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의료대란] 法 “증원 멈추면 필수·지역의료 회복에 막대한 지장”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40517010008217

글자크기

닫기

임상혁 기자 | 김채연 기자

승인 : 2024. 05. 16. 18:20

증원처분 직접 상대, 각 대학의 장
신청인들에게 '원고 적격성' 없어
의대생 학습권침해예방 필요성 인정
법원이 의과대학 증원 처분을 멈춰달라는 의료계 측의 신청을 1심에 이어 재차 받아들이지 않았다. '필수의료·지역의료 회복' 등을 골자로 하는 의료개혁을 완수하기 위해선 의대정원 증원이 전제돼야한다는 취지다. 다만 의대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지 않는 선에서 자체적으로 증원 규모를 정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서울고법 행정7부(구회근·배상원·최다은 부장판사)는 16일 의대 교수, 전공의, 의대생, 의대 준비 수험생 등 18명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배분 결정의 효력을 멈춰달라며 보건복지부 장관과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에서 '각하·기각'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1심과 마찬가지로 의대 교수, 전공의, 수험생은 '신청인 적격(소송의 신청인이 될 수 있는 자격)'이 인정되지 않는다며 각하로 결정했다. 구체적으로 "교수의 '교육할 권리'가 헌법상 '교육을 받을 권리'와 동일한지 의문이며, 전공의는 2025학년도 신입생과 무관하다"며 "수험생 역시 아직 의대 입학이 확정되지 않아 신청인 적격이 없다"고 판단했다.

반면 '의대생'은 의대 증원에 따라 학습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어 신청인 적격이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관련 법령에 따르면 의대생들의 학습권을 보장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의대 증원 처분으로 인해 '기존 교육시설에 대한 참여할 기회'가 제한받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볼 사정이 인정될 여지가 있다"고 판시했다.
하지만 "의대생들에게 손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신청을 받아들일 긴급한 필요가 있다고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의대 증원을 정지하는 것은 필수의료·지역의료 회복 등을 위한 필수적 전제인 의대정원 증원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이 같은 결정의 의의에 대해 "행정처분의 직접 상대방이 아닌 제3자의 경우라 하더라도 당해 행정처분으로 인하여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침해당한 경우에는 취소소송을 제기해 판단을 받을 자격이 있다"며 "제3자의 '법률상 보호되는 이익'을 비교적 넓게 인정해 이 사건에서는 의대생 신청인들의 신청인 적격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부산대 소속 의대생 신청인들의 학습권 침해 가능성 및 그로 인해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하기 위한 긴급한 필요성은 인정할 수 있으나, 이 사건 처분의 집행을 정지하는 것은 의대증원을 통한 의료개혁이라는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있어서,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했다"고 설명했다.

의료계가 대법원에 재항고할 것으로 예측되긴 하지만 이달 말, 늦어도 다음 달 초까지 대학별 모집 정원이 확정 공고돼야 하는 만큼 의대 증원은 사실상 확정된 것으로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의료계 소송을 대리하는 이병철 변호사는 이날 서울고법의 판단이 나온 직후 "이번 결정으로 모든 소송이 종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대법원 재항고 절차를 최선을 다해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변호사는 "서울고법은 남은 6개의 즉시항고 사건에 대해 신속히 결정해주길 촉구한다"며 "나아가 대법원은 기본권 보호를 책무로 하는 최고법원이자 정부의 행정처분에 대해 최종적인 심사권을 가지므로 7개의 재항고사건을 5월 31일 이전에 심리·확정해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은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등이 정부를 상대로 낸 8건의 집행정지 신청 중 7건을 잇따라 각하했다.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으로, 신청인들에게 원고 적격이 없다는 게 이유였다. 나머지 1건은 지난 7일 심문이 이뤄졌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임상혁 기자
김채연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

댓글 작성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