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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계, 국내 ‘우한 폐렴’ 확진 환자 발생에 ‘긴장’

항공업계, 국내 ‘우한 폐렴’ 확진 환자 발생에 ‘긴장’

기사승인 2020. 01. 2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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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사태 같은 상황 벌어질까 우려
업계 "기내방송 및 발열 여부 신고 강화"
관계당국 상황 모니터링 및 내부 제반 준비…"관계당국 요청 시 적극 협조"
'중국 우한 폐렴' 국내 첫 확진<YONHAP NO-4857>
2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서 질병관리본부 국립검역소 직원들이 우한발 비행기 입국자들을 발열 검사하고 있다./연합
국내에서 첫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항공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미 중동 호흡기 증후군(메르스) 사태를 경험한 항공업계로서는 이번 우한 폐렴 확산을 예의 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한일 갈등으로 줄어든 일본 노선의 대안으로 중국노선을 빠르게 늘려온 항공업계는 이번 우한 폐렴이 확산될 경우 제 2의 메르스 사태 때처럼 실적 악화가 불가피 할 것이란 우려를 내놓고 있다.

20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중국 우한과 인천을 오가는 항공사는 대한항공을 비롯해 중국 남방항공·산둥항공·상하이항공·케세이퍼시픽 등이다. 대한항공의 경우 중국에서 우한 폐렴이 발생한 지난달 31일 이후부터 기내 안내 방송에 병명을 추가해서 안내를 하고, 공항 입국시 검역을 강화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다만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날 우한 폐렴과 관련해 추가적인 내용을 따로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며 “추후 확산 가능성에 대비해서 내부적으로 제반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시아나항공도 “질병관리본부에서 기내 안내방송 요청이 들어와 중국 출발 전체 항공편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다”며 “특히 발병 해당지역에는 검역 서류를 제출토록 하고 해당지역 승객은 발열 여부 등 호흡기 관련 내용을 신고하도록 기내 안내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외에 추가적인 요청을 받은 것은 없다는 것이 아시아나측 설명이다.

아시아나는 “내부적으로는 국립인천공항검역소에서도 요청사항이 있는지 신속하게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자체적으로는 검역장비가 없기 때문에 관계 기관의 요청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제주항공은 현재 우한 지역에 노선을 운영하고 있지 않지만 중국과 중국과 근접한 홍콩·타이베이 노선을 운항하는 모든 지점 근무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마스크를 지급하고 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추가 검역감염병 기내 처리절차 안내’에 대한 업무지시 통해 지난 13일부터 기내 안내방송(한·중) 확대실시하고 있다”며 “향후 바이러스 관련 진행 상황을 면밀히 체크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한항공 보잉 737-900ER 항공기
일단 항공사들은 혹시 모를 사태를 대비에 감염 예방 차원의 조치를 취하고는 있지만, 이번 사태가 메르스 사태와 같은 상황이 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우한 폐렴 확진 환자가 중국뿐만 아니라 태국·일본 등에서도 나오는 등 아시아 전역으로 확산되는 추세인데다, 그동안 바이러스 전파지로 지목된 화난 해산물 시장 등 우한시 전통시장을 다녀오지 않은 사람도 확진 판정을 받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이날 국내 입국자 중에서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업계의 긴장감은 한 층 높아진 상태다.

현재 항공업계는 공급과잉 등의 문제로 지난해 대부분의 항공사들이 영업손실 부담을 키어 왔다. 한일 갈등으로 일본노선이 사실상 고사된 상황에서 업계가 수익성 확보를 위해 눈을 돌린 곳은 중국·동남아 노선이었다. 하지만 필리핀 화산 폭발로 인한 노선 운항 중단에 이어 우한 폐렴이 예상치 못한 악재로 떠오르고 있다. 만약 이번 상황이 악화될 경우 개선세가 예상됐던 항공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메르스 사태가 한창이었던 2015년 6월과 7월 중국인 관광객수는 전년동기 대비 각각 45.1%와 63.1%가 줄어들며 항공사들의 수익성이 악화됐다. 실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 국적항공사는 당시 1882억원의 매출 손실이 발생했고, 관광 수요가 많았던 제주도에서 제주항공(중국 4개 노선)·이스타항공(상해·대련·하얼빈 노선)·진에어(1개 노선) 등이 운항 계획을 취소·중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걱정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메르스 사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다만 메르스 때처럼 심각한 상황은 아직 아닌 만큼 방역당국의 지침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19일 인천으로 입국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 거주하는 35세 중국 국적 여성이 우한 폐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19일 낮 12시11분에 도착한 중국남방항공 ‘CZ6079’편을 타고 인천으로 입국해 검역 과정에서 발열 증상을 보여 ‘조사대상 유증상자’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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