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여행] 겨울 별미 찾아 ‘먹부림 여행’
2020. 02. 25 (화)
  1. 춘천
  2. 강릉
  3. 서울
  4. 인천
  5. 충주
  6. 대전
  7. 대구
  8. 전주
  9. 울산
  10. 광주
  11. 부산
  12. 제주

뉴델리 15.4℃

도쿄 12.7℃

베이징 5℃

자카르타 26.8℃

[여행] 겨울 별미 찾아 ‘먹부림 여행’

김성환 기자 | 기사승인 2020. 01. 28. 11:22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한국관광공사 2월 가볼만한 곳
여행/ 정선아리랑시장
강원도를 대표하는 전통시장 정선아리랑시장. 2012년 한국관광의별에도 선정됐다./ 한국관광공사 제공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먹부림’이 유행이다. 먹부림의 사전적 의미는 ‘먹성이 드러나는 행동을 하는 일’. 음식이나 소소한 먹거리를 알리고 소개하는 행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또 ‘먹부림 여행’도 관심대상이다. 여행지에서 접한 음식을 공유하거나 먹거리를 주제로 여행을 떠나는 이들이 많다는 의미다. 제철 음식은 여정을 풍성하게 만든다. 겨울에도 별미는 많다. 한국관광공사가 겨울 별미를 맛볼 수 있는 곳을 2월에 가보라고 추천했다. 음식에 깃든 이야기도 재미있다.
 

여행/ 영월서부시장
영월서부시장의 메밀전병 맛집들/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정선아리랑시장의콧등치기 메밀면
정선아리랑시장의 콧등치기 메밀면/ 한국관광공사 제공


◇ 강원도 전통시장의 별미...메밀전병·콧등치기

강원도 전통시장은 ‘먹부림 여행’하기 좋다. 영화 ‘라디오스타’(2006)의 배경이 된, 60여 년 전통의 영월서부시장도 최근 ‘먹부림 여행지’로 뜬 곳이다. 특히 여행자에게는 ‘메밀전병의 성지’로 통한다. 영월서부시장은 영월서부아침시장, 서부공설시장, 영월종합상가 등으로 구성된다. 메밀전병 맛집은 영월서부아침시장에 모여있다. 가게마다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묽은 반죽을 얇게 부친 다음 볶은 김치와 당면 등으로 만든 소를 얹어 둘둘 말아낸다. 맛은 심심한데 한 점씩 먹다 보면 금방 바닥이 드러난다. 메밀전병과 함께 ‘먹부림 양대 산맥’을 이루는 것이 닭강정이다. 이곳 닭강정은 땅콩 가루를 넉넉히 묻혀 고소한 맛이 진하다.

영월서부시장이 ‘신흥 강호’라면 정선아리랑시장은 ‘전통 강자’다. 정선아리랑시장은 1999년 정선5일장관광열차(현재 정선아리랑열차)가 개통하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선아리랑이 주는 정서의 공감대 못지않게 먹거리가 한몫했다. 척박한 땅에 뿌리 내린 메밀과 옥수수 등으로, 어쩔 수 없이 만들어 먹던 음식이 여행자의 별미가 됐다. 면이 굵고 투박해 콧등을 친다고 붙여진 ‘콧등치기’나 옥수수 전분 모양이 올챙이처럼 생겨서 붙여진 ‘올챙이국수’ 등이 대표적이다. 끝자리 2·7일에 열리는 전통오일장은 변함없이 북적거린다. 상설시장은 여행의 목적으로 부족함이 없다. 정선아리랑시장 동문과 서문 어느 쪽으로 들어가든 ‘메밀이야기’ ‘곤드레이야기’ ‘콧등치기이야기’ 등 먹자골목이 반긴다.
 

여행/ 예당호출렁다리
국내 최장 인도교인 예당호 출렁다리/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예당호 어죽
예당호 인근 음식점에서 맛볼 수 있는 어죽/ 한국관광공사 제공


◇ 집에서 즐기던 별식이 전국적 별미로...충남 예산 예당호 어죽

충남 예산 예당호는 둘레가 40km에 달하는 초대형 저수지다. 1964년 이 거대한 관개용 저수지가 준공되자 동네 사람들은 농사짓다 틈틈이 모여 솥단지를 걸고 고기를 잡았다. 붕어, 메기, 가물치, 동자개(빠가사리) 등 잡히는 대로 푹푹 끓여다가 고춧가루 풀고 갖은 양념과 민물새우를 넣어 시원한 국물을 냈다. 여기에 불린 쌀, 국수와 수제비까지 넣어 죽을 끓인 뒤 다진 고추와 들깻가루, 참기름을 넣고 한소끔 더 끓여 먹었다. ‘충남식 어죽’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지금도 예당호 일대에는 어죽과 붕어찜, 민물새우튀김 등을 파는 식당 10여 곳이 있다. 물론 민물고기로 만든 음식은 어죽뿐만 아니다. 제법 큰 붕어나 메기는 무와 시래기 잔뜩 넣어 찜으로, 동자개나 잡어는 칼칼한 매운탕으로, 살이 향긋한 민물새우와 미꾸라지는 튀김으로 먹었다. 동네 사람들끼리 혹은 집에서 별식으로 즐기던 어죽과 매운탕, 튀김은 경제성장과 함께 외식산업 붐이 일면서 이제는 별미로, 돈 주고 사 먹는 음식으로 자리매김했다. 어죽으로 속을 든든하게 채웠다면 예당호를 산책한다. 402m의 길이를 자랑하는 ‘예당호출렁다리’와 5.2km에 이르는 ‘느린호수길’이 조성돼 있다.
 

