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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은행 주가 하락세…윤종원 은행장 리더쉽 발휘할까

기업은행 주가 하락세…윤종원 은행장 리더쉽 발휘할까

기사승인 2020. 02. 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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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 갈등 장기화·실적부진 영향
정책금융 지원 역할 증가 우려도
윤 행장 주주가치 제고 힘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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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의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최근 저금리 기조 등으로 인해 은행업종의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등락폭이 크다. 유독 기업은행의 주가가 부진한 데는 윤종원 기업은행장이 새롭게 수장을 맡게 되는 과정에서 노동조합과의 갈등 장기화로 투자 심리에 악영향을 미친 데다, 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실적까지 부진하게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증권가에서는 기업은행에 대한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린 상태다. 기업은행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배를 밑도는 등 저평가된 상태다. 윤 행장이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좀더 힘써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이날 종가는 전거래일 대비 0.49% 떨어진 1만150원이었다. 이는 1년 전보다 28.77% 하락한 것으로, 같은 기간 KRX은행업종 지수 하락폭(-19.1%)을 훌쩍 넘어선다. 다른 은행주들과 비교해도 하락폭이 큰 편이다. 하나금융지주는 16.21%, 신한금융지주 15.37%, KB금융지주는 8.03% 하락에 그쳤다.

기업은행의 주가는 연일 신저가를 경신 중이다. 지난 14일에도 장중 1만150원을 기록한 데 이어 이날은 장중 1만100원으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이날 최저가는 52주 신저가인 동시에 2009년 6월 24일 기록한 최저가와 같은 수준이다. 10여년 전 주가로 돌아간 셈이다.

최근 은행주들은 저금리 기조와 가계대출 규제 등 영업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데다 DLF와 라임사태 등 부정적인 이슈들이 맞물리면서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기업은행의 주가는 경쟁사와 비교해도 저평가된 모습이다. 주가가 저평가되어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PBR과 주가수익비율(PER)을 살펴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기업은행의 PBR은 0.32배, PER은 3.83배다. 신한금융(PBR 0.49배, PER 5.54배), KB금융(0.47배, 5.79배), 하나금융(0.38배, 4.47배) 등 경쟁사들을 크게 밑돈다.

시장에서는 이처럼 기업은행의 주가가 경쟁사에 비해서도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데는 윤 행장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반영돼 있다고 보고 있다. 지난달 3일 취임한 윤 행장을 두고 노조가 ‘낙하산 인사’라며 반발하는 등 갈등이 장기화됐었다. 극적으로 갈등이 봉합됐지만 투자심리에는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또한 국책은행으로서 정책금융 지원 역할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도 주가에 녹아들었다는 해석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험적으로 CEO 출신 성분과 경영 실적의 상관관계는 뚜렷하지 않으나 국책은행으로서의 저리대출 확대 등 정책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시장의 막연한 우려감 확산은 불가피했다”며 “특히 취임 과정에서 겪은 노조와의 마찰도 투자심리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실적도 한 몫 했다. 기업은행이 지난 10일 발표한 2019년 실적발표에 따르면 작년 자회사를 포함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7.8% 감소한 1조6275억원이었다. 기업은행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 연속 사상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지만 지난해 제동이 걸린 것이다. 작년 실적에서 신한·KB·하나금융지주 등 경쟁사들이 성장세를 이어가던 모습과도 대조적이다. 문제는 올해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되는 등 영업환경이 악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기업은행의 강점으로 꼽혀오던 중소기업대출 시장도 시중은행들이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증권업계는 기업은행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이번 달 중 기업은행에 대해 분석한 16개 주요 증권사 가운데 11곳이 목표가를 낮췄다. 심지어 자회사인 IBK투자증권도 목표가를 17000원에서 15000원으로 하향했다.

이에 윤 행장이 주주가치 제고 차원에서 주가 관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업은행의 최대주주는 기획재정부(보통주 기준 지분율 53.2%)로 정부이지만, 약 40%는 일반 주주다. 그나마 기업은행은 배당성향이 높은 편이다. 이마저도 경쟁사들이 배당을 높여가고 있어 배당수익률에 대한 메리트도 상대적으로 희석됐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배당수익률이 높지만 타행 대비 월등하지 않은데다 2020년에도 정책금융 지원 등을 위해 2640억원의 유상증자가 예정되어 있는 점도 투자심리 악화 요인”이라며 “국책은행 역할론이 불가피하지만 배당금 상향 등 소액주주도 배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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