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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들여 키운 유럽 프리미엄 가전 시장 어쩌나…권봉석 LG전자 사장 해법있나

공들여 키운 유럽 프리미엄 가전 시장 어쩌나…권봉석 LG전자 사장 해법있나

기사승인 2020. 04. 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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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유럽 매출 매년 1조 이상 오르며 지난해 8조6864억원
'정체' 국내시장·'하향' 북미시장에 믿을 건 오로지 유럽뿐
코로나19에 매출 직격탄…새 수장 권봉석 사장 경영능력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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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시장 확장에 제동이 걸렸다. 그동안 중국 사업 노출도가 상대적으로 낮아 코로나19 영향을 덜 받을 거라는 예측이 많았지만 LG전자가 주요 해외시장의 무대로 꼽는 미국·유럽에서의 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지며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유럽은 밀레·다이슨 등 기존 브랜드의 충성 고객의 벽이 두터워 넘기 힘든 시장 중 하나로 꼽혔지만 LG전자가 최근 3년 동안 연매출 1조원 이상씩 꾸준히 끌어올리며 그동안 들인 공이 가시화되고 있던 시점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독일·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이 이동제한과 각종 시설 폐쇄 조치를 취하면서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증권사들도 LG전자의 2분기 실적 전망을 암울하게 보고 있다. 그런 의미로 지난해 LG전자의 실적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안고 대표이사에 오른 권봉석 사장이 어떤 해결책을 제시할지 주목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LG전자의 유럽지역 매출은 2017년 6조3029억원을 기록한 후 최근 3년간 1조원 이상씩 매출이 오르며 지난해 매출 8조6864억원을 기록했다.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에서 북미지역에 이어 두 번째지만 북미 지역의 매출이 최근 계속해서 감소추세임을 감안하면 성장세가 눈에 띄는 유럽시장이 LG전자에 있어 중요한 해외 전략기지일 수밖에 없다.

올레드TV를 앞세운 프리미엄 TV 시장은 LG전자가 압도하고 있고, 최근에는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과 스타일러 등을 선보이며 새로운 먹거리 확보에 나서는 등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로 LG전자가 지난해 출하한 올레드TV 165만3000대 중 76만2000대가 유럽에서 팔렸다. 2위인 소니의 유럽 출하량 26만9000대와 비교해도 격차가 크다. 프리미엄TV 수요의 강화로 LG전자의 유럽 내 TV 매출 비중은 31.2%로 1위다.

최근 들어 TV부문의 유럽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지난해 TV 중심인 LG전자의 홈 엔터테인먼트(HE) 부문 매출이 3조7720억원으로 전년 대비 740억원 정도가 줄어들긴 했지만 생활가전인 H&A(Home Appliance & Air Solution)부문이 지난해 유럽 매출 1조4248억원으로 전년비 2000억원 오르며 상쇄시켜 여전히 유럽은 LG전자 해외시장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변수다. 유럽 소비자들은 대부분 오프라인 매장에서 직접 TV를 보고 구매여부를 결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은데, 독일 미디어막트 등 유럽 최대 가전 판매점들이 코로나19 확산으로 문을 닫으며 판매 채널 자체가 막힌 상황이다. 온라인 판매로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지만 유럽 시장 자체가 온라인구매에 익숙지 않고 프리미엄 제품이 중심이다 보니 온라인으로 구매결정이 쉽지 않다.

여기에 TV수요 견인이 기대됐던 2020년 도쿄 올림픽이 내년으로 연기된 것도 매출 타격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번 달 초 유럽 최대 가전전시회 ‘IFA 2020’의 사전 행사 격인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가 전격 취소되며 행사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 신제품을 선보일 장(場)도 좁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 설립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서 지난해 새 수장에 오른 권봉석 사장은 본격적인 경영능력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그는 2014년 HE사업본부장을 맡을 당시 올레드TV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워 사업의 체질 개선으로 TV 사업 수익률(영업이익률)을 10% 가까이 끌어올렸던 장본인이다. 2005년부터 2년간 유럽 디스플레이의 전진기지였던 웨일즈생산법인장을 역임해 유럽시장 경험도 있다. ‘재무통’ 배두용 LG전자 대표이사가 내부살림을 맡고 있는 만큼 사업전략은 권 사장의 몫이다.

TV 전문가답게 권 사장은 올해 올레드TV와 나노셀TV와 같은 최고화질의 TV는 물론 디스플레이를 접을 수 있는 프리미엄 ‘롤러블TV’로 LG전자의 백색가전 중흥을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법인별로 면밀히 살펴보고 있다”면서 “매출 손실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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