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여행]마음을 씻는 곳-강원도 평창
2020. 04. 05 (일)
  1. 춘천
  2. 강릉
  3. 서울
  4. 인천
  5. 충주
  6. 대전
  7. 대구
  8. 전주
  9. 울산
  10. 광주
  11. 부산
  12. 제주

뉴델리 17.6℃

도쿄 12.1℃

베이징 7.5℃

자카르타 27.6℃

[여행]마음을 씻는 곳-강원도 평창

양승진 기자 | 기사승인 2013. 08. 01. 05: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장전계곡 이끼와 육백마지기 배추는 이 빗속에 잘 있겠지
평창 가리왕산 아래 장전계곡에 장맛비가 내리자 우윳빛 물살에 맞춰 이끼들이 살아움직이는 듯하다. 굳이 몸을 담그지 않아도 마음까지 씻겨 상쾌해진다.  
아시아투데이 양승진 기자 = 매일같이 비가 쏟아질 때는 딱히 어딜 가기가 거시기하다.

그도 그럴 것이 빗속의 운전은 그렇다 쳐도 사진 찍기도 애매하고 물난리가 난 마당에 어디가 좋다고 하기가 민망하다. 그런데도 핸들을 강원도 평창으로 돌린 건 순전히 장마 때문이다. 이 무슨 궤변이냐고 따질지 모르겠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장맛비 속에 가리왕산 장전계곡의 이끼는 제 모습을 지키고 있을지 무척 궁금해졌다.

그 빠른 물살을 온 몸으로 막아내고 있는 지. 아니면 허연 배를 하늘로 띄우고 둥둥 떠내려가는 건 아닌 지 좀처럼 참을 수가 없었다.

어디를 가든 이래저래 맞는 비 차라리 마음이나 씻자는 의미에서 평창으로 향했다.

예전엔 나귀를 타고 이레나 걸렸다는 평창은 이제 두 시간 남짓이면 갈 수 있다.

더위를 피해 가면 피서겠지만 이건 순전히 물길을 따라가는 것이어서 이름 붙이기도 애매해졌다. 어찌됐든 우중(雨中)에 이끼를 보러간다는 대장정은 그렇게 시작됐다.

                                 /평창=글.사진 양승진 기자 ysyang@asiatoday.co.kr

구름같은 물살이 뭉게뭉게 내려오는 장전계곡.  
강원도 평창은 구름도 쉬어가는 산간마을이다.

조선시대 정도전은 ‘하늘이 낮아 고개 위가 겨우 석자’라고 표현할 만큼 해발 700m가 넘는 지역이 전체의 65%를 넘는다.
 
농경지라 해봤자 겨우 12%인데 그 중에 논은 2%에 지나지 않는다. 국도를 따라가다 보면 빼곡히 들어찬 옥수수 밭이나 산간마을 고랭지 배추들이 나머지 것들을 대표하는 선수들이라고 보면 맞다.

어느 곳에 있든 눈만 뜨면 죄다 산이다.

1300m가 넘는 산만해도 오대산 황병산 발왕산 계방산 등이 동쪽에 잇달아 솟아 있고, 홍정산 태기산 백석산 등은 북서쪽에서 군을 둘러싸고 있다.
 
이런 높은 산에서 내려오는 계류는 서로 합쳐져 남쪽으로 흐르면서 남한강의 상류인 평창강을 이루고 있다.

예전엔 ‘산 첩첩’이라고 표현할 만큼 은둔의 땅이었지만 2018 동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관광에 대한 기지개를 켜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서울을 출발할 때는 그렇게 퍼붓던 비가 원주를 지나자 하늘에 푸른빛이 도는 게 이상했다.
누가 보면 마치 비를 피해 평창으로 가는 것처럼 보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이끼 사이로 흘러내리는 계류가 마치 우유를 부어놓은 듯하다.  
영동고속도로로 접어들어 평창이라는 팻말이 나오기 전인데도 이름난 관광지들은 고속도로에서 10여분이면 닿는 곳에 위치해 있다.

이것도 평창 말고는 없는 일인 듯싶어 훓어 봤다.

면온IC로 나가면 휘닉스파크(7분), 효석문화마을(12분), 허브나라(17분)가 나오고, 장평IC로 빠지면 금당계곡(!8분), 봉평면(10분)이 나온다. 새말IC로 가면 뇌운계곡(30분)이 있고, 속사IC로 가면 이승복기념관(9분), 노동계곡(10분), 방아다리 약수(15분)가 나온다.

또 횡계IC로 가면 삼양대관령목장(15분), 용평리조트(17분), 양떼목장(10분)이 있고, 진부IC로 가면 오대산국립공원(15분), 한국자생식물원(10분)이 지척이다.

