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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균형성장 내세운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연임까지 성공할까

디지털·균형성장 내세운 김광수 NH농협금융 회장, 연임까지 성공할까

기사승인 2020. 0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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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중장기 경영전략 제시
글로벌 가속화·소통강화 등
이달말 농협중앙회장 선거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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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이 디지털 전환과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먹거리를 늘리겠다는 중장기 경영전략을 내놨다. ‘비은행 강화’ 의지를 표명하듯 으레 경영전략회의가 열리던 농협금융 본사가 아닌 자회사인 NH투자증권에서 향후 10년의 경영 전략을 제시했다. 2018년 취임한 김 회장은 임기 동안 동남아 지역 진출·빅데이터 센터 설립 등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집중해왔다. 게다가 취임 첫해 ‘1조 클럽’에 올라서고, 지난해 3분기까지도 1조4000억원에 가까운 순익을 내면서 내실도 잘 다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에선 김 회장이 안정적인 경영을 이끌어온 만큼 연임에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다만 김 회장 취임 이후 보험 계열사 부진으로 은행 순익 의존도가 더 높아졌다는 것은 아쉬운 점으로 꼽힌다. 또 하나의 변수는 이달 말로 다가온 농협중앙회장 선거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 100% 자회사이기 때문에 새로 선출되는 중앙회 회장 의중에 따라 김 회장의 연임 여부에 영향을 줄 수 있다.

22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김광수 농협금융 회장은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NH투자증권 본사에서 열린 경영전략회의에서 새로운 10년을 위한 경영 슬로건으로 ‘DESIGN’으로 잡았다. 디지털 혁신과 사회적 책임경영, 포트폴리오 다각화, 농산업가치 제고, 글로벌 가속화, 소통 강화 등을 꾀하겠다는 의미다. 김 회장은 “2020년을 디자인 농협금융의 원년으로 설정하고 미래를 위한 변화, 경영체질 강화, 사회와의 조화 등을 목표로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디지털 전환이나 비이자 수익을 통한 경쟁력 제고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김 회장은 임기 내내 농협금융의 미래에 대해 고민해왔다. 관료 출신이지만 안정을 추구하기보단 변화와 혁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직원들에게도 이자이익 중심의 사업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 하에 디지털 전환이나 해외 진출 등으로 변화에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김 회장은 취임 첫해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를 구축해 계열사 간 정보 활용 방향을 확대할 길을 열었다. 또 지난해에는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설립, 핀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추진하면서 혁신을 꾀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진출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타 금융지주와 비교해 글로벌 부문 경쟁력이 뒤쳐져 있던 만큼, 글로벌 영토 확대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2018년에는 미얀마·베트남에 진출하면서 동남아 시장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선진국 진출 전략을 새롭게 짜고 뉴욕과 홍콩 지점을 통한 투자금융의 역할을 강화했다. 올해엔 인도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서 해외 부문 수익구조를 다시 짜고 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혁신을 꾀하면서 수익성도 끌어올렸다. 취임 전인 2017년 8000억원대에 그쳤던 당기순익도 2018년에는 1조원을 넘어섰고, 지난해엔 3분기만에 1조4000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당초 목표였던 1조5000억원도 무난하게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은행 수익 의존도가 되레 높아졌다는 점이다. 2019년 3분기 기준 농협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한 비중은 82.3%다. 지난 2018년에는 90%까지 수익 비중이 높아지기도 했다. 보험업황 둔화로 인해 보험 계열사가 부진한 점이 뼈아팠다. 농협생명은 2017년 이후 실적이 지속 뒷걸음질 치면서 지난해 3분기까지 순익이 247억원에 그쳤다. 농협손해보험도 4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김 회장의 임기는 올해 4월 만료된다. 높은 경영성과와 함께 경영 연속성 측면에서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전임 회장인 김용환 전 회장도 2년 임기에 1년 연임을 했었다. 다만 차기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김 회장의 연임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의 100% 자회사로 중앙회 회장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다. 앞서 김병원 전 회장 취임 직후에도 농협금융 임원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는 등 대대적인 물갈이가 이뤄졌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지주 회장의 임기는 기본적으로 3년이 일반적이라 농협금융도 김광수 회장도 임기 한 차례는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며 “다만 모회사인 중앙회 회장이 선출직인 만큼 권한이 크기 때문에 인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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