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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기획-7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② 코로나19로 변한 투자환경…국민연금의 선택은

[국민연금 기획-700조를 움직이는 사람들]② 코로나19로 변한 투자환경…국민연금의 선택은

기사승인 2020. 03.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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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쇼크로 공격적 운용 고심
2008년 금융위기 대응 참고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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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무중. 전 세계를 덮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으로 어떤 예측도 허용치 않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지금의 글로벌 투자환경은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안개 속에 빠졌다.

최근 들어 조금씩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내를 포함한 전세계 증시는 코로나19 확산 공포로 연초대비 큰 폭의 급락세를 보였다. 이달초까지만 해도 2100에 근접했던 코스피의 경우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8500명선을 넘어섰던 지난 19일 1457.64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737조원에 달할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굴리는 기금운용본부의 투자방향도 오리무중에 처하긴 마찬가지다. 지난해 11.33%라는 기금운용본부 설립 이후 최대 수익률을 견인했던 해외투자 중심의 공격적 운용 방침을 올해도 유지해야 할 지 고민스럽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은 본격화된 저금리 시대와 국내시장에서의 투자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보다 공격적인 방향으로 투자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다. 2009년 당시만 해도 77.5%로 절대다수를 차지했던 채권투자 비중이 10년만인 지난해 48.0%로 낮아졌고 주식투자와 대체투자 비중은 같은 기간 17.8%에서 40.6%, 4.5%에서 11.5%로 각각 높아졌다.

지난해 국민연금 수익률이 11.3%에 이른 것은 미·중 무역분쟁, 일본의 수출규제 등 불확실성이 제기되는 가운데에서도 미국 등 글로벌 주요 국가의 기준금리 인하와 경기부양 노력으로 투자비중을 늘렸던 글로벌 증시가 강세를 보인데 따른 영향이 컸다. 특히 해외주식 수익률은 지난해 말 미국과 중국 간의 1단계 무역합의 타결 소식에 글로벌 증시가 일제히 상승세를 돌아선 덕을 톡톡히 봤다.

실제로 국민연금의 지난해 해외투자 성과는 주식·채권부문 모두 국내의 그것을 압도했다.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해외주식 수익률은 30.63%로 국내주식 운용성과(12.58%)보다 2.5배가량 높았다. 해외채권 수익률 역시 국내채권(3.61%)보다 약 2.5배 높은 11.85%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연금은 올해도 해외투자 비중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국민연금의 올해 투자패턴에 변화가 불가피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한국과 달리 미국, 유럽 등에서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격히 늘고 있는 지금의 위기 상황이 얼마나 지속될지 전혀 예측불가”라며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와 같은 해외투자 중심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지속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리먼브러더스 파산을 계기로 촉발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국민연금이 보여줬던 행보가 올해 투자 변화를 가늠해볼 참고사항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레 밝혔다. 당시 국민연금은 해외채권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진 글로벌 증시 상황에 대비한 바 있다.

국민연금 측도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크게 부인하지 않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세로 국내외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역사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며 “이 같은 시장 변화에 단기적으로 반응하기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성과를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국민연금은 2008년 금융위기 당시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바 있으나 그 이듬해인 2009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거두며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경험이 있다”며 “기금의 장기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수익 극대화를 위한 투자다변화를 실천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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