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강의 장편소설 ‘소년이 온다’를 토대로 제작된 ‘휴먼 푸가’(배요섭 연출)를 5월 13~24일, ‘더 보이 이즈 커밍(The boy is coming)’(연출 마르친 비에슈호프스키)을 5월 29∼31일 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예술센터 드라마센터에서 공연한다.
5월의 광주를 기억하는 한국과 폴란드 두 연출가의 시선이 담긴 작품들이 차례로 관객과 만나는 것. ‘휴먼 푸가’는 파격적인 무대연출로 한국연극평론가협회에서 주관한 ‘2019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된 작품이다. 지난해 폴란드 크라쿠프에서 초연된 ‘더 보이 이즈 커밍’은 광주에서 일어난 일이 시공간을 넘어 어느 때든 있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배요섭 연출은 21일 남산예술센터에서 열린 2020 시즌 프로그램 기자간담회에서 ‘휴먼 푸가’에 관해 “몸과 오브제와 텍스트가 만나서 만들어내는 연극”이라며 “관객이 고통의 감각을 더 깊게 각인시킬 수 있는 공연이 아닐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배 연출은 “한강 작가의 텍스트를 그대로 사용했는데 텍스트가 가진 힘이 이런 거구나 싶다. 굉장히 고맙다”고 덧붙였다.
남산예술센터는 올해 30대 젊은 창작자의 시선으로 바라본 공모작 3편도 무대에 올린다.
‘왕서개 이야기’(작 김도영, 연출 이준우, 4월 15∼26일)는 1932년 일본군이 만주에서 마을주민을 학살한 사건을 배경으로, 피해자가 가해자인 일본 군인을 차례로 찾아가며 복수하는 이야기다. 극은 피해자가 가해자에게 진실을 묻고, 왜 가해자는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할 수 없었는지 질문한다.
김도영 작가는 “복수하는 순간이 왔을 때 어떻게 복수할 것이며, 일본의 입장에서 사과는 어떻게 할 것인지, 또한 우리는 이에 관해 어떻게 공감해야 하는지에 관한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준우 연출은 “타인의 아픔을 돌아볼 수 있는 공연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
‘남산예술센터 대부흥성회’(연출 임성현, 9월 2∼13일)는 오늘날 ‘죽은’ 예배를 부활시키기 위해 예배를 극장으로 가져온 작품이다.
임성현 연출은 “기독교가 가장 박해하고 혐오한 ‘퀴어’를 제사장으로 내세울 것”이라며 “이를 통해 퀴어를 둘러싼 불안과 혐오, 기독교의 위기와 분열을 한곳에 담아내겠다”고 했다.
남산예술센터는 미완성 공연을 지원해 제작 과정을 공유하는 프로그램 ‘서치라이트’(3월 3∼13일)도 진행한다.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품은 제작비를 지원받고 3월에 극장, 관객, 기획자, 예술가와 함께 작품을 공유할 기회를 갖는다.
동아시아 현대 희곡을 엿볼 수 있는 일본희곡 낭독공연(2월 21∼23일), 중국희곡 낭독공연(3월 24∼29일)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