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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외교적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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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외교적 교훈

김종원 기자 | 기사승인 2020. 02. 0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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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천서 한반도미래재단 회장, 14대·15대 국회의원
정확한 정보전달·단호한 대처 있어야 사태 확산 막아
한·중 외교, 위기 속 큰 틀에서 역량 강화 노력 절실
구천서 한반도미래재단 회장
구천서 한반도미래재단 회장, 14대·15대 국회의원
중국발 우한 폐렴(신종 코로나바이러스)으로 온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4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2만438명, 사망자는 425명이라고 발표했다. 잠복기를 포함한 추정 환자가 4만여 명에 달하며 확산 추세에 있다. 우한 교민들을 귀국시킨 한국도 4일 현재 16명의 확진자와 접촉자가 1318명으로 확인됐다. 한국도 경계에서 위험단계 사이의 추이를 보이고 있다.

보통 이러한 전염병의 경우는 초기 대응의 미숙이나 초기 환자 정보의 은폐 등이 있을 때 급격히 전파돼 상황이 심각해지는 경우가 많다. 미국과 호주, 뉴질랜드 등은 중국 방문자의 격리와 입국 금지 등 발빠른 선제 조치를 취했다. 이러한 점에서 중국과 우리 정부의 초기 선제 대응에는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춘절 연휴 이후 한국으로 들어올 중국 유학생과 체류자만 10만 여 명에 이른다. 연간 교류 인원만 수백만이 넘고, 이른바 민간교류 분야의 동북아시아 공동체가 형성된 지금 한·중과 동북아 국경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이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생사가 달렸다는 점에서 비행기와 선박, 여객선을 통한 일시적 중국 국민의 입국 금지 등을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등 단호한 대책이 필요하다. 초기에 보여준 미온적 대처가 아닌 국민 안전을 제일로 여겨야 한다. 현재 상황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전달과 상응하는 단호한 대처가 있어야만 더 이상의 불필요한 불안이나 사태 확산을 막을 수 있다.

◇정확한 정보전달·단호한 대처 있어야 사태 확산 막아

이러한 국제적 사태에서 그간의 우리 대중외교 노력만큼 성과가 있는지를 돌이켜 볼 때다. 문재인정부 출범 뒤 우리의 시선은 줄곧 북경을 향해 있는듯 했다. 전통적인 대미·대일 외교보다는 대중 외교에 주목도를 높여 왔다. 혈맹인 한·미관계는 불협화음까지 이어지는 상황이다. 대일 외교는 말할 것도 없다. 이를 감수하면서도 대중 외교에 집중하려 했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든 사실이다.

과연 현재 정부가 국내의 많은 비판 여론을 감수하면서도 소위 중국몽이라 불리는 중국 중심 노선에 가까이 다가가려던 노력은 결실을 맺었을까? 정부는 ‘우한 폐렴’이 아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라는 병명으로 보도해 줄 것을 언론에 요청하는 등 대중외교에 신경을 쓰고 있다. 하지만 전세기 배정 협의를 통한 교민 귀국 과정 지연, 공석인 현지 총영사를 대신한 부총영사와 영사관 차원의 고군분투, 수용과정에서의 불협화음 등을 보면 우리의 노력은 아직 부족해 보인다.

무엇보다 국제사회와 외교의 본질을 다시금 되새길 필요가 있다. 신현실주의 국제정치 이론가인 존 미어샤이머는 생존을 위한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 다른 국가들을 압도하는 힘을 지닌 패권국이 되는 것이라 했다. 또 모든 강대국이 이같은 목표를 갖고 행동함에 따라 나타나는 필연적 과정이 국가 간 충돌이라 봤다. 현재 중국이 미국과 갈등하고 주변국에 불평등을 추구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다만 문제는 우리가 그 ‘주변국’으로서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할지 당면한 대상이라는 점이다. 강대국의 틈바구니에서 생존해온 우리로서는 외교의 전장에서 생존을 위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강 건너 불구경할 처지가 아니다.

◇한·중 외교, 위기 속 큰 틀에서 역량강화 노력 절실

외교 전장의 최전선에 나가 있는 주요국 대사는 ‘코드 인사’가 아닌 소위 각국의 ‘통’이어야 한다. 대사는 각국의 고위층과 허심탄회하게 의견과 정보를 나누고 이를 본국 외교정책에 즉각 반영시켜야 하는 요직이다. 특히 냉정한 현실주의를 자각하고 이념이나 정파를 떠나 국가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역할과 소임을 다해야 한다. 국내의 다른 자리도 마찬가지이겠지만 국익과 명운이 직결돼 있다는 점에서 정권 수립의 공신들을 치하하는 도구로 사용돼선 안 된다.

이번 코로나 사태에서 우리 대중 외교의 컨트롤타워가 이렇다 할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지금과 같은 비상사태를 반추해볼 때 이제라도 냉혹한 외교의 본질을 자각하고 상대국과의 협상, 소통, 정보력을 고려해 외교라인을 재정비해야 할 때라 본다. 특히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중국이라면 더더욱 그러하다. 아프지만 그래야 한다.

한·중 외교라인 간 발빠른 정보교류체계의 공고화가 시급하다. 또 앞으로를 위해 서로 공고한 예방체계를 함께 세우는 것만이 대비책이 될 것이다. 이는 국익을 위해 외교 전장에 나가 있는 자들의 책무다. 큰 틀에서 위기 속 적극적인 외교역량 강화 노력이 절실하다. 이는 결과적으로 한·중 관계의 약화가 아닌 강화책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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