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태양광 설치 위주 정책에서
활용도 낮던 자원 '균형 육성' 집중
지열·수열 냉난방 시스템 증설
주유소에 연료전지·전기차 충전기
소수력·바이오에너지 이용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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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4.3% 수준에 머물렀던 시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2026년 12.6%, 2030년 21%로 대폭 확대된다. 이를 통해 2.4GW(기가와트) 보급량을 채우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목표다.
이를 위해 시는 지난 1월 발표한 '기후변화대응 종합계획'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을 큰 폭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서울시 신재생에너지 계획의 핵심은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原)'의 발굴과 균형있는 보급이다. 태양광 중심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에서 탈피해 지열·수열에너지, 연료전지, 지하유출수, 폐열 등 도시에 적합한 다양한 에너지원을 발굴하여 보급하고자 하는 것이다.
임미경 서울시 녹색에너지과장은 "태양광 뿐 아니라 연료전지, 지열·수열, 바이오·폐기물·소수력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발굴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태양광 바로세우기' 이후 신재생에너지 균형 육성으로 전환
과거 서울시는 양적 확대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보급 전략으로 태양광설치에 치중하는 정책을 폈다. 그 결과 지난해 말까지 태양광 보급에 총 1722억원을 투입했으나, 보급용량은 346MW, 발전량은 서울시 전력 발전량(지난해 6457GWh)의 6.2%에 그쳤다. 이로 인해 예산 투입 대비 신재생에너지 보급용량과 발전량이 적어 시민 혈세가 낭비됐다는 지탄을 받았다.
또 무분별한 태양광 보급에 따른 도시미관 저해, 일조권 침해, 빛 반사 등 부수적인 문제도 지적됐다.
도덕적 해이 문제도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베란다 태양광 68개 참여업체 가운데 14개 업체가 보조금 수령 후 3년 내 폐업을 한 것이다. 이에 서울시는 지난해 대대적인 '태양광 바로 세우기'를 추진, 형사고발해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오세훈 시장은 이에 그치지 않고 효율성, 지속 가능성 측면에서 문제점이 드러난 태양광 보급 중심에서, 지열·수열·연료전지 등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을 균형있게 발굴 및 보급하도록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태양광은 신축건물 신재생에너지 설치 의무에 따라 민간 주도보급이 원활히 이루어지고 있는 만큼 시는 건물일체형태양광(BIPV) 등 고효율·신기술 개발 및 확산에 주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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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열·수열 냉난방시스템은 땅과 하천이 가지고 있는 열에너지를 건물 냉·난방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특히 대형 건물, 공공주택단지 등에 도입 시 냉난방 전력 30% 이상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서울시는 지열 냉난방 시스템 도입을 유도하고 있다. 공공건물에 설치된 노후 냉·난방 시설을 지열 냉난방 시스템으로 교체하고, 민간건물에는 장기 저리융자를 지급한다. 이에 지난해 232MW 수준인 지열 시스템을 2030년 600MW로 두 배 이상 늘릴 계획이다.
수열 시스템은 2014년 롯데월드타워에 최초 도입돼 전체 냉·난방의 10%에 활용되고 있다. 향후 공공시설물, 대규모 정비사업구역과 잠실운동장·삼성서울병원·한국종합무역센터 등 에너지다소비건물에 적극 도입해, 지난해 11MW에 그쳤던 수열 시스템을 2030년 305MW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주유소를 종합에너지스테이션으로 전환
2009년 최초 보급된 연료전지는 발전효율이 높고 안정적으로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민자 발전소 유치가 가능한 공공·민간 유휴부지를 지속 발굴하여 연료전지 발전소 확충을 도모하고 있다.
또 '화석연료 퇴출'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직면한 주요소에 연료전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는 '종합에너지스테이션(TES·Total Energy Station)' 사업을 적극 추진해 2030년 서울시 전체 주유소를 지역의 에너지 허브로 탈바꿈 시킨다는 구상이다.
◇소수력·바이오에너지 이용도 확대
소수력도 주요 신재생에너지 자원 중 하나다. 좁은 장소에 설치가 가능하고 안정적인 전력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고가의 설치비용으로 인해 올해 보급량이 3.1MW에 그쳤지만, 2030년엔 5MW로 확대할 방침이다. 특히 오는 2023년 2.5MW 보급이 가능한 잠실수중보 소수력발전시설이 완공될 예정이다.
바이오에너지 이용도 확대된다. 2026년까지 음식물류 폐기물 공공처리시설 확충을 통해 바이오가스 생산량을 늘리고 하수처리공정에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등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또 현재 진행 중인 '유출 지하수 최적활용을 위한 기본계획'이 구체화되면 지하철, 건축물, 전력구, 통신구 등에서 유출되는 지하수를 냉난방 에너지원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다양한 신재생에너지원의 균형 있는 발굴과 보급을 위해 정부 각 부처에 제도개선을 적극 건의하고 있다. 우선 건물 비상전원으로 연료전지를 활용하는 방안이다. 평상시에는 친환경 전원으로, 정전시에는 비상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정 개정을 건의했다.
이밖에 주유소·LPG충전소 등에 연료전지를 설치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도시형 발전시설이 소규모인 점을 감안하여 발전소 주변 주민지원사업 대상을 해당지역 주민들로 축소해서 실질적 지원이 이뤄지도록 건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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