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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감독도 직면한 비극, 코로나19로 가족 몰사

영화감독도 직면한 비극, 코로나19로 가족 몰사

기사승인 2020. 02. 2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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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카이 사망 전 참담한 유언 남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창궐에 따른 비극이 중국 내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발원지인 후베이(湖北)성 우한(武漢)에서는 한 유명 영화감독 가족이 제대로 치료조차 받지 못하고 몰사하는 비극까지 발생했다. 이 상태로 가다가는 유사한 사건이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중국 언론의 21일 전언에 따르면 비극의 주인공들은 후베이영화제작소 샹인샹(像音像) 간부 겸 영화감독인 창카이(常凱)의 가족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부인과 함께 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춘제(春節·구정) 연후인 지난달 24일 평소대로 집에서 별 생각 없이 저녁 식사를 했다. 그러나 다음날 그의 아버지의 상태는 심각했다. 발열과 기침, 호흡 곤란 등 코로나19 증세를 보였다. 당연히 병원으로 향했으나 병상이 없었다. 결국 그의 부친은 집으로 돌아온 지 사흘만에 세상을 떠났다.

창카이
SNS에 떠도는 창카이의 유서 내용과 영정 사진. 코로나19의 창궐로 중국에 확산되고 있는 비극을 잘 대변하는 듯하다./제공=홍콩 밍바오(明報).
지난 2일에는 어머니마저 변변한 치료조차 받지 못한 채 남편의 뒤를 따랐다. 창카이 역시 예외는 아니었다. 14일 병원 근처에는 가보지도 못한 채 55세를 일기로 희생됐다. 그러나 그는 예술가답게 사망하기 직전 참담한 현실을 전하는 유서를 남겼다. “아버지를 모시고 여러 병원을 전전했다. 애원도 했다. 하지만 병상이 없어 환자를 못 받는다고 했다. 부모의 병간호를 한 지 며칠 만에 바이러스가 나와 아내의 몸을 삼켰다. 나는 최선을 다해 살았다. 내가 사랑한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에게 작별을 고한다”는 내용이었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배다른 누나인 그의 누나 류판(柳帆) 역시 우한의 우창(武昌)병원의 간호사로 환자 치료에 동분서주하다 감염돼 59세를 일기로 동생과 같은 날 사망했다. 부인이 그나마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 할 상황이 아닌가 보인다. 물론 치유돼 살아날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이 경우 그의 가족은 영국에 유학 중인 아들 외에는 남지 않게 된다.

현재 그의 가족의 비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해 전국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적지 않은 이들의 눈시울을 적시고 있다. 하지만 워낙 희생자들이 많아 곧 잊혀질 가능성이 높다. 그의 가족의 영혼을 위로하기 위해서라도 중국 보건 당국이 역병과의 이른바 ‘인민전쟁’에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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