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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오페라 70주년]⑤우리가 창작오페라를 만드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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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오페라 70주년]⑤우리가 창작오페라를 만드는 이유

편집국 | 기사승인 2020. 04. 01.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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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커뮤니케이션의 훌륭한 도구, 창작오페라
2018년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
오페라 ‘윤심덕, 사의 찬미’ 중 한 장면./제공=대구오페라하우스
한국 창작오페라는 대중에게 인지도가 낮고 문화산업으로서 기능을 하긴 어렵다. 오페라의 본 고장인 서구에서조차 오늘날 오페라는 대중성이나 자생력을 잃고 인기 고전오페라 공연 위주로만 극장을 운영하는 실정이다. 이러한 시점에 동아시아에 있는 우리나라에서 오페라를 창작한다는 건 어떤 의미를 지닐까?

현재 오페라가 문화산업적인 자생력을 확보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순수예술의 영역에서 국민 삶의 질 향상과 문화 향유 권리를 위한 가치재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다른 예술분야 창작을 위한 고급 텍스트로서 동시대 예술의 원류(原流)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모든 예술의 총체인 오페라는 동시대를 반영하는 자화상이 될 수 있다.

400년 전 그리스 서정비극의 재현을 목표로 유럽에서 오페라가 탄생했을 당시, 작곡가들은 수십 년간 그리스 신화만을 오페라 소재로 삼았다. 이와 비슷하게 초창기 한국 오페라 작곡가들은 대부분 전래민담이나 설화를 오페라 소재로 사용했다. 이는 일종의 공식처럼 되어 한동안 오페라라면 으레 전통적인 문화를 바탕으로 창작하게 됐다.

오페라에 전통 민담이나 설화 등 우리 고유문화를 강박적으로 담으려는 시도는 그동안 한국 창작오페라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돼왔으며, 우리 오페라 수준 향상을 저해하고 소재의 한계를 드러내는 요인 중 하나로 파악됐다. 그러나 지금 이러한 요소는 오히려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에서 창작된 오페라의 가장 강력한 특징으로 거론된다.

전통문화를 소재로 오페라를 만든다 할지라도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의 현실과 시대정신을 반영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 민족의 문화원형인 고전과 신화의 발전적 재해석이 이뤄질 때 한국 창작오페라로서 가치와 의미가 있는 결과물이 탄생할 수 있는 것이다.

초기에 고전문화를 오페라로 재창조하는데 중점을 뒀던 한국 창작오페라는 최근 지역의 문화와 인물, 현대문학 작품 등을 발굴해 효과적인 콘텐츠로 활용하는 변천과정을 보이고 있다. 이러한 작업은 현대 한국인의 모습을 반영하기 때문에 더욱 의의가 있다.


[세종] 서울시오페라단_텃밭킬러 01
서울시오페라단의 창작오페라 ‘텃밭킬러’ 중 한 장면./제공=세종문화회관
오페라는 모든 순수 예술장르를 결합한 종합예술이므로 서양 오페라 형식과 고유한 우리 문화콘텐츠를 결합시킨 창작오페라는 우리나라 문화를 세계무대에 전달하기에 적절한 문화커뮤니케이션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이는 보편적인 공연예술 양식인 오페라의 문화적 진입장벽이 낮은 특성 덕분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문화적으로 낮은 진입장벽이란 언어의 제약이 상대적으로 덜하고 서양 음악이라는 공통적인 어법을 바탕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이해가 쉽다는 것을 의미한다.

오페라를 창작하고 공연하는 본질적 목적은 음악과 극의 이상적인 결합을 통한 품격 있는 종합예술 구현이다. 우리나라에서 창작되는 오페라 역시 완성도에 따라 고급예술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 과거 서구의 경우처럼, 동시대의 예술로 창작된 오페라는 미래에 다시 고전의 자리에서 다른 예술에게 영향을 미치는 원천적 예술이 된다. 또한 국가의 문화적 수준을 높이는 순수예술의 한 장르이자 문화커뮤니케이션 수단의 하나로써 우리의 문화를 인상 깊게 전달하기도 한다.

서양에서는 경제적 원인으로 사양 산업으로 분류되는 오페라가 우리나라에서는 새로운 목적과 용도로 활용할 공연예술이 될 수 있다. 국립오페라단 사례나 서울시오페라단의 세종카메라타 작업 등에서 볼 수 있듯이 한국의 창작오페라는 오페라의 순수예술적인 측면은 견지하되, 고유문화를 활용할 수 있는 실용적 도구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것이 서양과는 다른 오늘날 우리 창작오페라의 복합적인 특성이자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손수연 오페라 평론가, 상명대 교수(yonu44@naver.com)


손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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