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매가 1년새 2억5000만~4억원 내려
일각에선 금리 인상에 집값 하락기 진입 시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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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도 호가(집주인이 팔려고 부르는 가격) 하락 폭은 갈수록 커지는 양상이다.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로 주택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재건축 규제 완화 기대감마저 실종된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재건축 대장주인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84㎡형은 지난달 23일 16억7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8개월 전 시세(2020년 12월 16억5500만원) 수준으로 집값이 회귀했다. 같은 면적에서 거래된 최고가 21억원(2021년 9월)과 비교하면 4억3000만원이 빠진 셈이다.
호가도 하락세가 뚜렷하다.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 84㎡형은 실거래 가격보다 더 낮은 16억3000만~16억5000만원 선에 매물로 나와 있다. 한 달 전에 비해 5000만원가량 빠졌다.
인근 A공인 관계자는 "매수세가 거의 사라졌다고 할 정도로 문의가 없다 보니 호가를 낮춘 매물이 늘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만 해도 문의가 좀 있었는데, 거래 절벽으로 갈아타기가 더 힘들어지면서 재건축 단지에 대한 관심도 많이 줄어들었다"고 말했다.
강남 재건축 최대어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도 전용 84㎡형이 지난달 10일 25억70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11월 기록한 직전 신고가보다 2억5000만원 떨어졌다.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집을 빨리 팔아야 할 사정이 있는 급매물이 소진된 것 같다"며 "낙폭이 워낙 커 주변 아파트 시세까지 끌어내리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강남권을 포함한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세는 통계로도 나타나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은 8월 둘째주(12일 기준) 보합에서 하락(-0.01%)으로 전환한 이래 5주 연속 떨어졌다. 특히 9월 첫째 주(2일 기준) 하락률은 -0.09%로, 전주(-0.03%)보다 낙폭이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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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축 아파트값 하락은 재건축 단지 규제 완화 기대감이 실종된 영향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송파구 신천동 M공인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달 16일 발표한 주택 공급 대책에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와 안전진단의 구체적인 방안이 빠지면서 실망 매물이 늘어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시세를 이끄는 강남 재건축 단지까지 종전 최고가 대비 수억원 내린 가격에 거래가 이뤄지면서 집값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경기 침체 우려에다 추가 금리 인상이 예고돼 있어 지금 같은 분위기가 최소 1년은 더 이어질 것 같다"면서도 "다만 재건축 규제 완화 강도에 따라 강남 재건축 아파트값 향방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