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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우성 “‘지푸라기’, 사람들 사이서 회자될 만한 영화”

[인터뷰] 정우성 “‘지푸라기’, 사람들 사이서 회자될 만한 영화”

기사승인 2020. 02. 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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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욕망에 기인한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될 만한 영화가 탄생한 것 같아요.”

정우성이 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감독 김용훈)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인터뷰를 열어 영화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은 인생 마지막 기회인 돈 가방을 차지하기 위해 최악의 한탕을 계획하는 평범한 인간들의 범죄극이다. 의문의 사체, 은밀한 제안, 베일에 싸인 과거 등 절박한 상황 속 서로 다른 욕망에 휩싸인 인간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선택한 예상치 못한 결말을 그려낸 미스터리 스릴러다. 일본 소네 게이스케의 동명 소설을 영화화했다.

정우성은 극중 출입국관리소 공무원 태영 역을 맡았다. 태영은 사라진 옛 연인 연희(전도연) 때문에 사채 빚에 시달린다. 정우성은 이번 캐릭터를 통해 그동안 쌓아온 카리스마와 묵직함을 내려놓고 허당기 가득한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서 희화화할 인물은 태영이라고 생각해서 허점을 극대화해서 표현했어요. 지금까지 정우성이 선택하고 쌓아온, ‘정우성이니까 이랬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깨는 작품이었죠. 처음에는 현장에 있는 배우, 스태프들도 놀랐는데 빨리 받아들이고 지지해줬어요. 그래서 자신있게 태영을 구사하게 됐어요.”

관객들의 입장에서 보면 연희를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마치 ‘호구’처럼 보이지만 정우성은 “호구는 아니다”며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이미지 변신을 생각해 의도적으로 만든 캐릭터는 아니에요. 영화 속 놓여진 관계 속에서 태영의 모습이 호구처럼 보이지만 태영은 자기 스스로가 완벽하다고 생각하는 인물이죠. ‘비트’를 촬영하고 청춘의 아이콘이라는 엄청난 수식어가 붙었는데 ‘내가 자격이 있을까?’란 생각이 들었죠.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도 있었고, 나이가 들었기 때문에 모험적인 캐릭터를 하는 거에요. 스스로 나이듦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자신감 있게 표현했을 때 또 다른 캐릭터가 나오고, 자연스러운 연기가 나올 수 있는 거라 생각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정우성/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그는 개봉 후 영화를 접한 관객들 사이에서 회자될 작품이라며 자신했다.

“사람들 사이에서 계속 회자될 만한 영화가 탄생하지 않았나 싶어요. 우리 영화는 욕망에 기인한 등장인물들의 사연을 짧지만 밀도 있게 보여줘요. 연희(전도연)를 제외하고는 흔히 볼 수 있고, 또 할 수 있는 실수의 표상이죠. 일상에 대비해 곱씹어보면 삶과 관계, 물질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는 여지를 줘요.”

극중 옛 연인으로 호흡을 맞춘 전도연과는 촬영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배우들을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건 관객들에게도 신선함과 설렘을 줬고, 정우성에게도 좋은 시간이었다.

“전도연과 촬영하는 장면이 많지 않아 밀도 있는 작업이 필요했어요. 전도연의 (촬영에 임하는) 자세를 지켜보면서 ‘역시 전도연이구나’는 생각이 들었어요. 애정과 책임, 깊은 사고와 비법 등을 보면서 전도연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어요.”

정우성은 영화 제목처럼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절박했던 순간’에 대해 묻자 “(고등학교 1학년때) 학교 자퇴를 하고…”라며 말을 이어갔다.

“진짜 막연하기 때문에 오는 무서움과 외로움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왜 이러지?’ ‘돈 더 벌어야 하는데’ 이런 생각보다는, 무언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있었어요. 절박했지만 아무 거나 잡지 않았고, 오히려 ‘내가 어떤 사람이 될까’에 대한 고민을 했어요. ‘나란 사람이 세상과 어떤 관계를 맺고 어떤 존재로 살아갈까’에 대해 생각했죠.”

정우성은 배우가 된 지금 매사에 감사하게 됐고, 천천히 걸어온 시간들은 그에게 값진 결과로 돌아왔다. 데뷔 25주년인 지난해 영화 ‘증인’으로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대상, 제40회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받게 됐다.

“절 응원해준 사람들에게 보답이 된 게 가장 기뻤어요. 주류 영화가 아닌 ‘증인’이라 의미가 더 컸죠. 개인적으로 정우성의 연기에 대한 작은 칭찬 정도라고 생각해요. 제 전체 연기, 배우 인생의 절대적 평가는 아니죠. 전 다시 다른 감정을 연기해야 하고 그게 늘 지금과 같은 평가를 받을 순 없어요.”

한편 정우성은 양우석 감독의 ‘정상회담’으로 상반기 관객들을 만나며, 영화 감독으로의 데뷔를 앞두고 있다. 그가 연출한 ‘보호자’는 올 상반기 개봉을 목표로 지난 10일 첫 촬영을 시작했다.

“즐거운 작업이에요. 빨리 촬영을 하고 싶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선택한 촬영지들이 최고였을까’라는 의심도 들어 만감이 교차해요. 시장 상황에 따라 달라지니 확신할 순 없지만 제 바람으로는 올 가을에 보여드릴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제공=메가박스중앙(주)플러스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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