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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불어민주당, 꼼수 멈추고 正道 걸어야

[사설] 더불어민주당, 꼼수 멈추고 正道 걸어야

기사승인 2020. 03. 1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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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권 쥐려는 정개연합 버리고
지분요구 않는 무명당과 비례연합
차라리 자체 비례후보 공천으로
정책 광고도 하고 TV토론도 해
깜깜이 선거 막는게 올바른 길
더불어민주당이 4·15 총선용 비례정당을 만들며 선거법 개악 공신인 녹색당·미래당·민중당 등을 버리고 이름도 생소한 단체인 ‘더불어시민당’과 공조하기로 했다. ‘더불어시민당’은 기본소득당·시대전환·가자평화당·평화인권당이 뭉친 비례연합 플랫폼이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수호 촛불집회를 주도한 친문 ‘개싸움운동본부’(개국본)가 주축이다.

민주당은 미래통합당의 비례정당을 향해 “가짜정당”이라며 맹공을 펴다 비밀 ‘5인 회동’을 통해 비례정당의 불을 지폈다. 이후 비례정당 명분을 찾다가 권리당원 74%의 찬성으로 정치개혁연합에 참여하기로 했었다. 통합당의 잘못을 바로잡는 게 목적이라고 했는데 사실은 정의당 등 참여 정당에 주도권을 빼앗길 것을 우려해 말을 갈아탔다는 시각이 많다.

주목할 것은 민주당이 갈아타는 ‘더불어시민당’은 민주당을 제외하면 의석이 하나도 없다는 점이다. 정치개혁연합의 민중당이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 석방을 요구하고, 녹색당이 성 소수자를 공천해 이들과 선을 그었다는 게 민주당 관계자의 말이다. 이와 달리 민중당·녹색당이 비례대표 앞 번호를 요구하자 말 잘 듣는 무명 단체와 손을 잡은 것으로 보는 게 맞을 것이다.

집권 여당이 선거법 개악과 공수처법 통과에 공조했던 정당을 버리고 친문 세력에게 올라타려는 것은 총선에서 비례의석을 하나라도 더 얻어내기 위한 고육지책일 것이다.

하지만 이는 ‘꼼수 중의 꼼수’라는 비판을 받을 뿐이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최근 민주당이 ‘더불어시민당’과 손잡은 것을 두고 “개싸움비례당”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얼마나 아픈 말인가.

민주당의 모습은 집권 여당의 모습이라고 보기에 너무 안타깝다. 소위 1+4 연합체로 정의당·미래당 등을 끌어들여 선거 전문가들도 알 수 없는 최악 선거법을 만들 때가 엊그제 아닌가. 잉크도 마르기 전에 총선 유불리를 따져 협력했던 정당들을 ‘토사구팽’하는 것은 정치도리가 아니다. 약자에게 미끼를 던져 이용해먹는다는 소리를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민주당이 지금처럼 머리를 굴리고, 꼼수를 부릴수록 총선은 복잡해지고, 국민은 혼란스러워 할 것이다. 민주당이 국정을 선도하는 정당이라면 이제 얄팍한 처신을 해선 안 된다.

군소정당이 의석을 하나라도 얻기 위해 꼼수를 쓴다면 몰라도 집권당의 이런 모습은 ‘맹목적’ 지지층 빼고는 국민적 공감대를 얻을 수 없다. 민주당은 집권당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비례정당 가운데 또 관심을 끄는 것은 열린민주당이다. 정봉주 전 민주당 의원과 손혜원 무소속 의원이 주축인데 최강욱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주진형 전 한화투자증권 대표이사 등이 후보다. 정봉주·손혜원도 뿌리가 민주당이라 열린민주당도 결국은 민주당의 그늘에 있다고 봐야 한다. 열린민주당이 몇 석을 얻을지, 총선 후 민주당에 합류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공천 탈락자들이 무소속 출마하면 영구제명을 해야 한다고 했다. 무소속 당선 후 당으로 돌아오는 것을 막겠다는 것이다. 이 대표 자신도 공천 탈락에 반발, 무소속으로 세종에서 당선돼 복당한 일이 있다. 나는 되고 다른 사람은 안 된다는 생각에서 한국당의 비례정당을 공격하고, 민주당이 멋대로 비례정당을 갈아타는 게 아닌지 스스로 돌아봐야 한다.

민주당은 ‘내로남불’과 ‘꼼수’에서 손을 떼고 선거제도를 바로 세워야 한다. 개악된 선거법을 폐기하는 게 가장 좋지만, 시간이 없기 때문에 비례대표라도 내서 TV 정당토론 등 선거운동이 가능하게 해야 한다. 통합당도 마찬가지다. 국회의원을 뽑고, 정권을 중간 평가하는 총선인데, 이대로 제1당과 제2당이 정당 광고도 하지 못하고 TV정당토론에도 참여하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주요 정당의 정책과 인물을 어떻게 평가하라는 것인가. 깜깜이 선거가 될까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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