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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유엔사 ‘해명’과 언론의 ‘팩트’ 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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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칼럼] 유엔사 ‘해명’과 언론의 ‘팩트’ 보도

기사승인 2020. 02. 10.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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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범 전 특전사령관, 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현 특수·지상작전 연구회 고문
유엔사, '안전담보·주민편의·규정준수' 판단해 승인
유엔사에 대한 억측아닌 팩트 따른 논리적 접근 절실
전인범 장군 1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전 유엔사 군정위 수석대표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유엔군사령부에서는 ‘군사분계선(MDL) 통과 허가권과 비무장지대(DMZ) 출입 허가권을 가진 유엔군사령부(유엔사)가 허가권을 남용하고 있다는 비판에 대해 반박을 내놨다’고 한다. 그 내용을 보면 유엔군사령부가 환경부의 아프리카 돼지열병 실태 조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는 트위터 내용을 근거로 했다.

유엔사 트위터 내용은 ‘대한민국 정부(환경부)가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관련된 폐쇄(출입·활동 중지) 조치를 해제하면 공지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최근에 적용되고 있는 비무장지대에 대한 출입제한 조치는 유엔사의 조치가 아니라 한국정부의 조치라는 것을 ‘반박’이 아닌 ‘해명’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한 언론의 보도는 세 가지 예를 들고 있다. 첫째는 ‘지난해 6월 우리 정부는 9차 한·독 통일자문위원회에 참가한 독일정부 대표단을 위해 강원도 고성 비무장지대 안 감시초소(GP)를 방문하는 일정을 마련했지만 유엔사가 출입을 승인하지 않아 행사가 불발됐다. 당시 정경두 국방부장관이 유엔군 사령관인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에게 협조 요청까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보도하고 있다.

◇유엔사, ‘안전담보·주민편의·규정준수’ 판단해 승인

과거 경험에 비춰볼 때 방문이 승인되지 않은 이유는 독일대표 일행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었을 것으로 본다. 그 지역은 미확인 지뢰지대를 통과하고 이동로가 북한군의 직접적인 관측과 사거리 안에 놓여 있다. 특히 일부 도로는 45도에 가까운 급경사로 장병들이 통행할 때는 차량에서 내리도록 돼 있다. 안전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없는 상태에서 해당업무를 맡고 있는 실무자가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 아무리 유엔군 사령관이라도 승인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둘째는 지난해 8월 9일에 계획됐던 우리나라 ‘통일부장관 일행의 판문점과 대성동 마을 방문’을 들고 있다. 이 계획은 사전 승인이 돼 정상적으로 진행이 되다가 수행기자단의 숫자 증가에 따라 상황이 바뀌게 됐다. 방문 인원의 증가는 판문점 방문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대성동 마을 주민들이 민감하게 반응해 불편함을 표했고 결국 통일부장관 일행은 판문점만 방문했다. 이러한 사안에 대해 언론보도만을 접한 대다수 사람들은 유엔사가 장관 일행의 대성동 마을 방문을 금지한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주민들의 불편 호소가 방문 취소의 더 큰 이유였다고 한다.

◇유엔사에 대한 억측아닌 팩트 따른 논리적 접근 절실

셋째는 한·미 두 나라 군의 지휘관 출입 과정에서 일어난 상황을 들고 있다. 한·미 두 나라 군 지휘관의 비무장지대를 출입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이런저런 이유로 방문 48시간 전에 통보해야 하는 규정을 지키지 못했고 앞으로 잘 지키라는 당부와 협력 요청이 있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흔히 있는 일이며 이번 경우에도 한·미 지휘관들은 전방부대를 계획대로 방문했다. 이같이 일상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사항들이 마치 커다란 문제인 것처럼 한국언론에 보도되는 것은 유엔사 입장에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한발 더 나아가 언론보도 내용 중에는 미국이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얻어내기 위해 비무장지대 출입을 어렵게 한다고 무리한 연결을 짓고 있어 안타깝다.

유엔사와 군사정전위원회는 비무장지대를 관리하는 임무를 부여받고 충실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너무 경직되게 규정을 적용해 답답하게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규정은 지키기 위해 만들어 졌다. 특히 비무장지대처럼 특수한 지역은 국민과 장병들의 생명·안전과 직결되는 곳이다. 따라서 느슨한 융통성보다는 철저한 원칙고수가 더욱 명분에 맞다.

한국에서 근무하는 유엔사 요원들은 최전방 격오지 임무다. 유엔사 요원들이 남의 나라에 와서 이래라저래라 간섭한다고 생각하기 이전에 한반도 평화와 안전, 남북 간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임무와 역할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 요원들에 대한 이해와 공감이 필요해 보인다. 또 억측이나 견강부회가 아닌 팩트에 맞게 논리적으로 접근하면 문제가 보다 원만히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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