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맹점주, 매장 철수 가처분신청…27일 심문기일 예정
상생 외친 신동빈 롯데, 기업 이미지 실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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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베이커리 브랜드 보네스뻬 직영점 150여 개를 폐점하며 사업 철수에 나선 롯데제과는 올해 초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가맹점주들에게 이번 달 말까지 점포를 폐점하겠다고 통보했다. 그동안 롯데제과 측은 가맹점주들에게 최대한 보상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지만, 가맹점주들은 롯데제과가 제시한 보상안 자체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반발해 왔다.
25일 롯데제과와 보네스뻬 가맹점에 따르면 가맹점 9곳은 지난 22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롯데제과의 매장 철수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법원도 상황의 시급성을 인식해 심문기일을 오는 27일로 잡은 상황이다. 가맹점주 A씨는 “롯데제과와 3회 걸쳐 협상을 했지만 항상 같은 내용을 반복했다”며 “롯데가 제시한 철수 일자가 얼마 남지 않아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설명했다.
롯데제과는 지난 2월20일과 3월30일 두 차례에 걸쳐 현재 영업 중인 9곳의 가맹점에 매장 철수와 관련한 내용증명을 발송했다. 롯데제과는 매장 철수와 관련해 원가상승·실적부진과 롯데제과와 롯데마트와의 매장 임대 계약 종료(2019년 12월31일) 등의 이유를 들었다. 이후 롯데제과는 가맹점주와의 협의 과정에서 투자설비에 대한 감가상각을 반영해 최소 2000만원에서 최대 50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된 보상안을 제시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협상 당시 권리금·투자비 등 계약 잔여 개월을 감안해 보상안을 제안했다”며 “감가상각 연한도 10년까지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금도 협력사였던 가맹점주들을 위해 최선을 노력을 하려 하고 있고, 앞으로도 합의할 의지를 갖고 있다”며 “철수 통보도 법적인 근거에 따라 2개월 전에 진행하고 점주들 요구에 대해 충분히 검토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베이커리 업계에서는 장비 등에 대한 감가상각은 보통 5년 정도로 롯데가 제시한 10년은 상당히 전향적인 제안이라고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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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보네스뻬 가맹점은 전국 롯데마트 9곳(서울 중계·시흥·통영·충주·진해·광주월드컵 상무·장유 등)에 입점해 있다. 이들 가맹점의 계약 시점은 2010년부터 2013년이다. 가맹사업법에 따르면 가맹점사업자는 최초 가맹계약부터 10년간 가맹계약갱신을 요구할 수 있다. 하물며 일부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9월 계약 갱신을 한 상태다. 가맹점주들은 롯데제과가 2014년 흡수합병하기 전에 롯데브랑제리와 계약한 시점을 기준으로 2~3년 정도의 영업권을 갖고 있는 셈이다. 가맹점주 측은 이미 이와 관련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도 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롯데제과는 베이커리 사업 상황을 고려할 때 갱신요구권·계약 기간과 관계없이 이번 달 말 철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롯데제과와 가맹점주 간의 법적 다툼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가맹점주 측은 가맹사업법 시행령 제13조 제1항에 있는 “부당하게 계약 기간 중에 가맹점사업자와의 계약을 해지하는 행위를 부당한 계약해지로 규정한다”는 조항을 들어 롯데제과가 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가맹점주 측은 “일부 롯데마트에서 다음달부터 매장 앞에 펜스를 설치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당장 다음 달부터 원부재료가 들어오지 않을 것으로 보여 롯데제과와 롯데마트의 불공정행위가 있을 경우 적극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