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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세계가 주목하는 ‘그린수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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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0. 02. 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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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훈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세계가 그린수소에 주목하고 있다. 지난 1월 150개국이 참가한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 연례총회에서 가장 주목받은 의제는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수소’였다. 파티 비롤 IEA(국제에너지기구) 사무총장은 총회에서 “수소가 철강, 화학, 트럭, 해운, 항공 등 이산화탄소 저감이 어려운 분야에서 효과적이며, 연료 믹스를 다변화해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고 전력망을 안정화하는 유연성을 제공할 수 있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간 수소경제를 선도해 온 한국과 일본은 물론 미국, 유럽연합과 중동국가들이 그린수소 기반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고, 엔지(ENGIE)·지멘스 같은 세계적인 에너지기업들도 그린수소를 주도하려는 야심을 보이고 있다.

그린수소는 태양광·풍력 같은 변동성 재생에너지 전력의 저장과 운반뿐 아니라 열과 수송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촉진할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재생에너지 수소는 수소전기차 보급을 통한 수송부문, 화석연료 대체를 통한 산업부문, 합성가스 보급을 통한 가스 소비 등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다.

관건은 수소 생산 비용이다. 재생에너지 전력 단가뿐 아니라 수전해 비용을 크게 줄여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IRENA에서 그린수소를 주도해 온 돌프 길렌 박사는 재생에너지 전력단가와 함께 수전해 비용 하락에 따라 머지않아 그린수소가 경제적인 수단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

그린수소는 현실화 시점을 떠나 등장 자체가 중요한 의미를 내포한다. 재생에너지 위주로 전력산업과 시장이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IRENA는 출범 10년 만에 161개 회원국이 참여하는, 가장 영향력 있는 국제기구의 하나로 위상이 높아졌다. 2018년 신규 발전설비 용량의 62%가 태양광, 풍력, 수력 등 재생에너지인데, 2009년에는 이 비중이 39%에 불과했다. 지난 10년간 태양광 평균 발전단가는 87%, 육상풍력 발전단가는 46% 하락했다. 이에 따라 2030년에는 세계 전력생산의 57%를 재생에너지가, 태양광과 풍력만으로 세계 전력수요의 3분의 1이상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린수소는 에너지 부문의 온실가스 감축을 전력 위주에서 열과 수송으로 확산하는 것을 더 이상 미룰 수 없음도 뜻한다. 재생에너지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최종에너지의 20%에 불과할 정도로 전력이 한정돼 있는 데다 열과 수송은 화석연료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기화가 가속화 추세라 하더라도 기후위기 완화를 위해서는 열과 수송에서 온실가스를 줄이는 재생에너지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 IRENA는 기후위기를 완화하려면 2030년까지 현재 추세에 비해 재생에너지가 4배 더 빠르게 성장해야 한다고 분석한다. 전력의 대부분을 재생에너지로 공급하는 수준을 넘어 열과 수송부문에서 연소되는 화석연료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해야 기후위기가 초래할 파국을 피할 수 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3020’ 계획을 이행하면서 후발주자임에도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이고 있으면서 수소전기차와 연료전지 보급 등 수소 활용 분야에서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그린수소는 재생에너지 3020과 수소경제 비전을 연결하는 핵심고리이자 에너지 전환을 완결하는 마지막 퍼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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