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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또’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 갈등에 민간분양 ‘하세월’

‘로또’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가 갈등에 민간분양 ‘하세월’

기사승인 2020. 02. 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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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 입지 S6블록 분양가 놓고 대우건설-과천시 갈등
과천시 시세 절반 분양가에 '로또분양' 양산 지적
일반분양 기다리는 무주택자들 전세가 급등까지 겹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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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무주택자들의 ‘희망’인 경기도 과천지식정보타운의 첫 분양이 21일 시작됐지만 민간분양 단지 일정이 ‘무기한’ 미뤄지면서 청약 실수요자들의 허탈감이 커지고 있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과천시 갈현동·문원동 일원 총 22만3599㎡ 규모의 공공택지를 공공임대 및 민간참여형 공공분양, 일반분양으로 나눠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대우건설, 태영건설, 금호산업 등이 시행을 맡아 8433가구를 공급한다. 사업비는 총 1조6840억원이다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첫 공급되는 ‘과천제이드자이’(S9)는 GS건설이 시공하는 민간참여 공공분양 아파트다. 총 647가구 중 특별분양분이 80%로 일반분양 물량은 130가구뿐이다. 이에 청약 실수요자들은 비교적 물량이 많은 일반분양에 희망을 걸고 있지만 이 마저도 일정이 기약이 없는 상황이다. 총 12개 구역 중 일반분양은 S1,2,4,5,6 5개 구역으로 이 중 대우건설이 2구역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구역을 LH로부터 분양받았다. 특히 S6구역 ‘과천 푸르지오 벨라르테’는 지난해 7월 공급 예정이었지만 분양가 책정과정에서 과천시와 조율이 안 되면서 사업이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7월 과천시에 3.3㎡당 2508만원에 심사를 신청했으나 과천시 분양가심의위원회는 2206만원에 의결했다. 대우건설은 사업성을 강조하며 재심의를 요청했지만 과천시는 지난해 11월 결국 기각했다. 대우건설은 대토지주 지분이 51%에 달하고 태영건설, 금호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진행해 분양가를 더 낮추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변 시세보다 이미 70%나 더 낮은 분양가”라며 “무엇보다 손해가 뻔히 나는 것을 아는데 컨소시엄 회사들과 토지주들에게 손실을 강요할 수 없는 노릇 아니냐”고 말했다.

KB부동산 시세통계 과천시 아파트값(1월 기준)을 보면 현재 평균 3.3㎡당 4458만원으로, 과천시가 제시한 분양가보다 2배 이상이다. ‘래미안 센트럴스위트’(과천주공 7-2재건축) 전용 59㎡는 지난해 14억(17층)에 실거래가 이뤄졌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S6블록 외에 S1,4,5도 공급해야 하는데 첫 사업지를 주변 시세보다 너무 낮춰버리면 다른 구역에도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며 “그렇게 되면 대토지주들 반발도 커지고 전체 사업성에 타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과천시가 공공택지 분양을 위해 ‘분양가 후려치기’로 결국 ‘로또분양’만 양산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과천시 입장에선 공공택지를 저렴하게 무주택자들에게 공급하고자 하는 게 맞지만 주변 시세보다 너무 분양가가 떨어져버리면 투자수요가 몰리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며 “실수요자 입장에선 신규 아파트를 비교적 주변보다 싸게 얻을 수 있으니 좋지만 로또분양을 향한 경쟁은 그만큼 더 세지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과천지식정보타운 분양을 받기 위해 전세로 거주하는 무주택자들이 상당하다. 2년 넘게 기다린 무주택자들의 경우 전세가가 급등해 전세 구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과천시 전세가는 지난해 7월부터 상승전환해 8월에는 3% 이상 오른 이후 올 1월까지 계속 상승하고 있다.

과천시 부동산중개업 관계자는 “거주지역 우선분양요건 때문에 전입한 무주택자가 늘어났는데 일반분양이 ‘하세월’이라 전세 물량이 부족해지면서 전세가도 뛰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 때문에 12·16 대책에 거주지 우선 분양 요건을 1년 거주에서 2년 거주로 강화했지만 이 역시도 1년이 안 된 무주택자의 경우 1순위에 밀려 이래저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 무주택자들은 일반분양이 적은 공공분양보다 민간분양을 기다리고 있는데 분양일정을 마냥 기다리게 할 수 없다”며 “과천시가 책임지고 분양가 책정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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