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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조선은 진작 망했어야 할 나라”

양승진 기자 | 기사승인 2009. 02. 20. 1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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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성들 편에서 본 조선의 역사 통렬하게 비판
조선 왕 가운데 ‘밥값 한 왕’은 5~7명에 불과
중종-얼뜨기, 명종-마마보이 등으로 비하시켜

“반정에 의하여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잭팟이 터져 19세로 왕위에 오른 중종은 똑똑하지도 못한데다 성격이 우유부단하여, 거의 40년이나 왕위에 있으면서도 밥값도 제대로 하지 못한 대표적인 무능한 왕이었다. 또한 밀어주던 개혁사상가 조광조를 개혁도중 처형함으로써 조선이 내리막길에서 반전할 수 있는 기회를 스스로 박찬, 멍청하기 짝이 없는 덜떨어진 임금이었다. 그래서 시호에 어정쩡한 ‘중’자가 들어간 것이다.”

‘왕을 참하라’(진명출판사)는 책 제목 자체가 파격적인 만큼 지배층이 아닌 백성들이 본 조선의 역사를 그것도 통렬하게 그리고 있다.

저자는 “백성 편에서 본 조선은 진작 망했어야할 나라”라고 말한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조선은 조일전쟁 이후 멸망까지 약 300년 동안 25년간의 정조 시대를 빼고는 존재할 가치가 전혀 없는 왕조였고, 백성의 90%를 웃돌던 상민들과 천민들 그리고 서얼들에게 조선은 정말로 개 같은 나라였고 그들은 아무런 희망도 없이 한 줌도 안 되는 양반들의 수탈과 억압 속에서 짐승 같은 삶을 살아야 했다”고 꼬집었다.

2권에 걸쳐 거의 1000쪽에 이르는 대작인 ‘왕을 참하라’는 태조 이성계부터 27대 순종에 이르기까지 조선 500년의 전 역사를 다루고 있는 조선사 백과사전이다.

그것도 지배계층을 신랄히 비판하며 미화되고 조작된 역사를 섬뜩할 만치 단도질 한다.

저자는 조선 27명의 왕들 가운데 명군 세종(4대)과 정조(22대)를 제외한 다른 왕들 가운데 그나마 ‘밥값이라도 한 왕’은 5~7명에 불과하다고 봤다.

우유부단함으로 조광조의 개혁정치를 그르쳤던 중종(11대)을 ‘얼뜨기’로, 문정왕후의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명종(13대)을 ‘마마보이’로, 무엇을 했는지 잘 알 수 없는 헌종(24대)과 철종(25대)을 ‘하는 일 없이 세월만 축낸’ 왕으로 묘사하고 있다.

국운이 승천할 수 있는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명에 대한 안이한 사대 아래 결국 조선을 지리멸렬하게 쇠망해 가게 만든 데는, 왕을 위시한 조선의 지배층이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일관된 주장이다.

또한 그동안 잘못 알려졌던 인물에 대해서도 과감한 시도를 한다.

저자는 ‘대원군의 재평가’를 통해 “대원군은 조선 말기에 고종의 부친으로서 섭정을 하면서 딴 일은 쥐뿔도 한 것이 없이 쇄국정책을 펴는 바람에 조선이 낙후되고 일제에 패망당해...(중략)당시 조선에서 국제정세를 아는 인간은 아무도 없었다. 대원군이 쇄국정책을 편 기간도 그가 정권을 잡고 있었던 동안인 7-8년 정도였다.(중략) 조선 말기에 조선을 구렁텅이로 쳐 박은 주범은 대원군도 김옥균도 아니고 부패한 안동 김씨들과 멍청한 고종 그리고 민비의 후원을 받은 썩어빠진 민씨 척족들이었다.”

저자는 오히려 대원군을 ‘아주 괜찮은 통치자였다’고 봤다.

“10년도 안 되는 섭정기간 동안 무신을 우대하고 지역차별을 없앴으며 호포제를 시행하고 삼정 문란을 개선한 데다 서원까지 철폐한 것은 다른 왕들은 반세기 씩 재위하면서도 이런 개혁들 중 겨우 한 가지를 할지 말지 할 만큼 혁혁한 개혁이었다.”고 평가했다.

특히 저자는 “대원군이 100년만 더 일찍 태어났다면 조선왕조의 수명은 아마 몇 백년 더 길어졌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왕을 참하라’는 독특하고 기발한, 새로운 개념의 조선사를 여지없이 보여준다.

저자는 “우리가 학교 교육에 의해 잘못된 역사를 배웠다”고 주장하고 조선 역사에 관한 폭넓은 연구를 토대로 기존의 사가들이 감히 꺼내기 어려웠던 조선사의 숨겨진 치부들을 밝히고 있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조선의 역사를 보는 관점이 왕과 양반 계급으로 대표되는 지배층의 관점이 아니라, 신분과 출신이 천하다는 이유로 핍박을 받아온 피지배층의 관점에서 조선을 바라봤다.

또 세계사에서 유래 없을 정도로 심했던 자국민에 대한 신분 차별, 지배층의 뇌리를 수백 년 동안 지배했던 명에 대한 지극한 사대, 백성들의 삶과는 전혀 상관없이 저들끼리 치고받고 한 당쟁 등에 대한 신랄하고 적나라한 비판이 주된 흐름을 이룬다.

이 책은 또 역사를 서술하는 방식과 필체가 일반적인 역사서와 판이하게 다르다는 데 있다.
딱딱한 문어체가 아니라 구어체로 역사를 서술해 일반 대중들이 쉽게 역사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또 해학과 풍자를 적절히 가미했다.

조선 지배층의 상징인 왕들에 대한 설명이나 소위 양반 사대부들의 한심한 작태들에 대해 비어와 속어를 이용한 원색적인 표현도 그대로 노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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