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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례식장서 숙식...대구·경북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근무여건 ‘열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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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시영 의학전문기자

승인 : 2020. 03. 09. 13:27

간호협
경북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 숙소로 쓰이고 있는 장례식장 모습. 간호사들은 이곳에서 숙식하며 코로나19 확진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대한간호협회
중국 우한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창궐한 대구·경북의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의 근무여건이 처참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간호협회(간호협)는 경북 지역의 코로나19 전담병원을 직접 살펴본 결과, 감염예방 장비가 상당수 부족해 간호사들이 감염위험에 노출됐을 뿐 아니라 식사와 휴식 공간 역시 열악한 수준으로 드러났다고 9일 밝혔다.

간호협이 지난 6일 현장점검한 결과, 감염예방 장비가 부족하여 간호사들이 감염의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북 소재 코로나19 전담병원인 A병원은 지난 7일 이전까지 이동식 음압기가 설치된 병실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간호협은 정부에 해당 병원의 이동식 음압기 설치를 건의했고, 지난 7일자로 10대가 긴급 설치됐지만 추가 설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외에도 방호복, 체온계, 혈압계, 전동식호흡장치(PAPR) 등도 부족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상당수 코로나19 전담병원 간호사들에 따르면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시간이 3~4시간인 경우가 허다하다. 방호복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더 입고 확진환자를 돌보기 위해서라고 간호협은 전했다.

B병원 간호사는 “격리병동 근무 중 가끔 방호복이 찢어질 때가 있다”며 “그럴 경우 서둘러 병동 밖으로 나오긴 하지만 감염에 대한 공포보다 근무가 끝나지 않았는데 많지 않은 방호복을 또 한 벌 갈아입어야 한다는 미안함이 더 크다”고 털어놨다. 이 간호사는 “체온계는 종류를 떠나 무조건 부족한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전동식호흡장치(PAPR)가 있으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간호사들의 휴게 및 휴식 공간 역시 열악한 상황이다. 경북 C병원 간호사는 “장례식장은 현장 간호사들의 기숙사나 다름없다”면서 “손으로 속옷과 양말 등을 빨아 장례식장 테이블에서 말리는 등 불편함이 많지만 동료 간호사들과 함께 있어서 위안이 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간호사는 “그나마 장례식장은 방바닥이라 낫다. 현재 운영하지 않는 내시경실이나 산부인과 등을 숙소로 이용하는 곳도 있다”고 토로했다.

확진 환자의 입원이 장기화되면서 격리병동 간호사들의 잡무도 함께 증가하고 있어 가뜩이나 부족한 간호사 인력에 어려움을 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간호협은 지적했다.

경북 소재 D병원 간호사는 “격리병동에 투입된 간호사는 기본적 간호는 물론 식사와 화장실 청소 등 환자의 모든 것을 돌봐야 한다”며 “최근에는 입원 기간이 길어지면서 휴대폰으로 과일과 영양제, 과자, 완제된 음식 등을 비롯해 마스크팩 등을 주문하는 확진환자의 택배까지 떠맡고 있다”고 말했다.

간호협은 코로나19 전담병원 방문을 통해 드러난 간호사 지원방안을 보건당국과 지자체 등에 전달하고 결과를 모니터링하는 등 현장 간호사 근무여건 개선에 총력을 지속할 방침이다.

신경림 대한간호협회 회장은 “격리병동에서 확진환자와 24시간 함께 있는 의료인은 간호사”라며 “정부와 지자체는 잠도 못자고 식사도 제대로 못먹고 오로지 환자 간호에만 매달리는 간호사들에게 제대로 된 감염 예방 장비, 식사, 휴식 공간을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시영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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