이끼가 있는 가리왕산 장전계곡은 진부IC로 나와 59번 국도를 따라 오대천을 끼고 정선방면으로 가다보면 수항계곡, 막동계곡을 지나 강천교를 건너자마자 우회전 하면 초입이다.

여기서부터 이끼계곡까지는 5.3km다. 오르막길 내내 오른쪽으로는 끝없이 빼어난 계곡미를 보여준다. 수량이 많은 탓에 아담한 소(沼)가 층을 이루고 단풍나무 등이 어울려 운치를 더한다.

장전계곡은 시원한 여름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 얼음장같이 차가운 계곡물을 선사한다.
가리왕산(1561m)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수가 ‘치유의 숲-얼레지마을’로 이름난 장전리를 거치는 탓에 꼭 꼭 숨어있다 내려 보내 다른 계곡수와는 차원이 다르다. 고대 맥국의 전설이 전해지는 이곳은 갈왕의 슬픈 사랑이 굽이쳐 흘러 계곡마다 열목어의 서러우리만치 맑은 눈동자가 영롱인다.

태고의 원시림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최상류 이끼계곡 아래 발을 담그면 채 1분도 서 있지 못할 만큼 차갑다.

나무들이 들어차 한낮에도 안이 컴컴한 계곡은 시원한 물과 함께 아름다워 눈물이 날 지경이다. 굳이 훌훌 벗고 들어가 앉아 있지 않아도 눈으로 마음을 닦기엔 그만이다.


청옥산 육백마지기에서 배추를 심고 있는 아낙들.
임자골야영장을 지나면 장전리 둘레길 표지판 앞으로 민박집이고, 발심사(2.4km)로 가는 이정표가 나온다. 이끼계곡은 발심사 못미처에서 시작되지만 펜스를 둘러쳐 진입을 막고 있다.

이 일대 계곡엔 이끼가 들어차 원시적인 풍광을 보여준다. 삼각대를 놓고 오랫동안 노출을 주면 우유빛깔 계곡수들이 실타래처럼 뿜어져 나온다.

이왕 장전계곡엘 간다면 이른 아침이 좋다.

찬 계곡수가 흘러내리며 안개를 내뿜는 탓에 ‘전설의 고향’ 세트같이 오싹함마저 느끼게 된다.

우거진 숲과 맑은 옥류, 기암괴석이 한데 어울려 호젓한 여행을 원하는 사람에겐 최상의 코스가 아닐 수 없다.

요즘은 물이 많은 탓에 물길이 닿는 바위의 이끼는 떠내려갔고, 가장자리에 있는 놈들만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다. 어두컴컴한 바위틈에 앉아 흘러내리는 물을 보노라면 마치 천상의 숲을 연상케 한다.

여름이 가기 전 강원도 평창, 그것도 장전계곡에 다녀왔다면 마음을 닦은 사람으로 보면 틀림없다.

◆여행메모

△가는 길
= 경부나 중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영동고속도로로 들어서 촘촘히 이어진 IC로 나가면 유명 관광지로 이어진다. 평창 관광안내 대표전화(033-330-2399).


이효석문학관 앞에 위치한 가벼슬의 묵은지목살전골. 5년 묵은 김치에 두텁게 썰은 돼지목살이 주인장의 손맛이 더해져 그윽한 국물맛을 낸다.
△먹을거리= 평창은 메밀의 고향이어서 이를 응용한 음식이 많다. 효석문화마을에 있는 물레방아(033-336-9004)는 메밀묵과 김치, 돼지고기를 볶아 먹는 ‘태평추’가 유명하다. 한 판에 2만5000원이다. 봉평 면내에 있는 미가연(033-335-8805)은 메밀싹을 이용해 특허 받은 3종세트인 비빔국수(1만원), 비빔밥(1만원), 육회(2만5000원)를 판다. 두 번 이상 먹으면 팔팔해진다는 이대팔쓴메밀국수(1만원)도 내놓는다. 이효석문학관 앞에 있는 가벼슬(033-336-0609)은 봉평 특유의 전통식당으로 15년 된 간장과 8년 묵은 된장, 5년 묵은 김치 등으로 만든 묵은지목살전골(2만5000원-3만원), 엄나무백숙(3만5000원), 닭도리탕(3만5000원) 등을 선보인다.

△쉴 곳= 휘닉스파크, 인터컨티넨탈 알펜시아 등 관광호텔과 대관령호텔 등 일반호텔, 콘도미니엄, 유스호스텔 등이 곳곳에 산재해 있다. 탑골마을 등 농촌체험마을도 7곳이나 된다. 면온IC에서 가까운 W모텔(033-333-2004)은 호텔급 모텔로 비교적 깨끗하다.


ⓒ"젊은 파워, 모바일 넘버원 아시아투데이"


댓글
기사 의견쓰기