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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가해자 처벌, 피해 진술에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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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 가해자 처벌, 피해 진술에서 시작”

허경준 기자, 김서경 기자 | 기사승인 2020. 04. 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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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박사방' 피해자 국선전담변호 신진희 변호사
수사부터 상고심까지 전반 지원…"두려움에 숨지말고 도움 요청"
신진희 변호사
텔레그램 ‘박사방’ 사건 피해자국선전담 신진희 변호사(50·사법연수원 40기)./김서경 기자
미성년자 등을 상대로 성착취물을 제작·유통한 이른바 텔레그램 ‘n번방’ 사건이 공분을 사고 있다.

모바일 채팅앱을 통해 금전적인 지원을 약속하면서 접근한 가해자들에게 끔찍한 성착취를 당한 피해자들은 자신의 나체 영상 등이 불특정 다수에게 유포되는 상황에 극심한 공포감을 느꼈고, 가해자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면서 이 같은 범행을 벌였다는 사실을 알게된 국민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검찰은 ‘디지털 성범죄 특별수사 태스크포스’를 꾸리는 등 엄정한 수사 의지를 드러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신원이 확인된 피해자 중 상당수가 미성년자인 것을 확인하고 피해자들을 위해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인 신진희 변호사(50·사법연수원 40기)를 선정했다.

성범죄 피해자들의 대변인으로 불리는 신 변호사는 2013년부터 성범죄 피해자국선전담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다. 신 변호사는 한 해 200여건에 달하는 성범죄 사건을 맡으면서 검·경의 수사과정부터 대법원의 확정판결이 날 때까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데 전력투구하고 있다.

6일 서울 서초구 대한법률구조공단에서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과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사건 등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성범죄 사건들을 도맡아 온 신진희 변호사를 만났다.

다음은 신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피해자국선전담변호사를 하게 된 계기는?

“만 6세 무렵 부모님의 지인으로부터 성폭행 피해를 당한 아이가 13세가 돼서야 피해 사실을 입밖으로 꺼낸 사건을 맡아 피해자 진술 이외에 아무것도 없는 상황에서 징역 10년 선고 판결을 받은 날을 계기로 전담변호인의 길에 본격적으로 들어서게 됐다.”

-이른바 박사방 사건과 관련해서 피해자 법률지원 전담 변호사로 선정됐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게 되나?

“통상적으로 수사단계부터 대법원 상고심까지 모든 단계에서 조력을 하게 된다. 피해자들은 진술을, 얼마나, 어떻게 말해야 할지 잘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일단 수사기관에 진술을 풍부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피해자들이 상세하게 진술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이 과정에서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기도 하고 전화로 상담하기도 하고 이메일을 통해서도 소통한다. 이번 사건의 경우에는 피해자들의 개명과 주민등록번호 변경에도 도움을 주게 되는데, 일반적인 경우는 아니다. 법무부와 검찰이 피해자들에게 전반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한 상황이어서 법률구조공단도 도움을 주는 특이한 케이스다.”

-피해자 변호인의 역할. 어떤 게 가장 중요한가?

“피해자와의 신뢰다. 피해자들에게 ‘누구고 어떤 일을 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먼저 보낸다. 피해자들이 저와 이야기할 준비가 됐을 때까지 기다린 뒤에 그들이 원하는 시간대와 방식에 맞춰 진행한다. 법률 지원도 천편일률적으로 할 수 없다. 피해자들의 개별 상황에 따라 법률 지원을 하고 도와줄 수 있는 한도 안에서는 최대한 안내한다.”

-성인 피해자와 미성년자 피해자 지원할 때 특별히 다른 점은?

“죄명도 다르고 지원범위도 다르다. 미성년자의 경우 진술 오염 가능성이 높다. 사실관계를 말할 때 제3자의 영향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다. 아이가 진술할 때 어려운 용어 쓰거나 하면 진술오염있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반면 성인들은 인터넷으로 죄명과 형량 등을 검색하고 온다. 이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줄 수 있게 도와주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

-가해자들이 작량감경을 노리고 합의를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 통상 가해자들이 합의를 요구해 오면 어떻게 하나?

“통상적으로 재판 진행 중에 합의 요청이 오면 피해자들에게 당연히 알린다. 합의 요건의 절차 효력 등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결국은 본인의 선택에 맡길 수밖에 없다. 형사합의는 가해자가 감형된다는 불합리 한 것과 민사소송을 진행했을 때 소송비용 문제 등 민사소송 절차에서 발생하는 일들을 설명해주고 어떤 게 본인에게 좋을지 선택하게 한다.”

-사건을 맡을 때마다 각오 같은 것이 따로 있나?

“열심히 지원하고 가해자가 합당하게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것 밖에 없다. 사실 수사 단계가 중요하다. 재판에 넘어가 버리면 손을 댈 수 없다. 피해자들은 재판과정에서 가해자의 죄명을 바꿔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수사단계에서는 죄명 의율이나 적용법조에 대한 의견서를 쓴다. 결국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라는 게 피해자와 잘 소통하고 메신저처럼 검사와 판사에게 피해자의 의견을 잘 전달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성범죄를 당한 분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 해바라기 센터의 경우에는 경찰(여경)들이 상주하고 있어서 피해자가 있는 곳으로 바로 출동해서 피해자 지원활동에 돌입한다. 또 상담만 필요한 경우에는 익명·가명 모두 가능하기 때문에 꼭 상담이라도 받으라고 부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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