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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에 계속 ‘딴지’ 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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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기생충’ 아카데미상 수상에 계속 ‘딴지’ 거는 이유는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기사승인 2020. 02. 22. 1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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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 "한국 기생충,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 이해 못해"
"한국, 무역으로 미국 때리고 '빌어먹을' 영화로 아카데미상 수상"
'미국 우선주의...방위비 분담금, 자동차 관세 등으로 한국 압박 해석
기생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이틀 연속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딴지’를 걸었다. 사진은 ‘기생충’ 공식 포스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 석상에서 이틀 연속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의 아카데미 작품상 수상에 ‘딴지’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유세에서 ‘기생충’에 대해 “그 영화는 한국에서 만들어진 것”이라며 “그들은 이제 그런 방식으로 한다. 나는 이해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생충’을 매개로 한국과의 통상문제를 끄집어내며 “여러분도 알다시피 그들은 무역과 관련해 우리를 죽이고 있다. 그러고 나서 그들은 무역에서 우리를 때리고 빌어먹을 영화로 아카데미 상을 탔다”고 주장했다.

그는 전날 콜로라도 스프링스 유세에서도 아카데미상 이야기를 꺼내면서 “수상작은 한국 영화였다. 도대체 뭐하자는 것이냐. 외국어 영화상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런 일이 일어난 적이 있었나”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1939년 제작된 미국 남부 지역을 배경으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1950년작인 ‘선셋 대로’를 언급하며 이런 미국 영화가 다시 오스카상을 수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70~80년 전 미국 영화를 거론하면서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석권에 ‘딴지’를 건 셈이다.

Election 2020 Trump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다./사진=라스베이거스 AP=연합뉴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주장의 연상선상에 있다. 특히 할리우드 전성기의 영화를 거론한 것은 대선을 앞두고 인종·세대·지역 등으로 편을 갈라 피아(彼我)를 명확히 하는 ‘분단(分斷) 전략’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은 자신에 대해 비판적인 미국 영화계에 대한 ‘앙금’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할리우드는 일반적으로 공화당보다 민주당에 우호적이지만 워싱턴의 ‘이단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그 비판 강도가 더욱 강하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의 통상 문제를 다시 거론한 것은 주목해야 할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3년의 성과를 홍보하면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단골 메뉴로 거론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을 계기로 통상 문제를 재거론한 것은 한국과의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자신의 주장대로 ‘5배 인상’이 수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한국산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등을 염두에 두고 한국를 압박할 것이라는 예고편 성격도 띤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한국계 등 아시아계 미국인 및 한류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미국인들의 반감을 살 것으로 보인다. ‘기생충’에 대한 비판이 ‘너무나’ 비논리적이기 때문이다.

기생충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부부 대변인은 10일(현지시간)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전날 제92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에서 4관왕을 차지한 것에 대해 트윗을 통해 축하하면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트위터에 올린 축하 글도 리트윗했다./사진=오테이거스 대변인 트위터 캡쳐
앞서 모건 오테이거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10일 트윗을 통해 ‘기생충’의 아카데미 4관왕을 축하하면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처음으로 외국어 영화가 작품상을 수상하는 것을 보게 돼 기쁘다(happy). 여러분은 네 개의 오스카상을 충분히 받을 만했다”며 ‘한류’ 해시태그와 함께 “한류가 확실히 도래했다”고 강조했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도 그 전날 트윗에서 “기생충과 봉준호 감독이 각본상·국제영화상·감독상을 비롯해 외국어 영화로는 처음 작품상까지 수상하며 오스카 4관왕을 차지했다! 놀랍다!”면서 “봉 감독님과 기생충 출연진 및 제작진, 대한민국 영화계에 축하를 드린다”고 말했다.

미 언론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뜬금없는’ 기생충 언급을 비판적으로 보도했다.

크리스 실리자 CNN방송 선임기자는 이날 ‘근본적으로 미국적이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기생충 비평’이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유권자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호소는 ‘우리는 미국이다, 우리가 최고다, 최고가 된 것에 대해 사과할 필요는 없다’는 발상에 기반하고 있다”며 “하지만, 그런 생각의 어두운 면은 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비전이 미국의 건국 원칙과 상충한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미국은 기본적으로 용광로이고, 다양성을 찬양하며, 언론의 자유와 다양한 관점을 장려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와 ‘선셋 대로’를 좋은 영화로 꼽은 것에 대해서도 “두 영화의 주인공은 백인이었고, 두 영화의 감독도 백인이었다. 트럼프가 위대하다고 생각하는 미국은 1940년~1950년대의 미국인가”라고 반문하면서 “두 영화가 보여준 미국은 백인에게만 좋았다”고 비판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기생충’을 미국에 배급한 ‘네온’의 대주주인 대니얼 프리드킨이야말로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 아카데미가 ‘간과한다(overlook)’고 비판한 바로 그 ‘미국인의 전형(all-American)’에 해당한다고 꼬집었다.

‘기생충’의 수상으로 큰 수익이 예상되는 인물이 다름 아닌 텍사스 출신의 미국인 거부라는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WP는 그가 일본 도요타의 미국 내 판매 법인을 갖고 있으며 법인 본사도 서울이나 할리우드가 아닌 휴스턴 서부지역 끝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반대로 말하자면 이 텍사스 남성과 도요타 툰드라 없이는 ‘기생충’의 ‘대세를 바꾼 순간’도 없었다는 것이라는 점에서 “프리드킨과 ‘기생충’의 연결고리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가장 글로벌한 부분조차 미국 내에 뿌리를 두는 현실을 보여준다고 WP는 강조했다.

아울러 릭 페리 에너지장관이 텍사스주 주지사로 있던 시절 프리드킨이 텍사스공원·야생위원회(TPWC) 위원장을 두차례나 역임했다며 ”프리드킨이 텍사스주 공화당과 관련이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더욱 아이러니하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당선 뒤 페리 주지사를 에너지부 장관으로 발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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