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CJ ENM은 지난 27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OTT 서비스 티빙의 물적 분할 및 신설회사 설립을 승인했다. 분할 기일은 6월 1일로 사실상 JTBC와의 합작법인 설립하기 위함이다. 양사는 지난해 9월 통합 OTT 서비스 출시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합작회사(JV) 설립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합작법인은 올 상반기 중 출범을 목표로 현재 계약 내용을 조율 중이다.
티빙 OTT 연합군이 본격적으로 출격하는 와중 지상파 OTT 연합군과의 콘텐츠 수급을 둘러싼 숨 가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SK텔레콤과 지상파3사(KBS·MBC·SBS)가 연합한 지상파 연합군인 ‘웨이브(WAVVEE)’에서는 지난 1월 31일부로 JTBC 콘텐츠 공급이 중단됐다. JTBC와 CJENM이 국내 콘텐츠 최강자로 불리는 만큼 웨이브에게는 치명타일 수 밖에 없다. 웨이브 관계자는 “티빙에 참여하기 위해 경쟁 OTT 배제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웨이브는 자체 콘텐츠 확보 등에 총 3000억원을 투자, 2023년까지 매출 5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티빙 연합군에 KT나 LG유플러스 등 국내 통신사가 참여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CJ ENM은 이들과 수차례 협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사 또한 외부 제휴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KT ‘시즌’과 LG유플러스 ‘U+모바일’에서는 CJ ENM과 JTBC 콘텐츠가 공급되고 있다. 특히 시즌은 CJ ENM이 배급을 맡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을 독점 제공 중이다.
또 CJ ENM의 자회사 ‘스튜디오드래곤’과 넷플릭스 간 지분 동맹 등을 고려했을 때 티빙 OTT 연합군은 넷플릭스와 협력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다만, 넷플릭스·디즈니플러스 등 글로벌 OTT 사업자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내 이용자에 맞춘 특화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도연 국민대학교 언론정보학부 미디어전공 교수는 “글로벌 사업자들의 콘텐츠 양이나 투자금 등에서는 절대 따라갈 수 없다. 투자금 사이즈로 봤을 때 경쟁 자체가 불가한 수준”이라며 “다만 우리 OTT 이용자의 경우 다시보기 개념의 VOD 서비스 형태를 선호하는 게 많다. 국내 OTT 사업자들이 국내 콘텐츠를 많이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러나 국내 시장 한계 등을 봤을 때 글로벌 수준 투자가 어려워 국내 사업자들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많이 가지려는 태도가 필요하다. 콘텐츠가 더 풍부해야 한다”며 “글로벌 사업자에 비해 국내 사업자들은 국내 이용자에게 특화된 서비스를 더 잘 개발할 수 있다. 이를 더 키워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디즈니플러스가 국내 서비스를 시작할 거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넷플릭스 등 해외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하기 위해선 콘텐츠 강화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내 시장을 넘어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고 콘텐츠 강화, 차별화 전략 등 경쟁력을 키워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