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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별세] 롯데 정신 ‘경쟁력·안전·고객’ 구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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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별세] 롯데 정신 ‘경쟁력·안전·고객’ 구축하다

안소연 기자 | 기사승인 2020. 01. 19.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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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6.05 - 신격호 총괄회장님(C2방문)1
2011년 6월 5일 신격호 명예회장이 잠실 제2롯데월드몰을 둘러보고 있다. /제공=롯데지주
신격호 명예회장의 사업 철칙은 경쟁력·안전·고객으로 압축된다.

신 명예회장은 생전에 계열사 사장들에게 “잘하지도 못하는 분야에 빚을 얻어 사업을 방만하게 해서는 안 된다. 잘 알고,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미래 사업 계획을 강구해 신규 사업 기회를 선점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했다고 한다.

신 명예회장은 롯데가 취약한 부분을 집중 보완하거나, 가장 잘하는 분야에 힘을 집중할 것을 주문해 왔다.

신규 사업은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핵심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차원이며, 평소 신 명예회장의 경영철학과도 일치한다고 재계는 말한다.

주위에서 명실상부한 그룹이 되려면 중공업이나 자동차 같은 제조업체를 하나쯤 갖고 있어야 하지 않느냐며 건의하자 신 명예회장은 “무슨 소리냐, 우리의 전공분야를 가야지”라며 일축한 일화도 있다.

자신 있는 업종을 선택해 이를 전문화·집중화해 일단 사업이 시작되면 동종업계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출 때까지 다른 분야를 넘보지 않는 경영철학도 빚 없는 경영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또한 신 명예회장은 화재 등 안전사고 예방에는 철저하게 신경 쓰는 성격으로 알려져 있다. 롯데는 백화점과 롯데월드 등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시설들이 많아 유사시 큰 피해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신 명예회장의 이러한 의지 때문에 호텔과 백화점 등 롯데의 모든 시설물들은 우리나라의 현행 안전법규를 초과해 방재시설과 장비들을 갖추고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실제로 신 명예회장은 롯데호텔이 준공되고 처음 둘러보는 자리에서 담당직원을 불러 복도의 천장을 깨라고 지시했다. 이제 막 새로 지은 건물을 부수라고 한 것이다. 신 명예회장은 천장에 직접 랜턴을 비춰 보면서 복도와 객실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는지를 일일이 살펴봤다. 불이 났을 경우 방화구획이 제대로 되어 있는지를 확인한 것이다.

또 호텔객실의 담요와 커튼에 대한 불연성 테스트를 직접 지켜보고 법규에 관계없이 모든 객실에 가스 마스크를 비치하도록 주문했다.

신 명예회장은 야간에도 불시에 복도나 매장 등을 둘러보는데 복도에 약간의 물건이라도 적치되어 있으면 바로 불호령을 내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롯데호텔 본점의 리뉴얼 공사가 한창이던 2001년 11월 새벽 신 명예회장은 공사현장에 예고 없이 나타나 직접 사다리를 타고 오르내리면서 야간작업을 하고 있던 인부들에게 화재예방과 안전사고 방지를 당부했다. 공사가 끝날 때까지 호텔임원들에게 24시간 교대로 방재관리 지시를 하기도 했으며, 용접과 절단 작업은 소방전문가가 현장에 참여한 상태에서 하도록 하고, 작업종료 30분 뒤에 필히 용접불씨를 재점검토록 하기도 했다.

고객에게 집중해야 한다는 철칙도 일화에서 드러난다. 그는 고객에게 꼭 필요하고 훌륭한 상품을 만들면 모든 게 해결된다고 강조해 왔다.

잠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을 때의 일이다.

백화점·호텔 1번가·롯데마트·테마파크를 아우르는 거대한 콤플렉스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신 명예회장은 직원들의 의견을 물었다. 간부들은 자신 있게 대답을 못했다. 될 것 같기도 하고 안 될 것 같기도 하고 판단이 서질 않았기 때문이다.

간부들이 확신을 갖지 못하자 신 명예회장은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지금은 허허벌판이지만 오픈을 하고 1년만 지나면 교통 체증이 생길 정도로 상권이 발달할거야”라고 강조했다.

또 하나 예는 잠실 백화점을 기획하면서 가졌던 가장 큰 고민은 신세계나 미도파 매장의 3배 크기인 넓은 매장을 어떻게 채우느냐는 것이었다. 당시 간부들이 이를 걱정하자 신 명예 회장은 “무엇으로 채우느냐는 것은 문제가 안 된다. 고객이 원할 때 원하는 가격에 물건을 공급할 수 있는 것이 관건이다. 평창면옥에 해답이 있다”고 했다. 당시 평창면옥이라고 있었는데 워낙 맛이 있어서 밥 한 끼 먹기 위해 먼 거리에서 차를 타고 올 정도로 장안의 화제였다. 이를 비유한 셈이다.

회사 측은 “신 명예회장은 제품과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려 하지 말고 고객들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을 강조해 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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