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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발 화웨이 제재 특수에 삼성전자는 ‘표정관리’

미국발 화웨이 제재 특수에 삼성전자는 ‘표정관리’

기사승인 2020. 02. 19.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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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대상 화웨이·TSMC 삼성의 강력한 경쟁자
삼성전자 5G 장비와 파운드리에서 반사이익 예상
실제 퀄컴 5나노 칩 TSMC 대신 삼성전자에 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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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중국의 기술굴기를 꺾기 위한 총력전에 나섬에 따라 삼성전자의 반사이익이 기대된다. 미국발 제재로 인해 5G(5세대 이동통신) 장비 및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 업체들이 적지 않은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로서는 내색할 순 없지만 싫지 않은 상황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19일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무부는 글로벌 반도체 제조업체들이 중국 화웨이에 대한 반도체 공급을 위해 미국산 반도체 제조 장비를 쓸 경우 미 당국으로부터 라이센스를 받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 미 상무부는 제3국 반도체 제조업체가 미국산 부품을 25% 이상 사용했을 때 요구하던 라이센스 기준을 10% 이상으로 더욱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할 전망이다.

이런 조치들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글로벌 시장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기준 208억 달러(약 25조원)어치의 반도체를 사들인 세계 3위의 ‘큰손’이다.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일자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국가 안보라는 이유로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무역을 하는 데 힘든 나라가 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중국의 기술굴기를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게 미국 조야의 일치된 생각이란 점에서 대중국 제재가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본다.

앞서 미국 뉴욕 연방 검찰이 13일 화웨이가 기업부패범죄처벌법(일명 리코법)을 위반했다며 16개 혐의를 적용해 추가기소한 것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연방 검찰은 화웨이가 오랜 기간 미국 기업의 영업비밀을 빼돌리고 지식재산권을 도용하려 했고, 제재 대상인 북한과 이란을 지원했다는 혐의를 적용했다.

리코법은 조직원의 범죄만으로도 조직의 전 재산을 미국 정부가 몰수할 수 있는 강력한 법이다. 연방 검찰의 기소 대상에는 화웨이 법인은 물론 창업주의 딸이자 재무책임자인 멍완저우 부회장도 포함됐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 압박에 가용 카드를 총동원하고 있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의 ‘매질’은 화웨이에 그치지 않고, 대만 파운드리 회사 TSMC에도 가해질 전망이다. TSMC의 전체 매출 가운데 약 10%를 화웨이의 반도체 설계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니혼게이자이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TSMC 고객사인 미국 기업들에게 대만 회사에 제조를 맡기는 것은 보안상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나타냈다. TSMC는 그간 애플·구글·퀄컴·인텔 등 미국 대기업을 고객으로 삼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할 수 있었다.

화웨이와 TSMC가 휘청이는 가운데 반사이익을 보게 될 쪽은 삼성전자다. 화웨이는 삼성전자가 생산한 메모리 반도체를 구매해 자사 제품에 탑재하고 있어 삼성의 주요 판매처다. 아울러 화웨이는 5G 통신장비·5G 스마트폰 등 차세대 먹거리를 두고 삼성과 경쟁하는 사이기도 하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를 5G시장에서 배제할수록 삼성이 차지할 수 있는 몫은 커진다.

퀄컴이 최근 5나노 기반 5G 모뎀 칩을 TSMC가 아닌 삼성전자에게 준 것도 미국발 제재의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5나노 기반 반도체는 파운드리 업계 2인자인 삼성과 1인자인 TSMC가 시장 점유율을 두고 경쟁하는 분야다. 이번 계약이 퀄컴 5G 칩의 일부만 따낸 것이라고 해도 삼성은 가장 앞서가는 반도체 업체라는 명성을 얻게 된다. 수주 소식을 보도했던 로이터 측은 “퀄컴 X60 모뎀 칩은 많은 모바일 기기에 채택될 것”이라며 “이번 수주는 삼성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해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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