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드헌팅기업 유니코써치는 1일 '국내 30대 그룹 2024년 상반기 중 임기만료 앞둔 사내이사 현황' 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1일 밝혔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올해 지정한 대기업 집단 중 자산 순위 상위 30개 그룹이다. 그룹 내 전체 계열사를 대상으로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에 한해 조사가 이뤄졌다.
조사 결과 국내 30대 그룹에서 내년 1월 이후로 공식적으로 임기가 남아있는 사내이사는 3297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1087명은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공식 종료된다. 30대 그룹의 사내이사 중 33%는 올 연말과 내년 초 사이에 단행될 임원 인사에서 연임, 자리 이동, 퇴임이라는 세 가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임기를 마치는 사내이사 중에서도 대표이사 타이틀을 갖고 있는 CEO급 경영자는 525명이다. 비율로 보면 절반에 가깝다. 이들이 어느 정도로 연임에 성공할지 아니면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자리 이동을 하거나 퇴임할지에 따라 2024년 임원 인사 폭도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30대 그룹 중애서 임기가 끝나는 사내이사가 가장 많은 곳은 카카오 그룹이다. 지난해 말 기준 카카오 그룹의 계열사는 150여 곳에 달하는데 이들 중 사내이사 117명이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종료된다. 117명 중에서도 65.8%에 해당하는 77명은 대표이사에 해당된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이사를 비롯해 △카카오게임즈 조계현 △카카오페이 신원근 △카카오모빌리티 류긍선 △키이스트 박성혜 대표이사 등이 내년 3월 중에 현재의 등기임원 임기가 공식 끝난다.
다음으로 SK 그룹에서만 104명의 사내이사가 내년 7월 1일 이전에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이 중 41명(39.4%)은 대표이사에 해당하는 최고경영자이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이사 사장이 내년 3월까지가 등기임원 공식 임기만료 시점이다. 이 외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 안재용 △SK온 지동섭 △SK에코플랜트 박경일 대표이사 등이 내년 3월 말 이전에 임기가 끝나 거취를 새로 결정해야 한다.
이 외 △포스코 78명(대표이사 37명) △롯데77명(35명) △SM(삼라마이다스) 54명(24명) △CJ 48명(25명) △GS 47명(23명) 순으로 내년 상반기에 그룹 내 임기만료를 앞둔 사내이사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0월에 그룹 인사가 단행된 한화도 76명(38명)이나 되는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에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 그룹에는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대표이사 회장도 내년 3월 중 임기가 만료된다. 포스코 그룹의 경우 최 회장의 거취가 어떻게 달라질지에 따라 그룹 인사 판도도 크게 요동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정우 회장이 내년 3월까지 임기를 채우면 포스코 그룹에서 연임에 성공한 첫 번째 회장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이 외 △㈜포스코 김학동 대표이사 △포스코이앤씨 한성희 대표이사 △포스코DX 정덕균 대표이사 등도 내년 상반기 중에 임기가 완료되는데, 이들은 등기임원을 2회 이상 연임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4대 그룹 중 삼성은 계열사 내 사내이사 38명이 내년 상반기에 공식 임기가 끝난다. 이 중 대표이사는 12명이다. 대표적으로 △삼성물산 고정석·오세철 대표이사 △삼성에스디에스 황성우 대표이사 △삼성중공업 정진택 대표이사 △삼성증권 장석훈 대표이사 △삼성화재해상보험 홍원학 대표이사 등이 내년 3월 중 현재 활동중인 등기임원 임기가 종료된다. 이 중 누가 연임에 성공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모아진다.
현대차 그룹은 31명의 사내이사가 내년 상반기에 임기 종료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는 대표이사도 15명 포함됐는데, 대표적인 전문경영인에는 △현대차 장재훈·이동석 대표이사 △기아 최준영 대표이사 △현대위아 정재욱 대표이사 △현대오토에버 서정식 대표이사 등이다. 이들은 내년 3월 말 이전에 임기가 끝나게 됨에 따라 연임 여부를 조만간 결정해야 한다.
LG그룹도 사내이사 31명의 거취 여부가 이번 임원 인사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상반기에 임기가 끝나는 31명의 사내이사 중 12명은 대표이사급인 것으로 확인됐다. LG에너지솔루션 권영수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LG유플러스 황현식 대표이사 △LG전자 배두용 대표이사 △로보스타 이병서 대표이사 등이 올 연말 인사에 어떤 거취가 내려질지가 관심사 중 하나다.
김혜양 유니코써치 대표이사는 "주요 그룹의 대표이사를 포함한 사내이사를 맡고 있는 핵심 경영진 인사는 미래비전과 리더십 등 다각도로 분석해 최종 결정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들의 인사는 오너 경영자를 비롯해 그룹 내에서도 극소수 인원만 정보를 공유할 정도로 보안이 철저하기 때문에 2024년 인사에서 어떤 특징을 가진 인물이 배치하게 될지 주목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