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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전 미 NSC 보좌관 “카다피 몰락, 핵 포기와 관련성 없어”

볼턴 전 미 NSC 보좌관 “카다피 몰락, 핵 포기와 관련성 없어”

기사승인 2020. 02. 21.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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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턴 "카다피 핵포기와 아랍의 봄, 관련성 없어"
"핵 포기 7년 후 카다피 살해 당해...아랍의 봄, 아무도 예견 못해"
"카다피, 후세인 몰락 보고 핵무기 포기"
"북, 핵포기 결정 증거 전혀 없어"
김정은 볼턴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 밴더빌트대학의 학보사 ‘밴더빌트 허슬러’와 한 인터뷰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몰락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카다피 몰락과 핵 프로그램 포기와는 아무련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사진은 북한 노동신문이 2018년 6월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진행된 북·미 확대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볼턴 전 보좌관이 악수하는 사진을 다음 날 보도한 것./사진=연합뉴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북한 비핵화 방안으로서 ‘리비아 모델’의 유효성을 재차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미 테네시주 내슈빌 밴더빌트대학의 학보사 ‘밴더빌트 허슬러’와 한 인터뷰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의 몰락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했기 때문’이라는 주장에 대해 “사람들이 ‘아랍의 봄 이후 카다피가 자신의 국민에 의해 전복돼 살해됐다’며 ‘이는 그가 결코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말았어야 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며 “(하지만) 이는 전후·인과 관계의 오류를 보여주는 고전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2003년, 2004년엔 지구상 누구도 아랍의 봄을 예측하지 못했다”면서 “리비아와 카다피에 영향을 미친 아랍의 봄과 핵무기 포기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카다피가 핵무기를 포기하고 7년 후에 자신의 국민에게 살해당했다고 말을 합치는 사람들은 전혀 관련이 없는 두가지 역사적 사건을 혼란스럽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볼턴 전 보좌관 “카다피 몰락과 핵 프로그램 포기 사이 인과 관계 없어”

카다피의 몰락과 핵포기 사이에는 인과 관계가 없다는 것이다.

볼턴 전 보좌관은 재임 중 북한의 비핵화 방안에 대해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이라는 리비아 모델을 주창하며 북한의 반발을 샀다.

북한은 ‘리비아 모델’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체제 전복을 염두에 둔 것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여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지난해 9월 볼턴 전 보좌관을 경질한 후 “그가 김정은을 향해 리비아 모델을 언급한 것은 일종의 매우 큰 잘못을 한 것”이라며 “그것은 좋은 언급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카다피에게 일어난 일을 보라”면서 재차 “그것은 좋은 표현이 아니었다”며 “그것은 우리가 차질을 빚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볼턴 전 보좌관의 이날 언급은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반박 성격을 띠는 것으로 해석된다.

리비아는 2003년 3월 당시 지도자였던 카다피가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포기 의사를 밝히고 비핵화를 이행했지만 2011년 반정부 시위로 권좌에서 물러난 뒤 은신 도중 사살됐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인터뷰에서 리비아 모델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질문해줘 고맙다. 리비아 모델이 정말로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할 수 있게 됐다”며 운을 뗐다.

그는 이어 2003∼2004년 리비아의 핵포기 과정을 비교적 자세히 설명하면서 “카다피가 사담 후세인의 몰락을 보고 핵무기를 포기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던 게 매우 분명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협상의 진정한 돌파구는 우리가 사담 후세인을 이라크의 은신처에서 찾아낸 뒤에 이뤄졌다. 카다피가 ‘나도 저렇게 될 수 있다. 저런 일이 있기를 원치 않는다’고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이어 “북한은 30년이 다 돼가는 기간에 핵무기 포기의 전략적 결정을 했다는 증거를 한 조각도 보여주지 않았다”면서 “이란도 그런데, 믿을만한 이유를 갖게 되기까지는 그들이 할 수도 있는 어떤 약속을 준수할 것이라고 생각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미국이 리비아의 핵 프로그램에 접근해 관련 물품을 싣고 나온 뒤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 시설에서 해체한 것을 거론하면서는 “(오크리지에) 이란과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위한 공간이 많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핵이 미국과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동맹을 위험에 빠뜨리고 핵무기 판매 가능성으로 전 세계의 평화와 안보도 위협한다면서 “온건 정책은 실패했다. 일부가 대북 강경책이라고 부르는 입장을 취한 데 대해 사과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미 시사지 뉴스위크가 전직 한국 외교관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볼턴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한 데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반박한 두 “모든 행정부에서 대통령이 최고의 외교정책 결정권자”라며 “나머지가 하는 일은 그에게 조언하고 그의 지시를 실행하는 것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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