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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숨지고 네살배기까지 확진됐는데”…대구시민들, 무능 행정에 분통

“시민 숨지고 네살배기까지 확진됐는데”…대구시민들, 무능 행정에 분통

기사승인 2020. 02. 2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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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학조사관 단 1명 그 조차도 무자격
권영진 시장, 안일한 초기대응 도마위
박원순·이재명 적극적 대응과 대조
대구 명물 서문시장 방역<YONHAP NO-2209>
23일 오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임시휴업을 한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상가연합회 관계자들이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연합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대구에서도 나오고 네살배기 어린이집 원생이 감염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대구시의 무능한 방역행정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권영진 대구시장의 코로나19의 대처가 다른 광역시 단체장보다 미흡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공권력’을 이용하겠다는 밝혔고, 이재명 경지도지사도 신천지 예배당·활동 구역은 ‘모조리 신고하라’고 강력히 경고하며 적극 대응한 반면 권 대구시장은 주도적으로 이렇다 할 강력한 대책을 내놓지 못해 결국 대구가 코로나19 전파지역이라는 인식을 온 국민이 갖도록 했다는 것이다.

대구 확진자는 23일 현재 302명이다. 300명을 넘어선 것은 지난 18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닷새 만이다. 대구지역 확진자 중 158명은 입원 치료 중이고 나머지 144명은 순차적으로 입원 조치될 예정이다.

권 시장은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통화를 하며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해 “대구시가 감당할 범위를 넘어섰다”며 중앙정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권 시장은 또 23일 기자회견을 통해 “코로나 19는 ‘대구 폐렴’도 아닌 ‘코로나19’이며 확진자들은 대구를 여행한 분들이 아니라 신천지 대구교회의 예배나 신도들의 행사에 참석한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초기 대응이 너무 늦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 개정된 법률에 따라 광역지자체는 역학조사관을 2명 이상 두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광역지자체인 대구시는 1명뿐이었다. 그것도 의사 면허가 없는 시청 공무원에게 임시로 역학 조사를 맡기고 있었다.

반면 메르스 사태 이후 선제적 대응을 해온 경기도는 최근 5배 가까이 증원했다.

경기도는 기존 6명에 지난달 29일 민간 역학조사관을 6명 충원했다. 이어 지난 14일 공중보건의 12명과 민간전문의 4명을 충원해 모두 28명으로 늘렸다.

또 대구의 첫 확진환자가 지난 9일과 16일 오전에 예배를 본 신천지 대구교회에서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왔지만, 예배 참석자 가운데 일부만 검사 대상에 포함시켜 안일하게 판단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권 시장의 대처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 하고 있다.

서울에 소재 대학생 이모씨(21)는 “개학을 앞두고 고향 대구에서 올라왔는데 같이 하숙하는 학생들이 ‘코로나 감염확인은 받고 왔냐’ ‘대구가 봉쇄된 것 아니였냐’고 물어 자괴감이 든다”며 “은근히 나를 멀리하는 지인들을 보니 처음으로 대구사람이라는 것이 싫었다”고 말했다.

남구에 사는 한 주부는 “감염자 한 명 없는 청정구역이었다가 하루아침에 위험지역 된 것도 두려운데 대놓고 바이러스 취급하니까 억울하고 화가 난다”며 “이렇게까지 상황이 심각한데 최선을 다해 막겠다는 같은 소리만 반복하는 권 시장은 도대체 뭘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네이버 아이디 ever****는 “대구시가 신청사 건축비에 3000억원을 편성해 예산이 없는 것”이라며 “법정 역학조사관 2명조차 채울 돈이 없어 중앙정부의 지원만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해 사설 방역 관련 업체 관계자는 “첫 확진자가 교회예배에 간 사실 확인했을때 늑장대응보다는 과잉대응이 낫다는 생각을 가지고 ‘심각단계’를 선언해 강력한 방역대책을 했어야 한다”며 “권 시장은 앞선 방역이 아닌 뒷북치는 방역을 한 꼴”이라고 혀를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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