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럴 때 자금의 여유가 있다면 크게 베팅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좋다고 단언해도 좋다. 코로나19가 빠르게 종식된다면 바로 대박을 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한마디로 누군가에는 위기가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의 투자기업들이 지금 이 누군가가 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느낌이 없지 않다.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라고 생각하는 듯 아시아와 유럽의 우량 기업들을 대상으로 과감한 인수합병(M&A)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중국 재계 정보에 정통한 베이징 소식통의 10일 전언에 따르면 무엇보다 국영 투자회사인 궈신(國新)국제투자유한공사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인도 2위의 신재생에너지 기업인 그린코그룹의 지분 10% 인수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만약 성사되면 중국은 인도의 에너지 산업 분야 진출을 위한 교두보를 확실하게 마련할 수 있게 된다.
상하이(上海)에 기반을 둔 중국 최대 민간 투자회사 푸싱(復興)그룹의 행보도 주목을 모으기에 충분하다. 프랑스 보석 브랜드 줄라의 지분 55.4%를 최근 3000만 달러(370억 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푸싱그룹은 이 사실을 지난 달 열린 투자 설명회를 통해 밝히면서 향후 해외 기업 사냥에 적극 나설 것임을 분명히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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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M&A의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은 바짝 긴장한 채 견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특히 중국이 노리는 독일과 이탈리아, 프랑스의 기업들은 아예 노골적으로 차이나머니에 대한 적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조기에 종식되지 않을 경우 차이나머니와 이들 기업들의 전쟁은 더욱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