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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푸르덴셜생명 새 주인 누구?…속 타는 KB금융

[취재뒷담화]푸르덴셜생명 새 주인 누구?…속 타는 KB금융

기사승인 2020. 04. 03.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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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초롱
경제산업부 임초롱 기자
조만간 푸르덴셜생명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윤종규 KB금융 회장의 속도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생명보험업황에 좋지 않은 제로금리 시대가 갑작스럽게 열리면서 시장에 매물로 나온 푸르덴셜생명도 지금이 고점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아졌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윤 회장은 과감하게 베팅해 푸르덴셜생명 인수에 강력한 의지를 보였는데요.

KB금융 입장에선 생보업계 중소형사인 KB생명을 단기간에 상위권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선 수익성 좋고 덩치도 큰 푸르덴셜생명 인수가 필수적입니다.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도 매력적인 매물이죠. 실제로 다른 곳보다 KB금융이 가장 높은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다만, 푸르덴셜 미국 본사 측이 원하는 3조원대 가격에는 여전히 못미친다고 하네요. 매각 주체 측은 가격을 추가로 끌어올리기 위해 KB금융에게 맞불을 놓을 플레이어가 필요해졌지요.

매각 주간사인 골드만삭스 측은 지난달 19일 본입찰을 진행하면서도 이날로 본입찰을 마감한 게 아니라 예비입찰에 참여한 업체를 대상으로 매각 논의를 계속 해왔는데요. 사실상 예비입찰에만 참여했던 MBK파트너스가 뒤늦게라도 들어올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둔 셈이었습니다.

MBK파트너스가 선뜻 발을 들이지 않았던 까닭은 ‘경업금지 조항’으로 자칫 피소당할 수 있는 탓입니다. 구 ING생명(현 오렌지라이프)을 인수했다가 신한금융그룹에 재매각하면서 체결한 주식매매계약(SPA)에는 2년 동안 같은 업종에 다시 뛰어들지 않겠다는 조항이 포함됐죠. 오는 9월에야 그 기한이 끝납니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월 푸르덴셜생명 예비입찰에 MBK파트너스도 뛰어들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계약서 검토 차 법리적인 의뢰에 들어간 바 있죠.

매각 주체 측이 MBK파트너스를 본입찰에도 참가시키기 위해 경업금지 조항이 끝나는 9월을 겨냥한 인수전 하반기 연기설(說)이 시장에서 한 차례 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입니다. 최근 시장 상황이 코로나19 여파와 갑작스런 제로금리로 안좋아진 점을 표면적인 이유로 들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기가 미뤄질 것이라는 소문이었습니다.

뒤늦게 MBK파트너스가 참여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깜깜무소식이던 푸르덴셜생명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 이르면 다음주로 다가왔는데요. 우여곡절이 많은 이번 인수전은 이미 MBK파트너스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모습입니다. 시장의 우려에도 높은 금액을 써낸 윤 회장 입장에선 초조할 노릇이겠죠. 푸르덴셜생명의 새 주인은 과연 누가 될 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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