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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도 안마시는데…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왜 늘까(?)

술도 안마시는데…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 왜 늘까(?)

기사승인 2020. 06. 04.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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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과다섭취 식습관…비만·고지혈증·당뇨 등 생활습관병 동반
자각증상 없어…방치시 만성 지방간염, 간경변, 간암으로 발전해
F020/9923
음주를 하지 않는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가 급증하고 있다. 잘못된 식생습관과 비만 등이 원인이다. 비만하지 않다면 복부지방이 문제다. 비만이나 당뇨·고지혈증 등 대사질환을 동반할 경우 방치하면 간경변이나 간암 등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 술 안마시는 여성 지방간 환자 급증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3만3463명에서 2019년 3만1283명으로 감소한 반면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2015년 2만8368명에서 2019년 9만9616명으로 급증했다. 남성 비알코올성 지방간 환자는 3.47배, 여성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3.57배 증가했다.

지방간은 지방이 간 전체 무게의 5%를 초과한 상태로, 알코올성 지방간과 비알코올성 지방간으로 나뉜다. 음주시 간의 알코올 대사능력이 떨어져 지방간이 발생하고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경우에도 발생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 중 일부는 간염과 간경변으로 진행된다.

비알코올성 지방간은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 식습관이나 간에서 지방이 많이 합성되거나 배출이 원활치 않아 발생한다. 비만·고지혈증·당뇨병 등 생활습관병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여성 호르몬제·스테로이드 등의 약물을 장기간 복용하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방간의 80%는 생활습관이 원인인 비알콜성 지방간이다.

김형준 중앙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비알콜성 지방간은 당뇨병, 고지혈증, 비만 등이 주요 원인이라고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비만하지 않은 사람들도 지방간인 경우가 많다”며 “복부지방 즉 내장지방이 지방간의 더 큰 원인이 된다”고 설명했다.

알코올성이든 비알코올성이든 지방간은 특별한 자각증상이 없는 것이 문제다. 가끔 윗배에 통증이 있거나 피로감, 속이 울렁거리거나 불쾌한 오심을 느낄 때가 있고 심하면 황달이 생기기도 하지만 별다른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이 경우 만성 지방간염, 간경변,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

과체중이나 비만이 없는 상태에서 발생하는 비알콜성 지방간은 동양인의 정상체중 체질량지수 23kg/m2 이하, 서양인은 25kg/m2 이하를 기준으로 세계인구의 10~30%를 차치한다. 국내 유병률은 12.6%다. 내장 지방량이 증가할수록 비알콜성 지방간 위험이 최대 2.2배까지 증가했다는 연구도 있다.

김 교수는 “간 내 지방대사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질환으로는 비만·당뇨 및 고지혈증이 대표적이지만 단순히 지방이 많은 음식을 먹는 자체로만으로는 지방간이 유발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비알콜성 지방간염은 10~15%에서 간경화나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다. 연관질환으로 알려진 비만·당뇨 및 고지혈증이 향후 심근경색이나 중풍과 같은 순환기계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

김 교수는 “비만·당뇨·고지혈증 환자가 혈액 검사에서 간 기능 이상소견을 보일 경우 지방간을 우선적으로 의심할 수 있다”며 “복부 초음파 검사를 통해서 지방이 침착된 간의 모습을 통해 쉽게 진단할 수 있고, MRI나 CT를 시행하기도 하지만 단순 지방간과 향후 간경화 진행 여부를 감별하기 위해 간조직 검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진용 H+ 양지병원 부속 H+소화기병원 과장은 “간은 우리 몸에서 여러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지만 정작 간 건강에 특별히 신경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지방간은 방치하면 만성 지방간염이 되고 심한 경우 간경변, 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는 만큼 지방간이 있다면 간 건강 관리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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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간은 비만·고지혈증·당뇨병 등 원인을 교정 및 제거하는 것이 필수다. 체중감량과 운동이 매우 중요한데 급격한 체중감소는 내장지방에서 간으로의 급격한 지방산 이동을 초래해 오히려 급성 지방간염을 일으킬 수 있고 간 부전까지도 초래할 수 있다. 체중감량 속도는 일주일에 0.5~1kg 정도가 적당하고, 체중 유지에 필요한 열량에서 500~1,000kcal가 적은 식이요법으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비알콜성 지방간 환자는 체중의 절대량 감소보다 내장지방 감소가 중요하기 때문에 탄수화물이 많은 쌀밥, 떡, 빵 등의 섭취를 줄여야 한다”며 “고등어, 삼치 등 불포화지방산이 많이 든 식품은 중성지방 감소, 혈당저하, 간수치 호전 등 지방 침착을 조절하는 효과가 있어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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