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실검법, 실효성 없는 과잉입법…사업자 자율규제로 가야”
2020. 04. 06 (월)
  1. 춘천
  2. 강릉
  3. 서울
  4. 인천
  5. 충주
  6. 대전
  7. 대구
  8. 전주
  9. 울산
  10. 광주
  11. 부산
  12. 제주

뉴델리 22.8℃

도쿄 8℃

베이징 8.7℃

자카르타 27.8℃

“실검법, 실효성 없는 과잉입법…사업자 자율규제로 가야”

장예림 기자 | 기사승인 2020. 01. 21. 16:38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토론
21일 오후 체감규제포럼, 디지털경제포럼, 연세대 IT정책전략연구소에서 실검법 진단 토론회를 열었다. 사진은 참석한 토론자들이 자리에 착석하고 있는 모습./사진=장예림 기자
일명 ‘실검조작 방지법(매크로 금지법)’이라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실효성이 없는 과잉입법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21일 체감규제포럼·디지털경제포럼·연세대학교 IT정책전략연구소는 서울 정동 1928 아트센터에서 ‘실검법 진단토론회’를 열고 이와 같은 공통된 의견을 전했다. 이날 이상우 연세대 교수, 최민식 경희대 교수,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 모정훈 연세대 교수, 이지은 법무법인 건우 변호사,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정용국 동국대 교수, 최지향 이화여대 교수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입을 모아 ‘모호한 정의와 개념 범위’ ‘중복 규제’ 등을 이유로 해당 법안을 반대했다.

매크로 금지법은 △이용자는 부당한 목적으로 매크로를 이용, 서비스를 조작해서는 아니 되고 △누구든지 이를 어길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고 △사업자는 서비스가 이용자들로부터 조작되지 않도록 기술적, 관리적 조치를 취해야 한다 등이 주 골자다.

여기서 ‘부당한 목적’ ‘조작’ ‘사업자 책임’ 등에 대한 개념과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이지은 변호사는 “ISP·포털 등 인터넷 서비스 사업자들에 대한 책임 범위도 모호하다”며 “현재 기술적 수준에서 어디까지 막지 못하면 책임인가. 이 법은 추상적인 개념 정의로 광범위한 처벌을 가능케 했다”고 말했다.

장준영 변호사도 “모든 정보통신사업자들은 서비스 안전성이나 정보의 신뢰성을 위해 다소 일반적인 의무가 부과된다. 사회적으로 문제가 됐던 명예훼손이나 개인정보보호 등이 예시”라면서 “매크로는 (기술이기 때문에) 상당히 가치중립적인 개념이다. 이를 규제하는 게 정당한가”라고 반문했다.

결국 여론 형성의 ‘수단’이 되는 기술을 입법화하는 게 문제라는 의견이다.

모정훈 교수는 “기술에 착하고 나쁘고를 구분하는 건 어렵다. 매크로 한 서버에서 집중 공격을 하면 나쁘다고 판단해서 방어가 가능하지만, 천만대가 공격하면 불가능하다. 결국 서비스하는 기업 입장에서 실질적으로 서비스 다운시키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술을 법률로 규제하는 건, (법안이) 기술 발전 속도를 쫓아가기 힘들기 때문에 결국 도태되고 사회 발전을 막는 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한다. 이 법안은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론 형성이 과연 부정적인가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여론 형성 과정을 조작으로 보지 않고 이견이 서로 경쟁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용국 교수는 “여론은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 주변 지인 등으로부터 형성된다. 개인이 의견을 표출하는 걸 매크로라는 단순반복적인 방법을 이용한다고 해서 위법적 행위로 규정하는 건 위험한 발상”이라며 “여론 형성하는 세력은 무수히 많다. 그런 의견이 모여야 사회가 발전이 되는 것이지 시도 자체를 차단하면 안된다. (매크로를) 여론 조작이 아닌 개인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수단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사회적 공론화 과정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곽규태 교수는 “사회적 논의를 더 진행한 후 입법화해야 한다. 현재 20개 넘게 비슷한 법안이 나오고 있는 건 웃긴 상황”이라며 “수사당국이 매크로 등에 대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하고 벌을 주는 게 최우선적이지, 사업자에게 강제하는 건 실효성 없다”고 꼬집었다.

장준영 변호사는 “지난해 인터넷 개인방송 폭력성 등 문제로 정보통신망법 개정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며 “결론적으로 사업자 단체로 하여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모니터링하게 했고, 정부가 지원하는 근거를 마련했다. 이처럼 법적으로 사업자에 대한 의무보다는 자율규제로 접근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지은 변호사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사이버 범죄도 급증해 어느정도의 규제는 필요하다”며 “그러나 명확성이 부족하다. 헌법 대원칙은 ‘명확성’이다. 부당한 목적, 조작, 책임 등에 대한 개념을 명확히 하고, 의무 부과시 네거티브 규제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정용국 교수는 “다음, 네이트, 네이버 등 각 포털마다 지배적 여론이 있다. 지금 네이버가 우리나라 전체 여론을 일대일 반영하는 것처럼 인식되는 게 문제”라며 “유튜브에 PPL이 들어가는 걸 이용자들이 인식하고 이용하고 있다. 마치 국민의 자율적 판단 과정을 무시하고 네이버를 절대적인 여론으로 공적 조치를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차라리 서비스 기능의 한계를 충분히 알리는 게 효율적”이라고 했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