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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은행의 4번째 ‘KDB생명 매각 도전’ 또 표류하나

산업은행의 4번째 ‘KDB생명 매각 도전’ 또 표류하나

기사승인 2020. 05. 22.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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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걸 회장, 마지막과제 성공 주목
1순위 'JC파트너스' 입찰 오리무중
코로나 여파로 자금조달 시장 위축
금융당국, 경영개선 지적도 걸림돌
매각 성공해도 경영 정상화 미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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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KDB생명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암초를 만났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은 올 초까지 KDB생명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으나,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유일한 인수후보자로 꼽히는 사모펀드 JC파트너스가 지난달 KDB생명 실사를 마쳤지만, 이마저도 본격적인 입찰이 언제 이뤄질지 오리무중이다. 코로나19로 채권 등 자금조달 시장이 위축되면서 KDB생명 인수에 사용할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설상가상으로 KDB생명의 경영상황도 녹록지 않다는 평이다. 최근 금융당국으로부터 영업환경·자본확충 등 경영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받았다. 자산을 팔아 외형성장은 성공했지만, 여전히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는 투입돼야 할 자본이 상당하다는 관측이다.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생명보험 시장이 더욱 침체될 것이라는 전망에다가, 새로운 국제회계제도 도입으로 당장 내년부터 곳간에 자본을 더 많이 쌓아 둬야만 한다. 이 회장의 임기는 오는 9월로 만료된다. KDB생명 매각 작업에 속도감이 떨어지면서 이 회장에게 KDB생명 매각이 미완의 과제로 남을 것인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JC파트너스는 지난달 KDB생명 실사를 마치고 인수 자금조달을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본입찰과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절차 계획은 잡히지 않고 있다. 올 초 이뤄진 푸르덴셜생명 인수전에서 인수후보들이 실사를 마친 후 한 달여 만에 본입찰이 진행된 데 비하면 상당히 지연되고 있다는 평가다.

산업은행은 JC파트너스 외에도 매수의향이 있는 인수후보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 한 산업은행 관계자는 “(JC파트너스의) 실사는 지난달 경 마무리됐고, 펀딩(자금조달) 관련해서 협의 중이지만 구체적인 입찰 계획은 아직 나온 게 없다”며 “향후 KDB생명 인수에 관심을 나타내는 곳이 있다면 언제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KDB생명은 이 회장의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져 왔다. 네 번째 매각 도전에 나선 것은 이 회장의 KDB생명 매각 의지가 그만큼 강하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이를 위해 KDB생명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진에게 성공보수를 내걸기도 했다. 사장에게 매각 성공보수를 최소 5억원에서 최대 30억원까지, 수석부사장에게는 사장 성과급의 최대 50%를 지급하기로 한 바 있다.

하지만 예상치 않게 ‘코로나19’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 채권·증권 등 자금조달 시장이 침체되면서 자본을 끌어 모으는 데 차질이 생겼기 때문이다. JC파트너스는 KDB생명 지분 92.7%를 2000억원에 사들인 뒤 경영정상화를 위해 3000억원을 투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산업은행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채권 등 금융시장이 경색되면서 자금조달에 시간이 예상보다 소요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KDB생명 경영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는 시각도 있다. 올 1분기 433억원 순이익을 기록하며 외형성장을 거뒀지만, 금융감독원도 KDB생명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탓이다. 지난해 진행한 금감원 부문검사를 통해 불완전판매 관리·내부통제·자본확충계획·자산운용 계획 등이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여기에다 코로나19로 실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초저금리 장기화는 자명한 만큼 생명보험업계 전망도 좋지 않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실사를 마치고 자금확보 규모와 방안 등 여러 측면을 들여다보는 와중에 코로나19로 생명보험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JC파트너스로선 고민이 많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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