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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과 중국 수교 임박 다양한 조짐

바티칸과 중국 수교 임박 다양한 조짐

기사승인 2020. 01. 20.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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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티칸, 신임 홍콩 주교에 친중파 임명 등 분위기 고조
중국과 바티칸의 수교가 임박했을지 모른다는 가능성을 말해주는 다양한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경우 올해 내에 수교를 위한 양자 간의 실무 회담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바티칸
바티칸 광장에 휘날리는 중국의 국기. 지난 2016년 6월의 풍경이다./제공=신화(新華)통신.
우선 바티칸이 신임 홍콩 주교에 그동안의 관례를 깨고 최근 친중파를 파격적으로 내정한 데서도 이를 잘 엿볼 수 있다.

중국의 천주교 내부 정보에 밝은 베이징 소식통의 20일 전언에 따르면 바티칸은 관례를 따를 경우 지난해 1월 타계한 양밍장(楊鳴章) 주교의 후임으로 유일한 주교 급인 샤즈청(夏志誠) 보좌주교를 내정해야 했다. 그러나 예상을 완전히 깨고 친중파로 알려진 차이후이민(蔡惠民) 부주교를 선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과 빠른 수교 협상을 추진하기 위해 눈치를 보는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더구나 샤 보좌주교가 지난 7개월 동안 이어진 반중 홍콩 시위를 적극 지지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 분석은 정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최근 들어 홍콩과 대만의 평화를 기원하면서도 중국을 자극하지 않으려는 행보를 지속적으로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지난해 11월 말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준 행보가 대표적이다. 당시 그는 3박4일 동안의 태국 방문 일정을 마친 후 일본으로 향하면서 인스타그램을 통해 홍콩 캐리 람 행정장관과 대만 차이 총통에게 메시지를 전한 바 있다. 그러나 홍콩의 민주화 시위나 바티칸이 대만과 국교를 유지하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라는 사실은 에둘러 언급하지 않았다. 바티칸의 유일한 미수교 대국인 중국을 배려하지 않았겠냐는 후문이다.

대만이 신임 부총통으로 취임할 라이칭더(賴淸德) 전 행정원장(총리)을 차이 총통 당선자의 특사로 5월 이후 바티칸에 파견할 가능성이 대두되는 사실 역시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재 대만은 수교국이 바티칸을 비롯해 15개국에 불과하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특히 바티칸과 단교를 할 경우 더욱 그럴 수밖에 없다. 대만의 입장에서는 다른 국가는 놓치더라도 바티칸만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인 셈이다. 라이 부총통 예정자가 취임하자마자 바티칸으로 달려가게 만든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달리 말해 대만이 중국과 바티칸의 수교가 임박했다는 사실과 상통한다.

중국과 바티칸의 수교는 언젠가는 이뤄질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분위기로 보면 속도는 예상보다 훨씬 더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대만은 국제사회에서 더욱 더 고립되는 처지에 내몰릴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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