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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펑펑 울린 항공사”…이스타항공 승무원이 유골함 든 가족에 남긴 배려

“나를 펑펑 울린 항공사”…이스타항공 승무원이 유골함 든 가족에 남긴 배려

기사승인 2020. 01. 24. 0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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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이스타항공에 감사 인사를 전한 한 탑승객의 글이 뭉클한 감동을 주고있다.

22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두달 전 저를 펑펑 울린 한 항공사의 이야기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24일 16만건을 넘어섰으며 1400건이 넘는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있다.

작성자는 "그 일이 생긴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라며 "베트남 다낭에서 지내던 제 여동생이 중증뎅기열로 인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날아갔다"라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어 "하지만 베트남에 제가 도착한지 24시간만에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됐다"라며 "영사관과 현지교회의 도움으로 간략하게 장례식도 하고 화장도 바로 진행할 수 있었다. 귀국 비행기도 알아보려는데 도움을 주시던 분이 돌아갈 땐 한국 비행기를 이요하라고 하더라. 오후 10시 45분에 다낭에서 인천으로 들어오는 이스타항공이 있어 예매를 했고 동생의 유골은 공항에서 받기도 해서 미리 티켓팅을 했다"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유골함과 함께 탈 예정이다'라고 했더니 한 여성분이 오시더라. 연락을 미리 받았다면서 조금이라도 편안하게 갈 수 있게 두 자리를 준비하겠다고 하시더라. 너무나 감사했다. 게다가 동생을 계속 품안에 안고 있어야 하는지라 사실 걱정도 하고 있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티켓팅을 마치고 30분 후 한줌의 재가 되어버린 동생을 품안에 안을 수 있었다. 대성통곡이라도 하고 싶을 정도의 심정이었지만 동생을 한국까지 그리고 부모님의 품안에 안겨드리는 그 순간까지 정신을 절대 놓으면 안될 것 같더라"라며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작성자는 "비행기에 탑승할 시간이 다가오니 한 직원이 다가왔다"며 "'동생분과 함께 가시죠 먼저 체크인 도와드리겠습니다' '먼저 체크인하고 탑승해 계시는게 더 편하시지 않으시겠어요'"라며 자신을 배려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양손으로 동생을 안고 있어서 여권과 티켓을 보여주기도 힘든 상황이었는데 외투에 있다고 하자 조심스럽게 꺼내서 확인하시고 다시 넣어주셨다. 체크인을 마치고 비행기쪽으로 이동하려는데 티켓팅 때 도움을 주셨던 그 분이 에스코트를 해주시겠다며 함께 비행기쪽으로 이동했다"고 전했다.

그는 "동생에 관해 약간의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왔는데 그 분의 마지막 말씀이 오늘 이 글을 쓰게된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며 직원이 "모든 크루원들에게 이야기는 해두었습니다. 불편하신 사항은 언제든지 말씀해주시구요. 동생분의 마지막 비행을 저희 이스타항공이 함께 할 수 있어서 매우 영광입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적었다.

작성자는 "너무나 감사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며 "정말 비행기를 좋아하던 동생이었던 터라 저 말에 참 많이도 울었다. 비행기 좌석앞까지 에스코트를 해주시고 다시 한 번 승무원들에게 제 편의를 봐달라는 말을 전달하고 가셨다. 게다가 두 자리로 알고 있었는데 무려 세자리를 비워주셔서 정말 너무나 편하게 동생과 함께 올 수 있었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2019년 11월 25일 베트남 현지시간 오후 10시 45분 다낭발 인천행 이스타항공 ZE592편 관계자분들"이라고 항공편을 적은 작성자는 "감사 인사가 많이 늦었다. 베트남에 갈때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가지고 갔지만 귀국할 때는 그렇지 못해 심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 힘든 마음을 함께 위로해주셔서 힘을 얻고 목놓아 기다리시던 부모님 품안에 동생을 안겨드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동생과 함께하는 처음이자 마지막인 비행 그리고 동생의 마지막 비행을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라며 "제가 베트남에 갈 일은 아마 없지 않을까 싶지만 이스타항공이 베트남 다낭만 있는게 아니니 비행기를 이용할 땐 이스타 항공을 잊지 않겠다"고 감사 인사를 남겼다.

이후 보배드림 커뮤니티 회원이 보낸 인스타그램 DM 메시지에 이스타항공 측은 "칭송의 글을 전달해 주심에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며 "해당 일화는 전사적으로 공유되었으며 회사 차원에서도 격려와 포상이 이뤄질 예정이다. 앞으로도 편리한 서비스와 만족스러운 응대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는 이스타항공이 되겠다"고 답신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누리꾼들은 해당 글을 접한 후 "고인의명복을빕니다.이스타항공 멋지네요" "대한민국 항공사 모두가 이글 보라고 추천합니다. 타국에서 다치거나 사망한 대한민국 국민이 고국으로 귀향할때 모두가 위 글같은 대우를 받고 편안히 돌아 오실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고인의 명복을 빌며 이스타항공 관계자분들이 수고해주셨네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이어 "한참울었네요 동생분좋은곳으로가셨으리라봅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40중반 가장인데 눈물이 나네요" "글을 읽다 눈물이 납니다. 설명절이라 동생분이 더욱더 생각나시리라 생각됩니다. 자국민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배려해주신 이스타항공에게 감사드립니다"라며 뭉클함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이스타항공 다낭 현지 직원은 “승객 분이 많이 슬퍼 보여서 좀 더 신경을 썼다”면서도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했는데 이렇게 글을 남겨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유골함이 국제선을 통해 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면서 "해당 직원도 이런 상황은 처음이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매뉴얼에는 유골함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가려서 기내 수화물로만 탑재 가능하다"는 내용만 있다며 "해당 지점과 직원이 최대한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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