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취재뒷담화]KCGI의 패착될라…조현아 리스크

[취재뒷담화]KCGI의 패착될라…조현아 리스크

기사승인 2020. 02. 25. 06: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KCGI,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
강성부 KCGI 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글래드 호텔에서 열린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송의주 기자songuijoo@
한진그룹 기업 이미지 실추에 가장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이제는 대주주일가의 일탈을 문제 삼고 한진그룹 경영 쇄신을 내세워 왔던 KCGI에게 최대 약점이 되고 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이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에 참여하면서 이런 지적이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입니다.

KCGI가 조 전 부사장과 손을 잡기 전까지만 해도 KCGI는 1년 넘게 한진그룹 경영실패의 원인이 한진가에 있다는 점을 부각하며 재무 불안과 경영 비효율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습니다. 그러다 조 전 부사장이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 반기를 들며 가족 간 분쟁이 일어났고, 종국에는 KCGI 스스로 그렇게 힐난하던 조 전 부사장의 손을 잡았습니다.

KCGI 입장에서는 단독으로 보유한 한진칼 지분 17.29%로는 조 회장과 조 회장 우군이 보유한 32.44%라는 지분율을 넘어설 수 없었던 만큼 주주연합이 절실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럼에도 조 전 부사장과의 연합은 KCGI에게 부담스러운 상황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KCGI의 행보에 지지를 보냈던 주주들 가운데 일부는 조 전 부사장의 등판에 달갑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죠. 그동안 맞아 떨어졌던 한진가 갑질과 일탈행동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던 주주들의 생각과 그룹 경영쇄신을 내세워온 KCGI 전략 사이에 보이지 않는 틈이 만들어진 셈입니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주주연합을 결성할 당시 계약으로 조 전 부사장의 이사회 불참을 확답 받았고, 이번 주총에서 변경하려는 한진칼 정관으로 조 전 부사장이 이사회에 참여할 여지는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에 대해 한진그룹은 조 전 부사장의 경우 항공보안법·관세법·출입국관리법에 따른 유죄판결을 받았고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돼 있지만 주주연합은 오로지 배임·횡령죄에 대해서만 명시했다며 조 전 부사장의 경영 복귀는 시간문제라고 반박하는 모양새입니다. 조 전 부사장을 보호하던 한진그룹이 조 전 부사장을 공격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이 벌어진 것입니다.

일각에서는 주주연합이 주장하는 항공사의 플랫폼화 전략이 조 전 부사장의 복귀를 암시하는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주주연합은 한진그룹이 독립된 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를 비롯해 사업전반의 변화를 위해 사물인터넷·가상현실 등 4차산업 기술을 기반으로 관광·숙박 등 여행과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플랫폼화된 사업 체제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조 전 부사장의 전문 분야인 호텔분야가 연관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죠.

이런 모든 것을 의식해서인지 주주연합은 조 전 부사장과의 관계에 대해 일정 거리를 유지하는 모습입니다. 조 전 부사장을 전면에 내세우기 보다는 그저 6.49%의 지분을 보탠 대주주 가운데 한명으로 설명하려 하고 있습니다. 강 대표가 주주연합을 ‘조현아 연합’이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도 이런 의미일 것입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조 전 부사장의 합류로 한진그룹 정상화를 주장하는 KCGI의 논리는 희석됐다는 점입니다. 조 전 부사장이 KCGI에게 ‘계륵’ 같은 존재가 된 거라는 말도 있습니다. 과거와 달리 공수가 변경됐지만 조 전 부사장에 대한 논란은 예전처럼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조 전 부사장과의 연합이 KCGI의 ‘패착’이 될지 ‘신의 한 수’가 될지는 3월 주총에서 판가름 날 듯합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