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e60a93bee2b1 | 0 | 청와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4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고 이에 문 대통령이 5일 답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4일 남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위로의 친서를 문재인 대통령에게 보내왔다. 이에 문 대통령도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5일 보냈다. 김 위원장이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1부부장이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청와대를 비난한 바로 다음날인 4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윤도한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5일 “김 위원장이 어제(4일)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내왔다”며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우리 국민에게 위로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반드시 이겨낼 것으로 믿는다. 남녘 동포의 소중한 건강이 지켜지기를 빌겠다’는 언급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하며 마음 뿐일 수밖에 없는 상황에 대해 안타까운 심정을 표했다고 윤 수석은 전했다.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이 코로나19를 반드시 극복할 수 있도록 조용히 응원하겠다’며 문 대통령에 대한 변함없는 우의와 신뢰를 보냈다”고 설명했다.
또 윤 수석은 “김 위원장은 특히 친서에서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에 대해 진솔한 소회와 입장도 밝혔다”며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해 감사의 뜻을 담은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오늘 보냈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는 남북 정상이 주고 받은 친서의 자세한 내용과 전달 방식 등을 밝히는 것은 외교상 관례에 맞지 않다며 구체적인 내용에는 말을 아꼈다.
◇남북 정상 올해 첫 친서 교환…남북관계 영향 주목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은 올해 들어 처음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모친상을 당한 문 대통령 앞으로 친서 형식의 조의문을 보냈고, 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앞두고 김 위원장을 초청하는 친서를 보냈다.
문 대통령이 올해 초부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을 위한 남북협력 사업 추진을 언급했고 지난 3·1절 기념사에서 남북간 보건협력을 제안한 만큼 이번 친서 교환이 향후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 친서 배경에 관심 집중…전문가들 코로나19 이후 관계개선 전망
북한이 군사도발을 하고 청와대를 원색적으로 비난 한 다음날 최고지도자인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자신들이 자위권 차원에서 한 군사훈련 부분에 대해서는 분명한 입장을 밝힐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김 부부장은 담화를 통해 이를 분명히 한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남북과 북·미 관계까지 고려해 친서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김 위원장이 친서를 통해 향후 남북 협력의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으로 봐야 한다”며 “이번 남북 정상간 친서교환이 남북관계에 윤활유 역할을해 당장은 아니더라도 향후 남북관계를 풀어가는 데 청신호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얼핏 보기에는 김 부부장의 대남 비난 담화와 김 위원장의 코로나19 관련 위로 친서의 내용이 모순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며 “김 부부장은 남측도 군사훈련을 하면서 북한의 군사훈련에 대해 청와대가 ‘가타부타’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했을 뿐이지 남북대화를 하지 않겠다고 천명한 것도 아니고 문 대통령을 직접 비난한 것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정 센터장은 “김 위원장은 김 부부장의 담화와 별개로 문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냄으로써 남북 대화와 협력의 점진적 재개 의사를 비쳤다고 해석할 수 있다”며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남북 보건 및 관광협력을 위한 대화 분위기 조성 차원에서 친서를 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 센터장은 “그러므로 만약 한국정부가 국내에서의 코로나19 대응에 차질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적절한 시기에 북한에게 실질적인 보건의료지원과 협력을 제공할 수 있다면 남북대화가 자연스럽게 재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