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다음달 5일 이후 순차적 등교 개학 검토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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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초·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입을 모아 온라인 개학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했다.
초등 2·4학년의 두 아이를 둔 서울 영등포구의 최모씨(41·여)는 “온라인 클래스 로그인 방법부터 학습 방법까지 아이에게 이해시키는게 어렵다”며 “당장 학부모인 나도 원격 수업을 실행하기 어려운 데 아이들의 고충은 더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제 제출 등 원격 수업 이외에도 챙겨야 하는 문제는 많다. 최씨는 “기존에는 선생님을 믿고 학교에 아이들을 맡겼다면 지금은 출석 체크부터 동영상 시청, 과제 제출까지 전부 학부모의 몫”이라며 “예전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훨씬 많아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예전엔 집에서 문제집만 풀면 됐는데 지금은 ‘클래스팅(인터넷상의 교실)’을 통해 부모가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힘들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초등학교 저학년을 자녀로 둔 대다수 학부모들은 EBS건 온라인건 원격수업의 질 자체가 떨어지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들은 “EBS나 온라인 원격수업 프로그램 내용 자체가 너무 급조된 인상이라 수업의 질이 현격히 떨어지고, 무엇보다 내용이 재미없어 아이들이 집중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초등 1·2학년 자녀를 둔 서울 금천구의 손모씨(34·여)는 “수업의 수준이 낮아 수업을 듣는 동안 아이가 재미없어 한다. ‘차라리 학원을 보내달라’고 말할 정도”라며 “학생 편차를 고려한 수업이 진행되지 않기 때문에 초조해하는 학부모들이 많다. 주변에는 원격 수업외에도 문제집을 사거나 과외 교육을 더 시키는 부모들도 있다”고 설명했다.
학부모들은 또 “선생님들은 이것 해주세요, 저것 해주세요 시키기만 할 뿐, 정작 본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 지 모르겠다”며 쓴 소리를 쏟아냈다.
교육부 관계자는 돌봄 문제 등에 대해 “맞벌이 부모와 조손가정 취약계층 등에 대한 여러가지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학부모의) 돌봄 수요를 최대한 수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향으로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고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들도 걱정되긴 마찬가지다. 컴퓨터·스마트기기를 활용한 자기 주도적 학습이 어려운 초등 저학년생과 달리 학부모의 ‘돌봄’ 걱정은 덜하지만, 수업의 질과 생활 질서 및 교우관계 등 학업 외 수업 부족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중학교 1학년 자녀를 둔 강서구의 이모씨(44·여)는 “온라인 개학 전에 수강·과제 제출·출력 등 원격 수업을 듣기 위한 기본적인 방법을 자녀에게 가르쳤다”며 “원격 수업은 자녀가 혼자서 듣고 있지만 학교에서의 단체 생활을 통해 배울 수 있는 교우 관계 등 인생에서 꼭 필요한 인간 관계를 가정에서는 가르칠 수 없어 우려된다”고 걱정을 내비쳤다.
일방향 교육에 따른 낮은 학습의 질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모든 아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학생들 개개인의 편차를 고려하지 않는 평이한 수업이 진행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고등학교 3학년 자녀를 둔 A씨는 “대학 입시가 코앞이라 온라인 수업만으로 입시 전쟁을 잘 치를 수 있을지 걱정”이라며 “온라인 수업이 진행되는 동안 노트북만 켜놓고 다른 기기로 사설 강의를 듣게하는 학부모들도 있다”고 털어놨다.
온라인 수업을 준비해야 하는 교사들도 괴롭긴 마찬가지다. 교사들은 “학부모들의 고충을 이해한다”면서도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은 교육부의 일방적 정책 시행에 애로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경기도 광주시의 초등학교 교사인 최모씨(31)는 “교육부에서 교사들에게도 정책을 사전에 고지하지 않아 학부모와 교사가 동시에 뉴스를 통해 정책을 접했다”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교사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온라인 수업을 준비하느라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지역의 중학교 교사인 김모씨(36·여)도 “온라인 수업 콘텐츠를 제작하느라 주말도 없이 일하고 있다”며 “또 학생들과 메신져로 연락하다보니 밤부터 새벽까지 연락이 와 퇴근이라는 개념이 없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또 “서버다운까지는 아니라도 원격 수업 플랫폼에서 소소한 문제가 발생할 때 마다 학생들에게 연락이 오는데 사실 교사들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며 “이 같은 문의가 몰릴 때면 교무실은 콜센터를 방불케한다”고 덧붙였다.
서울 관악구의 고등학교에서 근무하는 B씨(26·여)도 “교사들 사이에도 정보화 기기 활용 능력이 달라 곤란하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한 정보화 연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온라인 개학이 진행 돼 고령의 교사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실시간 수업을 진행하고 싶어도 온라인 수업에 필요한 장비 지원이 거의 없어 EBS 강의를 끌어올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학원가에서는 등교개학 전까지 학생들의 원격수업 수강을 돕는 ‘온라인 수업 관리반’을 만들기도 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온라인 개학의 취지에 반할 뿐만 아니라 재난 상황을 틈타 학생과 학부모의 고통과 불안을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위라는 비판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온라인 개학에 따른 원격수업은 공교육의 연장이기에 학원가의 온라인 수업 관리반은 학교교과 학습을 보충하는 사교육의 역할을 넘어섰다는 지적이다.
교육부도 이를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상 등록 외 교습과정 운영으로 규정하고 철저히 지도점검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같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 학원가 등 교육계 전반에 걸친 문제 해결책은 ‘등교 개학’이지만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논란은 당분간 불가피할 전망이다.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한 방역 체계를 ‘생활 방역’ 체계로 전환한 가운데 교육부는 정부의 ‘완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끝나는 다음달 5일 이후를 목표로 순차적인 ‘등교 개학’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등교 개학은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의 방역체계와 연계해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등교 개학을 검토하는 원칙과 절차는 세워졌지만 구체적인 개학 시기와 방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