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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정박 크루즈 독일 탑승객 “이틀에 한번 1시간 외출, 감옥같다”

일본정박 크루즈 독일 탑승객 “이틀에 한번 1시간 외출, 감옥같다”

기사승인 2020. 02. 13.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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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코로나 감염자 발생한 크루즈
일본 요코하마항 앞바다에 신종 코로나 감염자가 나온 일본 대형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가 정박해있다./제공 =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3700여명의 승객과 승무원의 하선이 금지된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내실에 머무르고 있는 한 독일인 승객이 크루즈내에서의 일상을 전했다.

독일 공영방송 ARD는 11일(현지시간) 코로나 확진자 발생으로 승객과 승무원을 포함한 모든 탑승자의 하선이 금지된 크루즈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탑승자 마틴 루터요한의 인터뷰를 인용해 크루즈내 승객들의 열악한 일상을 보도했다.

크루즈에 탑승확인된 독일인은 총 10명이다. 그 중 루터요한은 아내와 함께 내실에 머무르고 있으며 현재까지 증상이 없는 ‘미감염 승객’으로 분류돼 감염 방지를 위한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루터요한이 인터뷰한 내용이 따르면 모든 승객은 체온계를 배급받아 각자의 객실에 보관하고 있다. 매일 아침 자가측정을 통해 체온을 확인해야 하며 만약 체온이 37.6도가 넘을 경우 지정된 번호로 신고한 후 추후 안내에 따라야 한다.

또 다른 탑승객인 76세 독일인은 “모든 승객은 각 층 단위로 이틀에 한 번 갑판에 나가 1시간 동안 자유행동을 할 수 있지만 미리 마스크를 배급받고 착용한 채로만 외출할 수 있다. 처음에는 장갑까지 착용해야 했으나 현재는 장갑까지는 의무 사항이 아닌 대신 각 승객들마다 2미터의 간격을 유지하라는 규칙을 지켜야 한다”고 전했다.

크루즈가 보유한 선실은 모두 1337개다. 객실 등급에 따라 크기와 창문이나 발코니 등 포함된 옵션이 모두 다르다. 문제는 객실 밖 이동이 제한될 경우 가장 작고 폐쇄적인 객실에 거주하는 승객들은 체류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건강에 무리가 올 수도 있다는 점이다.

루터요한이 부인과 머물고 있는 저층부 약 4평 가량의 내측 선실로 발코니는 물론 창문도 없다. 그는 “하루종일 외출이 불가한 날이면 아내 얼굴을 마주하고 이 사태에 대해서 대화를 나누지 않는 순간이 오히려 기쁠 지경이다”며 심리적인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토로했다.

식사에 대한 질문에 마틴루터는 “식사는 각자의 객실 문 앞에 정해진 시간에 놓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배는 감옥이다. 하지만 다시 메뉴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으니 고급스러운 감옥이라고 불러도 될 듯 하다”고 덧붙이며 모순적인 상황을 표현했다.

또 다른 독일 승객의 인터뷰에 따르면 프린세스 크루즈 측은 현재 선상에 격리된 모든 탑승객들에게 다음 여행에 이용에 사용할 수 있는 크루즈 상품권 증정을 약속했다. 그는 “관대한 제안은 좋지만 부디 다른 크루즈 여행에서는 바이러스 감염 사태가 없길 바란다”며 현재 상황에 대한 씁쓸한 심경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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