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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2020 벤츠 성장 이끌 첫 주역, GLC 300 4MATIC 쿠페

[시승기]2020 벤츠 성장 이끌 첫 주역, GLC 300 4MATIC 쿠페

기사승인 2020. 0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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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인터테인먼트 시스템 MBUX 적용…지능형 음성인식, 운전자·조수석 탑승자 구별도
주행모드 따라 달라지는 서스펜션 세팅 인상적
라디에이터그릴 및 LED헤드·테일램프, A필러 각도 조절로 스포티함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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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뉴 GLC 300 4MATIC 쿠페/bipark@
메르세데스-벤츠의 삼각별 엠블럼. 누구나 한 번쯤 이 삼각별 엠블럼의 주인이 되고 싶은 로망을 갖는다. 서울 강남 거리만 가도 수억원에 달하는 고성능 차량들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는 세상이 됐지만 벤츠의 ‘삼각별’은 여전히 많은 이로부터 부러움의 대상이다. 고액자산가가 아닌 이상 정말 큰 마음을 먹지 않고서는 벤츠라는 타이틀을 내 것으로 만들겠다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럼에도 ‘메르세데스-벤츠’라는 브랜드 자산은 ‘가격’이라는 높은 장벽을 무너뜨릴 만큼의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일 듯 싶다.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는 국내에서 7만8133대를 판매했다. 수입차 판매 2위인 BMW(4만4191대)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판매실적이다. 렉서스(1만2241대), 아우디(1만1930대)는 비교하는 것이 무의미할 정도다. 지난해 메르세데세-벤츠는 내수시장에서 8만6859대를 판매한 르노삼성의 지위를 위협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성장은 국내 자동차 시장을 현대·기아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가 이끌고 있다는 평가가 나올 만큼 국내 소비자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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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300 4MATIC 쿠페(왼쪽)와 GLC 300 4MATIC/bipark@

◇2020년 국내시장 첫 주자 ‘GLC·GLC 쿠페’
올해도 메르세데스-벤츠는 △EQ △AMG △마이바흐 등 9종의 신차와 6종의 부분 변경 모델을 출시하며 국내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그 첫 스타트를 ‘GLC 300 4MATIC’과 ‘GLC 300 4MATIC 쿠페’가 끊었다. GLC·GLC 쿠페 라인업은 국내에서 효자 모델로 꼽힌다. 국내에서 출시된 이후 지난해까지 GLC 전체 라인업 누적 판매량은 2만4260대에 달한다.

이번에 선보인 ‘더 뉴 GLC’와 ‘더 뉴 GLC 쿠페’는 2016년과 2017년 국내에서 출시된 GLC와 GLC 쿠페의 페이스리프트로 내외관 디자인이 기존 모델보다 더 정교해진 것이 특징이다. 특히 메르세데스-벤츠의 최첨단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패키지와 MBUX 등 최신 커넥티비티 및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적용해 운전편의를 높인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두 모델 모두 얼핏 보면 기본 모델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 있다. 하지만 라디에이터그릴과 발광다이오드(LED) 고성능 헤드렘프 등을 통해 디테일 한 부분에서 더욱 세련된 이미지를 구현했다. GLC는 ‘모던함·강인함·다재다능’이라는 디자인 철학을 녹여내 개성 있는 모습을 만들어냈다. GLC 쿠페는 A필러 경사각에 변화를 줘 루프 실루엣을 더욱 낮게 하고, 둥글어진 리어 윈도우를 적용해 쿠페의 느낌을 한 층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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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쿠페에 새롭게 적용된 라디에이터그릴과 LED헤드·테일렘프/b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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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쿠페에 새롭게 적용된 라디에이터그릴과 LED헤드렘프/bipark@
GLC와 GLC 쿠페는 크게 스탠다드와 프리미엄으로 구분된다. 스탠다드 모델은 프리미엄 모델과 달리 최신 버전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Driving Assistance Package)가 기본 탑재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모델의 가격은 600~70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GLC 300 4MATIC의 경우 스탠다드 7220만원(부가세포함), 프리미엄이 7950만원, GLC 300 4MATIC 쿠페는 스탠다드가 7650만원, 프리미엄이 8300만원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향후 하이브리드모델과 AMG(43·63) 등을 출시해 11개의 GLC 라인업을 완성할 예정이다.

◇GLC 300 4MATIC 쿠페, 액티브 라이프스타일의 교집합
‘액티브 라이프스타일’. 최근 메르세데스-벤츠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설명하는데 가장 많이 사용하는 단어가 아닐까 싶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더 뉴 GLE’를 국내에서 출시할 때와 마찬가지로 지난 13일 선보인 더 뉴 GLC를 소개하면서도 액티브한 주행 감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액티브 라이프스타일에 걸맞은 차라면 ‘강인함’과 ‘럭셔리’ 그리고 ‘민첩함’을 갖춘 소위 전천후 차량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외관만으로 보면 GLC보다는 GLC 쿠페가 그 타이틀에 더 잘 어울리는 모델이라 하겠다. 사실 GLC와 GLC 쿠페는 같은 엔진에 같은 트랜스미션, 서스펜션을 공유하는 만큼 성능 면에서는 차이가 없다. 실제 두 모델 모두 직렬 4기통 M264 터보 차저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 출력 258마력(5800~6100rpm), 최대 토크 37.7㎏.m(1800~4000rpm)의 성능을 자랑한다. 또한 9G-TRONIC 트랜스미션이 적용됐다. 제로백(0→100㎞/h)도 각각 6.2초와 6.3초다.

