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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인 칼럼] 코로나19 속 프로야구의 무관중 개막과 상호의존성

[최종인 칼럼] 코로나19 속 프로야구의 무관중 개막과 상호의존성

기사승인 2020. 05. 18.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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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적자원개발학회와 함께하는 4차 산업혁명의 의미<5>
최종인교수
최종인 한밭대 산학협력단 및 링크플러스 단장, 혁신클러스터학회장
축구, 농구, 야구 세 스포츠 중 야구가 코로나19 사태의 진행 속에서 가장 먼저 무(無)관중으로 개막했다. 외국에서도 관심이 높아, 미국 스포츠 전문채널인 ESPN이 우리나라 프로야구 경기를 중계하자, 미국의 각 주마다 응원하는 팀이 생길 정도다. 노스캐롤라이나 주민은 경남 창원시를 연고지로 한 NC 다이노스를 응원한다.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의 영어 첫 글자가 NC이기 때문이다. 야구의 개막이 다른 경기보다 앞선 것은 계절요인 외에 조직설계 원칙인 상호의존성으로 설명될 수 있다. 세 스포츠 중 가장 분업이 잘되고, 상호의존성이 낮은 운동이 야구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선수들 간 상호의존성이 가장 높은 종목은 농구이며, 중간 정도가 축구이다.

통상의 대면(對面) 대학 강의가 비대면 강의로 이뤄진 지 2개월이 넘었다. 또한 매주 대면으로 진행된 종교생활도 집에 머물며 유튜브(YouTube)를 통해 하고 있다. 필자는 기술경영과 창업에 대한 강의를 온라인으로 제공하는 동시에, 예배를 온라인으로 보는 상반된 경험을 한다. 50분간 화상예배에 집중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느끼면서 나의 온라인 강좌가 수강 학생들에게 몰입하기 좋게 진행됐는지 반성해 본다.

이제 대학 내 많은 기능들이 아웃소싱(outsourcing)될 것이고, 대학의 경쟁자도 타 대학들에 국한되지 않고 기업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 변화요인은 지식과 접근의 민주성, 디지털 기술, 산업과의 통합 및 글로벌 모빌리티 등이다. 이젠 가상공간에서 일할 새로운 근육을 통해 새로운 상호의존성 아래 일해야 할 것이다. 과거엔 조직을 짤 때 수술실처럼 작업흐름에서 상호의존성이 양방향인 것부터 부서로 만들었다. 그래야 비싼 조정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다음 상호의존성이 연속적인 형태의 순차적 상호의존성과 독립적인 집합적 상호의존성을 가진 업무들로 구조가 설계되었다. 앞으로는 비대면 방식의 새로운 상호의존성도 고려될 것이다.

기업은 비대면 중심으로 사업패턴이 신속히 바뀌고 있다. 한 예로 대덕의 한 코스닥 바이오 벤처기업은 작년 말 글로벌 제약사와 1조원 규모의 대형계약을 맺고, ‘실사(due diligence)’를 위해 해외출장 일정을 잡았다. 그러나 마침 터진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출장이 몇 개월째 지연되었다. 글로벌 회사의 임직원을 만나 제반사항들을 검토하고 협의해야 매출계약을 성사시킬 텐데 이 과정이 진행되지 못해 노심초사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상대 글로벌 제약사가 먼저 온라인 플랫폼인 줌(Zoom)을 통한 화상회의를 제안했고, 몇 주 동안 화상회의를 통한 실사가 이루어져 1차 계약금을 받고 사업이 순항 중이다. 필자도 개도국 컨설팅 기관의 일원으로 예정된 해외 방문이 취소되었지만, 화상회의가 5월 초 진행되어 양국 간의 기초자료 교환이 이뤄졌다. 가을에 잡힌 현지방문 계획도 유동적이다. 이처럼 출장(business trip)은 종언까지는 아니더라도 급감하는 등 새로운 게임의 법칙이 만들어지고 있다.

분업이 잘 된 집합적 상호의존성을 가진 야구에서 각 선수들은 각자 포지션마다 떨어져 독립적으로 행동한다. 상호작용이 필요할 때면 ‘사전 약속’한 규칙으로 조정하고 3피트라인 등 다양한 규칙을 지키며 각자 타율, 타점, 홈런 및 방어율, 세이브 등 기록을 달성해 나간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치료제와 백신이 나올 때까지 상호작용은 제한될 것이므로 언택트 기반하에 공감 및 협력구조를 새롭게 만들어야 할 것이다. 또한 사람들의 ‘욕구 5단계’들이 다른 방식으로 충족되어야 할 것이다. 한 번도 경험 못 한 새로운 상황 속에서 또 다른 ‘게임의 법칙’을 능동적으로 만들며 사회와 대학, 그리고 개인 모두가 적극 대응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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