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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17세 소년 사망 놓고 방대본·영남대병원 신경전

대구 17세 소년 사망 놓고 방대본·영남대병원 신경전

기사승인 2020. 03. 20.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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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아닌 다른 열병 환자 역차별 시정돼야
감염병예방(손씻기,_기침예절)_포스터
대구에서 폐렴 증세로 17세 소년 사망원인을 놓고 방역당국와 영남대병원간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소년의 사망 원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의한 폐렴이 아닌 것으로 최종 판정나면서 사인을 놓고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로선 부검만이 사망원인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지만, 가족은 원치 않아 미궁으로 남게 됐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방대본은 19일 오전 진단검사관리위원회를 열고 전날 사망한 17세 소년에 대해 ‘코로나19 음성’으로 최종 판정했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실험실 오염 등 영남대병원의 검사상 오류 때문에 전날 마지막 검사에서 ‘미결정’ 반응이 나왔다.

질병관리본부는 영남대병원에서 17세 사망자의 호흡기 세척물, 혈청, 소변 등 검체를 인계받아 재분석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서울대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 동일검체를 의뢰해 교차 검사를 실시한 결과 모든 시험기관의 모든 검체 검사에서 코로나19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소년의 정확한 사인은 확인하지 못했다고 방대본은 덧붙였다.

소년의 사망원인 확인과정에서 방대본이 영남대병원의 실험실 오류 가능성 등을 언급하자 병원장이 나서서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김성호 병원장은 “일부 오염이 보인다고 해서 모든 걸 오염이라고 단정 짓는 건 성급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소년의 사망원인이 코로나19에서 일반 폐렴으로 변경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최초 사망진단서 직접 사인은 ‘코로나 폐렴에 의한 급성호흡부전’이었지만, 방대본의 교차검사 결과 음성으로 확인되면서 사망진단서를 일반 폐렴으로 재작성했다.

의료계에서도 소년의 사망원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이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면 다른 세균이나 바이러스 감염 가능성을 고려해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혈액배양이나 호흡기검체에서 다른 세균 나오거나 바이러스검사 양성이 나오면 그것으로 진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기관기능이 코로나19 검사에 집중되면서 다른 열병환자들의 역차별 문제도 불거지고 있다. 17세 소년 사망자도 열이 41도에 달했지만 코로나19검사에서 음성이라 제대로 된 치료조차 받지 못했고, 심지어 집으로 돌려보내져 논란이 일었다.

김 교수는 “코로나19로 원내감염이 될 경우 막대한 피해가 있다보니 의료기관들이 상당히 방어적으로 하고 있다”며 “(이 때문에)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열병 환자들이 제대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의료시스템도 신경써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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