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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 독주 속 자산운용사 양극화 심화…10곳 중 3곳 ‘적자’

미래에셋 독주 속 자산운용사 양극화 심화…10곳 중 3곳 ‘적자’

기사승인 2020. 03.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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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220곳 중 72개사 마이너스
ETF 덕 본 미래에셋 1383억 선두
설립요건 완화 5년새 기업수 3배↑
당국, 자본금 7억 미달 퇴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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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운용업계의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해 나홀로 당기순익이 큰 폭으로 증가하며 순익 1위 자리를 굳혔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비즈니스 등 해외사업 실적 상승이 주효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을 비롯한 순익 상위 10위권이 벌어들인 이익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결산 자산운용사 10곳 중 3곳은 적자였다. 증권 등 금융그룹 계열 대형 자산운용사는 자본을 기반으로 투자 여력을 확대해 순이익을 늘리는 반면 중소형사들은 자력으로 승부해야 한다.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환매 사태로 불거진 투심 악화와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로 존폐기로에 섰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결산 자산운용사 220곳 중 72개 회사가 적자를 기록했다. 10곳 중 3곳이 마이너스 성장을 한 셈이다. 반면 대형사를 중심으로 한 10개사의 순익은 약 4400억원 규모로 전체의 54% 가량을 차지했다.

운용사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당기순이익으로 1383억9400만원을 내 선두를 차지했다. 운용자산(105조원)은 삼성자산운용(250조원)에 이어 2위지만, 순익은 2.5배다.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이 실적을 견인했다. 미래에셋타이거반도체 ETF는 작년 말 기준 1년 수익률이 54.79%로 국내 주식형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상장 ETF 450개 중 타이거 ETF는 123개로 업계 최다를 기록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538억원)은 2위를 기록했다. 운용규모는 크지 않지만 부동산 투자에 특화한 삼성에스알에이자산운용(467억원), KB자산운용(455억원), 한국투자신탁운용(404억원), 이지스자산운용(283억원), 신한비엔피파리바자산운용(234억원),엔에이치아문디자산운용(217억원) 등 순이었다. 주로 증권 등이 포함된 금융그룹에 속한 계열사가 순익도 상위권이었다.

반면 220곳 중 72곳은 당기순손실을 냈다. 우리글로벌자산운용(-33억4603만원), 스틱얼터너티브자산운용(-28억4045만원),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20억8669만원), 라살자산운용(-20억4533만원), 제이비자산운용(-19억1590만원) 등이 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운용사는 최고 7조원, 최저 4200억원대 자산을 굴린다. 대규모 환매 사태를 빚은 라임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은 4조3500억원으로, -13억50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는 진입 규제 완화 이후 신규 자산운용사가 지속적으로 진입하면서 내실도 악화됐다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5년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전문사모펀드 운용사 설립 요건을 인가제에서 등록제로 변경하고, 자본금도 6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낮췄다. 2015년 79개였던 자산운용사는 292개로 3.7배 증가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자본금 유지 조건인 7억원에 미달하는 부실 운용사를 패스트트랙으로 퇴출할 수 있는 등록말소 제도를 도입기로 했다. 여기에 지난해 DLF(파생결합펀드)·라임펀드 사태가 잇따라 터지면서 사모펀드 시장은 물론 공모펀드 시장마저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일각에선 운용업계 구조조정 가능성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자본시장은 규모의 경제가 작용하는 만큼 양극화 현상이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올해는 특히 일부 운용사들의 불법 행위로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더 힘든 상황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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