차이가 있다면 차체크기다. GLC는 전장 4670㎜, 전폭 1900㎜, 전고 1640㎜, 휠베이스 2875㎜인 반면, 시승차량이었던 GLC 300 4MATIC 쿠페는 전장 4740㎜, 전폭 1800㎜, 전고 1600㎜, 휠베이스 2875㎜다. GLC 쿠페가 GLC보다 전장과 전폭은 70㎜와 100㎜ 긴 반면, 전고는 40㎜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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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쿠페 후륜 적용된 미쉐린 타이어/bipark@
약 140㎞ 구간에서 시승을 진행하는 동안 GLC 쿠페는 실제 부족하지 않은 액티브한 주행성능을 보였다. GLC 쿠페는 100㎞/h까지 속도를 높이는 과정에도 변속충격은 느껴지지 않을 만큼 9단 자동변속기의 성능을 느낄 수 있다. 초반 가속에서는 디젤엔진보다 낮은 토크를 만회하기 위해 높은 기어비를 세팅해 빠르고 힘있는 주행을 만들어낸다.

고속 구간에서는 어느 속도 이상이 되면 가속 반응이 무뎌지는 느낌이지만 이 정도로도 안정적이고 힘 있는 주행에는 무리가 없다. AMG모델 같은 고성능을 원하는 것 아니라면 말이다.

GLC와 GLC 쿠페에는 어질리티 컨트롤 서스펜션(AGILITY CONTROL suspension)이 적용된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새롭게 개발한 이 서스펜션은 에어 서스펜션의 연속가변식 댐핑 시스템이 자동으로 작동해 감쇠력을 각 휠로 정확하게 전달한다. 때문에 도로 조건에 따른 최적의 승차감과 안정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설명이다. 노면이 거칠지 않을 때에는 댐핑 효과와 타이어 진동을 감소시켜 감도를 높이고, 노면이 거칠 때에는 댐핑효과를 증가시켜 핸들링이 용이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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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쿠페 실내 인테리어/bipark@
GLC 쿠페는 시내 주행 같이 차체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 도로라면 ‘컴포트’모드로도 부족함 없는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고속주행에서 다이나믹한 운전의 즐거움을 원한다면 주행모드를 ‘컴포트’모드보다는 ‘스포츠’나 ‘스포츠+’모드로 전환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컴포트’와 ‘스포츠’모드의 세팅 값 차이가 생각보다 크게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컴포트 모드에서 서스펜션은 상당히 부드러워진다. 운전자에 따라 차량이 통통 튀는 ‘바운스’ 현상을 느낄 수 있어 예민한 운전자라면 승차감이 급격히 나빠지는 것을 알아 차릴 수 있다. 특히 뒷자리 탑승자는 더 그렇다. ‘스포츠’나 ‘스포츠+’모드에서는 서스펜션이 더 강하게 차체를 잡아 주는 만큼 한층 안정적인 주행감을 느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스포츠’모드 보다 ‘스포츠+’모드에서 더 즐거운 주행이 가능했다. 다만 저단기어와 높은 rpm을 쓰는 만큼 연료부담은 감내해야 할 부분이다(시승하는 동안 컴포트·스포츠+모드로 운행한 연비는 9㎞/ℓ였다. GLC 쿠페의 공식 복합연비는 9.7㎞/ℓ다). 또한 부드러운 승차감을 원하는 운전자라면 ‘스포츠+’모드는 맞지 않는 선택지 일 수 있다.

차체 하부에서 올라오는 타이어공명음 등의 소음과 진동은 운전석보다는 조수석에서 다소 예민하게 느껴진다. 다만 곡선 구간이 많은 국도에서는 풀타임 4륜 구동의 장점이 피부에 와 닿는다. 급격히 회전하는 진입로에서도 차체를 흔들림 없이 잘 잡아 줘,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 현상은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어질리티 컨트롤 서스팬션과 4MATIC 기술의 조화가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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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쿠페 실내 인테리어/bipark@
◇자율주행기능 없는 스탠다드도 나쁘지 않다
시승한 차량인 스탠다드 모델은 프리미엄 모델과 비교해 몇몇 편의·안전기능이 빠져 있다. 대표적인 것이 최신 버전의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Driving Assistance Package)다.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에 포함된 액티브 디스턴스 어시스트 디스트로닉(Active Distance Assist DISTRONIC)은 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며 자동 속도 조절 및 제동, 출발까지 지원한다. 쉽게 말해 스탠다드 모델에서는 기본적인 크루즈컨트롤 기능 말고는 자율주행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이와 함께 스탠다드 모델에는 열선시트만 있을 뿐 통풍시트는 적용되지 않는다. 물론 프리미엄 모델에 적용된 통풍시트도 1열에서만 사용 가능하니 이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할 듯싶다. 최근 국내 소비자들, 특히 여성운전자와 어린자녀가 있는 부모들의 경우 1열 뿐만 아니라 2열 열선·통풍시트를 필수 옵션으로 생각하는 만큼 아쉬운 부분 중 하나다.