여행/ 벌교 시장 꼬막
벌교시장에 나온 꼬막/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 벌교 꼬막정식
벌교 식당에서 맛볼 수 있는 꼬막정식/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보성여관
소설 ‘태백산맥’에 등장하는 보성여관/ 한국관광공사 제공


◇ 겨울 바다의 선물...전남 보성 벌교 꼬막·장흥 매생이

겨울바람이 차가울수록 겨울 바다는 오히려 맛이 깊어진다. 기름진 갯벌에서 조개는 통통하게 살이 오르고 바닷물고기는 튼실해지며 차가운 물속에서 해초는 연하고 부드러워진다. 남도 바다의 겨울 진미 가운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꼬막과 매생이다.

우선 꼬막 하면 떠오르는 곳이 전남 보성 벌교다. 부드러우면서도 쫄깃한 맛이 일품인 꼬막은 지금이 제철이다. 벌교 읍내에는 데친 참꼬막과 꼬막전, 꼬막회무침 등 푸짐한 꼬막정식을 내는 식당이 많다. 한 집 건너 하나가 꼬막정식을 파는 식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1인당 2만원 정도면 꼬막을 배불리 먹을 수 있다. 데친 참꼬막, 꼬막을 듬뿍 넣고 부친 전, 갖은 채소를 곁들여 매콤하고 새콤한 회무침, 새꼬막을 푸짐하게 넣은 된장찌개 등이 나온다. 나중에 공깃밥을 주문해 참기름 한 숟가락 둘러 비벼도 별미다. 꼬막탕수육은 아이들이 좋아한다. 꼬막을 넣고 끓이다가 거품이 나면 바로 건져야 맛있다. 벌교는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이 된 곳이다. 벌교역 앞으로 ‘태백산맥 문학기행길’이 조성돼 있다. 옛 보성여관(등록문화재 132호)을 비롯해 소화의집, 현부자네집 등 ‘태백산맥’의 무대를 답사하면 멋진 겨울 여행이 된다.
 

여행/ 매생이국
장흥에서 만난 매생이국/ 한국관광공사 제공


벌교 옆 장흥에는 매생이가 한창이다. 올이 가늘고 부드러우며 바다 향이 진한 장흥 내전마을 매생이를 최고로 친다. 매생이는 주로 탕으로 끓인다. 장흥 토박이들은 ‘매생이탕에 나무젓가락을 꽂았을 때 서 있어야 매생이가 적당히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한다. 뜨끈한 매생이탕을 한술 떠서 입에 넣는 순간, 바다 내음이 가득 퍼진다. 안도현 시인은 매생이를 ‘남도의 싱그러운 내음이, 그 바닷가의 바람이, 그 물결 소리가 거기에 다 담겨 있었던 바로 그 맛’이라고 표현했다.
 

여행/ 거제_외포항 포구의 대구
거제 외포항 포구에 걸린 대구/ 한국관광공사 제공


◇ 생선 살이 입에서 ‘사르르’...경남 거제 대구·통영 물메기

담백한 생선 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 ‘뜨끈한 탕’ 한 그릇도 겨울에 제맛이다. 경남 거제는 대구, 통영은 물메기가 제철이다. 12월부터 식탁에 올라 이듬해 2월까지 미식가를 유혹한다.

우선 대구를 제대로 맛볼 수 있는 곳이 거제 외포항이다. 한때 전국 출하량의 30%가 이곳을 거쳤다. 포구에는 대구 조형물과 좌판이 늘어서 있고,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이른 오전이면 포구에서 대구 경매가 열리기도 한다. 긴 아래턱, 부리부리한 눈에 70cm를 넘나드는 대구는 3만~4만원 선에 팔린다. 포구 한쪽에 대구로 만든 음식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튀김, 대구찜, 대구탕이 2만5000원에 코스로 나오며, 대구회와 대구전, 대구초밥을 내는 곳도 있다.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사르르 녹는 대구탕(1만5000원) 맛만 봐도 겨울 향미가 입안 가득 전해진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며 고소하다.
 

여행/ 통영 서호시장
통영 서호시장/ 한국관광공사 제공
여행/ 통영물메기탕
통영에서 만난 물메기탕/ 한국관광공사 제공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물메기는 동해안 일대에서 곰치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다. 이른 오전에 통영 서호시장을 방문하면 살아 헤엄치는 물메기를 만날 수 있다. 못생겨서 한때 그물에 잡히면 버렸다는 물메기는 최근에 ‘금(金)메기’로 불리며 귀한 생선이 됐다. 중앙시장 횟집에서도 물메기탕을 맛볼 수 있으며,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몽실몽실한 살이 한입에 넘어간다. 관광객이 편리하게 물메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은 강구안 옆 중앙시장 일대다. 시장 안 횟집과 해물탕집에서는 겨울이면 물메기탕을 낸다. 한 그릇에 1만5000원 선. 예전보다 값이 오르고 양은 줄었지만, 맑은 국물과 어우러진 겨울 물메기의 담백한 맛을 못 잊는 단골들이 식당 문을 두드린다. 팔팔 끓인 무와 어우러진 물메기탕은 살이 연해 숙취 해소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