등이 2라운드를 맞이하고 있다.

지난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모친인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의 갈등은 공동사과문을 발표하며 봉합했지만 여전히 누나인 조 전 부사장과의 갈등의 불씨는 남겨 놨었다. 하지만 이번 조 전 부사장의 회동설은 남매간 갈등에 다시 한번 불을 지피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 재계의 평이다.

다만 조 전 부사장의 경우 자신을 반대하던 KCGI와 손을 잡아야 하는 딜레마에 빠지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회동이 조 전 부사장에게 약이 될지는 미지수다.

19일 재계에 따르면 이번 회동은 조 전 부사장이 지난해 12월 조 회장이 그룹 경영에 반기를 든 첫 번째 행보 이후 보인 경영 복귀를 위한 두 번째 정지작업으로 풀이하고 있다. 재계는 조 전 부사장이 3차, 4차 행보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한진칼 경영권 갈등을 가름할 변수는 △조 전 부사장과 KCGI의 협력여부 △반도건설의 주주권 향배 △중립을 표명한 조현민 한진칼 전무와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의 행보 등 크게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조 전 부사장의 우군 확보 여부다. 한진칼 지분 6.49%를 보유한 조 전 부사장이 KCGI(17.29%)·반도건설(8.28%)과 손을 잡을 경우 우호지분율은 32.06%로 높아진다. 이는 조 회장의 확실한 우호지분인 델타항공과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친 것(20.66%)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조 회장이 모친인 이 고문과 여동생인 조 전무의 지분을 흡수한다고 가정해야 32.44%로 비등한 수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KCGI와 반도건설을 확실한 지원군으로 확보하는 것은 순탄치 않아 보인다. 가장 큰 문제는 KCGI의 경영참여 목적이 조 전 부사장이 지향하는 목적과 상당 부분 상충된다는 점이다. KCGI가 본격적으로 한진그룹 경영권에 의견을 개진한 이후 한진그룹의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한진가의 일탈행위로 인한 기업가치 하락과 호텔 사업 등 재무건전성을 악화하는 사업정리다. 이는 조 전 부사장과 직결되는 문제점인 만큼 양측이 절충점을 찾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KCGI 또한 만약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을 경우 지금까지 한진그룹 경영권 관여의 명분이 사라지는 상황인 만큼 쉽게 조 전 부사장과 협력에 나서기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지난해 1월 KCGI는 한진칼 경영과 관련 “높은 부채비율과 대주주일가의 일탈 행위로 경쟁사 대비 저평가받고 있으며, 비상장회사는 장부가로 반영하면서 실제 가치 대비 기업가치가 현저하게 저평가됐다”고 지적했다. 현재로서는 KCGI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또 다른 변수는 반도건설의 지분확대 의중이다. 지난 10일 반도건설은 한영·대호·반도개발의 지분율을 늘리며 지분 취득 목적을 경영참여로 변경했다. 경영참여를 공식화하면서 그동안 조 회장의 우호지분으로 인식되던 분위기가 급격히 변한 셈이다. 아직 반도건설은 이와 관련 어떤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어, 반도건설의 결정에 따라 한진가 경영권 갈등은 요동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조 회장은 조 전 부사장의 이런 행보에 대해 대응할 만한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새로운 변수로 급부상한 반도건설과의 협력을 모색하는 것이지만, 반도건설의 의중은 미궁 속이다. 여기에 모친인 이 고문과의 화해 국면을 유지하고, 무엇보다 중립의사를 밝히고 있는 조 전무를 우호세력으로 만드는 것이 전제돼야 한다.

재계는 현재로서는 주총 직전까지 남매간 갈등이 봉합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와 함께 한진가 이외의 대주주들이 어떤 식으로 주주권을 행사할지 예측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주총 이후에도 한진칼 경영권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현재 지분보유 상황 상 조 회장이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은 매우 한정적이거나 없는 상황”이라며 “KCGI가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는 시나리오도 쉽지 않은 만큼 주총 전까지 이런 혼란은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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