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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희 기자

승인 : 2020. 05. 15. 06:00

지방정부, 상시 감염병 관리체계가 최상의 주민복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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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경 은평구청장
흑사병(페스트,pest)은 13세기 중세 유럽인 구의 3분의 1을 죽음으로 이끈 최악의 전염병이다. 야생 설치류에 사는 쥐벼룩이 페스트균을 사람에게 감염시켜 생겨난 흑사병은 전염성과 치사율이 매우 높았다. 이 병으로 인한 사람들의 죽음은 종교에 대한 회의를 가져왔고, 교회에 불신이 높아지면서 종교개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 분위기 속에서 유럽을 부흥으로 이끈 ‘르네상스’가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펜데믹(pandemic)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곳이 지방자치단체다. 은평구청 코로나19 선별진료소는 감염 증상이 있거나 스스로 감염을 걱정하는 주민들을 검사하고 있다. 확진자는 지정 병원을 통해 치료하고 있으며 감염이 의심되는 사람들은 질병관리본부와 연계해 관리중이다. 의료진 및 공무원들은 코로나19의 최전선에서 주민 보호와 예방, 행정조치를 취하며 백병전을 치루듯 100여일을 보냈다.

최근 20년간 신종 감염병은 주기적으로 우리의 공간으로 침투해 왔다. 2003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그리고 이번에 코로나19다. 물론 코로나19가 아직 퇴치되지 않았지만 국민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아 성공적인 대응을 해 전 세계로부터 K방역의 우수성이 찬사를 받았다. 그 과정에서 시기별로 5년 주기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인 신종 감염병을 관리, 퇴치 할 수 있는 상시관리 체계의 필요성을 절감한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크다. 방역이 경제고 방역이 생활이다. 오늘날 전쟁을 비롯해 자연적·인위적 재해에도 대처하는 광범위한 방호·구조·복구 활동으로 각종 훈련들이 있다. 이것처럼 방역도 훈련해야 한다.

감염병은 1차로 방역과 예방이 중요하고, 2차로 조기 진단해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해야 한다. 3차는 조기 치료와 재활로 후유증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코로나19처럼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은 생활방역으로 평소 대비가 돼야 큰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선별진료소를 상시 음압시설을 갖춘 공간으로 새로 구축하고 지자체 보건소를 일상적인 방역 체제의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정부 역시 생활방역인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정책을 전환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와 2주간의 완화된 거리두기를 실천해 신규 확진자를 10명 내외로 묶어두는데 성공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의 위험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기 전까지는 더 큰 유행을 조심해야 한다. 전염병 전문가들은 2020년 가을이나 겨울 대규모 2차 감염을 예상하기도 한다. 상시 감염병 유행을 대비하고 상시 관리 체계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감염병 최전선에서 전투를 벌이는 지자체에 더 넓은 행정적, 재정적 권한도 필요하다. 이번 코로나19에서도 역학조사를 비롯한 각종 대처에서 지자체가 가진 권한의 한계도 분명했다. 중앙정부와 광역, 기초지자체의 역할 및 재정부담이 합리적으로 이뤄질 때 상시 감염병 관리 체계도 더욱 힘을 받을 수 있다.
김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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