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홍 전 기업은행 전무이사, 임상현 전 기업은행 전무이사, 김성태 현 기업은행 전무이사. 이 세 명에게는 기업은행 전무이사 자리에 올랐다는 점 외에도 또 다른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충남대학교 경영학과 출신이라는 점입니다.
우연치 않게도 충남대 경영학과 출신들이 기업은행 전무이사 자리를 3차례 연속 맡게 된 것입니다. 기업은행 전무이사의 임기가 3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10년 가까이 충남대 경영학과 출신들이 기업은행 내 2인자 자리를 꿰차게 된 셈입니다. 은행장의 지근거리에서 호흡을 맞추기 때문이죠. 주로 대외 활동이 많은 은행장을 대신해 안살림을 챙기는 역할을 하는 자리입니다.
이들은 전무이사 자리에 오르기 전 경영지원본부 및 경영전략본부 부행장 중책을 거치기도 했습니다. 박춘홍 전 전무가 경영지원본부 부행장으로 재직할 당시 임상현 전 전무는 경영전략본부 부행장으로, 김성태 전무는 마케팅전략부 부장을 지냈습니다. 특히 박춘홍 전 전무가 전무이사 자리를 맡게 되자 임상현 전 전무는 경영지원본부 부행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되죠. 박춘홍 전무의 빈자리를 채운 것입니다. 임상현 전 전무가 전무이사 자리에 올랐을 때에도 김성태 전무가 경영전략그룹 부행장을 맡았습니다. 선임의 행보를 그대로 뒤따라가는 듯한 모습입니다. 경영지원본부 및 경영전략본부는 영업, 여신 등 특정업무에 국한되지 않고 은행 내 전반의 업무를 들여다본다는 점에서 요직으로도 꼽힙니다.
기업은행 내부적으로는 전무이사가 은행장 제청, 금융위원장 임명의 구조로 선임된다는 점에서 특정 ‘라인’이 서로 밀어주고 이끌어주긴 힘들다고 합니다. ‘우연의 일치’라는 얘기죠. 하지만 일각에서는 세 명의 전무들이 걸어온 길을 보면 서로 끌어주고 당겨준 결과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또한 “충청대 출신들이 다른 출신보다는 좀 잘 뭉치는 편”이라는 말도 있죠.
물론 이들의 주특기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박 전 전무는 현장에 강하고, 임 전 전무는 해외 경험이 많은 ‘전략통’으로 평가됩니다. 또한 김 전무는 기획능력을 인정받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위 ‘SKY’출신이 아니더라도 능력과 실력을 인정한 인사이기도 합니다. 실제 기업은행은 최초의 ‘여성은행장’을 배출하기도 했죠. 현재 잘나가는 충남대 출신들이 앞으로 어디까지 승승장구할지 기대해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