하지만 스탠다드 모델에도 다양한 안전·편의 기능이 상당부분 적용됐다. 차선 이탈과 사각지대의 충돌 위험을 방지하는 차선 이탈 방지 패키지를 비롯해 △어텐션 어시스트 △사각지대 어시스트 △개선된 교차로 기능이 강화된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 등이 탑재됐다. 특히 액티브 브레이크 어시스트는 운전자가 코너 진입을 위해 차량을 감속 및 방향지시등을 작동시킨 상황에서 반대 차선에서 다가오는 차량과 충돌을 감지할 경우 시각적·청각적 경고와 함께 반자율 제동을 지원한다. 이 기능은 차량과 사람뿐만 아니라 전방에 달리고 있는 자전거, 교차하는 자전거도 인식할 수 있다.

이외에도 △동반석 유아용시트 인식 장치 △트렁크 자동 닫힘 장치 △무선충전시스템 △헤드업디스플레이 △MBUX 터치패드 등도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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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모델보다 사이즈가 커진 디지털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 디스플레이/bipark@
기존 모델과 이번 페이스리프트의 차이는 외관 디자인 뿐만 아니라 와이드 디지털 계기판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와이드 디지털 계기판은 새로운 스타일의 인터페이스가 적용됐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클래식(Classic) △프로그레시브(Progressive) △스포츠(Sport) 등 다양한 디스플레이 스타일을 선택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모델 대비 더 커진 인포테인먼트 터치스크린을 통해 다양한 차량 정보와 기능도 활성화 시킬 수 있다. 높은 시인성을 갖춘 만큼 운전 중에도 직관적으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지능형 음성 인식을 통해 차량 내 기능들을 작동시키고 날씨 등의 정보를 검색할 수 있다. 터치스크린·터치패드와 스티어링 휠 컨트롤 패널을 이용해 시스템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지능형 음성 인식 기능은 눈 여겨 볼만 한 시스템이다. 최근 대부분의 완성차 업체들이 앞 다퉈 자연어 인식이 가능한 음성인식 기술을 신차에 적극 적용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또한 이런 시장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국내 연구개발(R&D) 센터에서 한국어 인식 기능을 추가해 적용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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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쿠페 트렁크 공간/biaprk@
다만 시승을 하는 동안 ‘오늘의 뉴스 말해줘’ ‘라디오 틀어줘’ 같은 음성명령을 인식하지 못하거나 일부만 인식해 반응하는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와 같이 카카오 기반 음성인식이 아닌 자체 개발 시스템에 한국어 기능을 강화한 것이다 보니 정확성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된다. 그럼에도 이 기능은 운전석과 조수석에서 말하는 음성을 구분할 정도의 성능을 갖췄다. 2열에 앉아 있는 사람이 콘솔박스 위치에서 음성 명령을 내릴 경우 운전자나 조수석에 있는 탑승자로 오인하지 않는다는 것이 메르세데스-벤츠 측 설명이다.

큰 불만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다른 편의 기능과 달리 내비게이션은 전체 평점을 깎아먹는 요인이다. 길 안내정보 정확성이 생각만큼 높지 않아 직관적으로 정보를 인지하기 힘들다. 때문에 잘못된 길로 들어서는 것과 같은 실수를 범할 가능성이 높다 하겠다. 국내에서 많이 사용되는 내비게이션 시스템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더 뉴 GLC·GLC쿠페는 마크 레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제품 & 마케팅 부문 총괄 부사장이 “비교 불가한 벤츠의 장인정신, 제작능력을 통해 럭셔리 철학을 완성했다”고 강조할 만큼 외관과 내관에서 디테일한 변화를 통해 고급스러운 가치를 만들어 냈다.

GLC쿠페는 2m80㎝가 넘는 휠베이스로 충분한 2열 공간을 확보하고, 최소 500리터·최대 1400리터(2열 폴딩)까지 확장할 수 있는 트렁크 공간은 SUV로서 부족함이 없다. 스탠다드와 프리미엄 모델, 그리고 AMG·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라인업을 구성하고 있는 만큼 소비자 선택의 폭도 넓다. 64색의 엠비언트 라이트와 고급스러운 내장재 등이 잘 어우려져 럭셔리한 감성을 탑승자에게 전달해 주는 GLC 쿠페는 높은 가격에도 삼각별 엠블럼을 원하는 고객이라면 한번쯤 고민해 볼만한 모델이다.

참고로 자율주행보조에 익숙하지 않거나 그 기능에 회의적인 운전자라면, 또 일반적인 출퇴근과 패밀리카를 원하는 경우 스탠다드 모델도 나쁘지 않은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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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C 300 4MATIC 쿠페(왼쪽)와 GLC 300 4MATIC/bi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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