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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길 급한 윤종원 기업은행장, 전무이사·자회사 CEO 인사는 언제쯤

갈 길 급한 윤종원 기업은행장, 전무이사·자회사 CEO 인사는 언제쯤

기사승인 2020. 02. 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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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종원 IBK기업은행장이 취임한 지 50일 가까이 됐지만, 아직 본인의 체제를 구축하지 못하고 있다. 은행 2인자 자리인 전무인사 인사가 연기되면서 임기가 만료된 자회사 최고경영자들도 교체하지 못했다.

주요 경영진의 인사가 늦어진 만큼 그의 올해 경영전략도 제때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최근 몇 년 간 실적 개선을 이뤄왔지만, 지난해에는 역성장했다.

올해는 저금리 기조에 중소기업 금융시장에 대한 경쟁도 심화되는 등 경영환경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을 본격 추진할 인물을 제때 배치하지 못하면서 올해 실적 전망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IBK기업은행은 20일 상반기 정기인사로 부행장 4명과 지역본부장급 4명을 포함해 2197명의 승진과 이동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인사는 지난달 3월 윤 행장 취임 이후 50여일만에 이뤄진 첫 번째 인사다. 윤 행장은 취임 당시 ‘공정과 포용, 성과와 실력’을 인사원칙으로 제시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인사의 핵심이었던 전무이사와 자회사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인사가 이뤄지지 않아 알맹이는 빠진 인사라는 평가다. 전무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하고 금융위원장이 승인해야 하는데, 아직 금융위원장의 승인이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윤 행장은 앞서 전무이사 후보로 김성태 IBK캐피탈 대표와 최현숙 기업은행 여신운영그룹장(부행장)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아직 인사 검증이 끝나지 않아 전무이사는 이번 인사에서 제외됐다.

전무이사 인사가 미뤄지면서 임기가 끝난 자회사 CEO에 대한 인사도 함께 연기됐다. 자회사 CEO는 전무이사 인사가 이뤄진 뒤 은행 부행장이나 자회사 부사장 중에서 인사가 이뤄진다. 현재 임기가 끝난 자회사 CEO는 김영규 IBK투자증권 사장·장주성 IBK연금보험 사장·시석중 IBK자산운용 사장·서형근 IBK시스템 사장 등 4명이다.

사업을 추진할 주요 경영진들에 대한 인사가 지연되면서 기업은행은 올해도 어려운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1조 6275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하지만 이는 전년 대비 8% 가량 줄어든 수치다. 기업은행은 최근 몇 년 간 지속해서 성장세를 이어갔지만 지난해는 뒷걸음질 쳤다.

게다가 올해는 경영환경이 더욱 불리해진 상황이다. 저금리 기조로 인해 이자수익이 줄어들 수밖에 없는데다, 신예대율 도입으로 시중은행들이 중소기업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은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22.6%로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향후 점유율이 줄어들 수 있는 위기 상황인 셈이다.

게다가 자회사들도 경영전략을 새로 수립하고 신사업 등을 추진해야 하는데, CEO 교체가 예정돼 있기 때문에 쉽지 않은 상황이다.

윤종원 행장 입장에서는 갈 길이 먼데 지지부진한 인사에 발목을 잡힌 셈이 됐다. 게다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지원이라는 본래 역할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윤 행장은 취임사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초일류 금융그룹으로 만들어가겠다”라며 “종합금융그룹으로 은행과 자회사의 시너지를 발휘하고, 해외진출을 통해 글로벌 금융영토를 확장해 나가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윤종원 체제가 아직 요원한 만큼, 은행장으로서 올해 데뷔 무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진 인사는 은행의 사업 방향이나 전략이 바뀔 수 있는 만큼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며 “기업은행 입장에선 인사가 지연되는 만큼 경영환경은 더욱 나빠질 수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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